사는 이야기

오늘도 무사히!

맑은 바람 2019. 1. 30. 09:59


책도, TV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어 몸에 힘이 빠지고,

공연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자괴감을 느끼면서 

그 무의미한 일상이 따분하게 여겨질 때가 더러 있다.

그러나 지나놓고 보면,

가족들 無事하고 내 자신 三快(잘먹고 잘자고 잘*는)일 때에 한해서라는 걸

바로 깨닫게 된다.


며칠 전 새벽녘이었다.

잠결에 몸을 옆으로 뒤채는 순간, 머리가 팽그르르--돈다.

순간 아! 또 찾아왔구나.

연례 행사처럼 겨울이면 한두 차례 찾아오는 이 어지럼증. 이석증--

눈을 꼭 감고 진정시킨다. 잠시 후 어지럼증은 멈췄으나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메시꺼워 온다.

토할 것 같아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더듬더듬 화장실로 간다.

나오는 건 없고 헛구역질만 계속 하니 오장육부가 다 뒤집히는 것 같다.


그 와중에도 걱정이 앞선다.

'모처럼 작은며느리와 저녁 약속을 잡았는데 못 나가게 되면 어쩌지?'


아침부터 마누라가 겔겔거리는 걸 본 남편은,

"오늘 애들 오지 말라구 할까?" 하길래

"아냐, 자꾸 움직여야지, 가만 누워 있으면 진짜 환자돼!"라고 했다.


낮동안 몸놀림을 조심하며 손녀와 웃고 이야기 나누며 왔다갔다 하니까

구역질도 어느 정도 가라앉고 외출도 할만했다.


저녁을 먹으며 작은며느리에게 오늘 아침 생난리굿 한 일을 이야기했다 .

'무사한 하루'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도~




란타나 Lantana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그 아름다움에 반해서 사들인 꽃.

봄부터 초겨울까지는 마당에서 잘 자라고 겨울에만 실내로 들여놓는다.

창문으로 들어온 햇볕만으로도 제 빛깔을 내는,

들여다볼수록 예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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