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서울

<을지유람>

맑은 바람 2017. 9. 16. 23:30

토요 시네마클럽의 모임이 있는 날~~

오늘은 명보아트시네마에서  서부영화 <인디언 戰士>를 보았다.

인디언 중에 훌륭한 戰士 이야긴 줄 알았더니 인디언 사냥에 선수인 백인 카우보이 이야기다.

커크 더글라스(1916년생, 현재 만 100세 생존)가 주연하는~

친구들은 커크 더글라스의 알몸 어깨가 멋있다는 둥, 허리부분은 별로 라는 둥 벗은 몸 얘기를 하며 깔깔거렸다.

음악도 좋고 배경도 멋있었지만,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당당하고 품위를 잃지 않는 인디언 추장의 모습과 인디언들의 저돌적인 공격 앞에서 겁에 질린 백인들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대비되어 마음이 짠했다.


영화를 본 후 오늘은 <을지유람>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을지로 3가역 3번 출구 안쪽에서 을지 유람 해설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구청에서, 衰落해가는 을지로의 아주 오래된(그러나 백 년도 안 된) 거리를 활성화시켜 보려고 기획한 프로그램인데 꽤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해설사는 을지로 3가역에서 4가역 주변에 자리잡은 오래된 가게(‘노포老鋪라 한다)를 중심으로 두 시간 남짓, 찬찬하고 친절한 어투로 설명하며 안내해 주었다.



<을지로3가역> 3번 출구 앞에 모인 친구들과 김윤옥 해설사

정류장 주변은 타일과 陶器의 특화 거리

변기재료인 도기로 정류장 의자를 만들었다. 촉감이 좋다!

1953년 5-9번지로  문을 연 이래 '군만두'가 별미로 평판이 난 <오구반점> 사장님 이름도 왕오구~

허영호단장이 에베레스트 원정 때 신은 등산화도 <송림>제품이다

여든 넘은 할머니의 '해물파전'맛이 따봉!

다리도 아프고 잠시 쉬고 싶은 찰라, 해설사는 <뮌헨호프>라는 맥주집 앞에서 잠시 머물게 해주었다.

점원이 시원한 맥주와 노가리를 안주로 내왔다.

갈증이 밀려오던 차에 들이키는 그 시원한 맥주 맛이란!!

우리는 잠시 쉬는 동안에도 남편하고 같이 와야겠다, 우리 18회 남학생들도 이곳에 와 봤을까?

누구누구는 한 번쯤 와 봤겠지?

상상의 날개를 펴며 주거니 받거니 談笑를 나누었다.

을지로 3가역 4번 출구로 나오면 23개의 호프집이 모여 있다.

그 중 <뮌헨호프>집과 <만선호프>집 맥주 매출이 전국 5위를 자랑한다.

해설사와 함께하면 맥주 한 컵, 노가리 한 접시는 공짜!!

명태

-양명문


감푸른 바다 바닷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던 원산(元山)구경이나 한 후

이집트의 왕(王)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소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고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쨔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식사시간 때면 번호표 받고 기다려야 먹는 '평양냉면'집

옛날에 국수 만들기 어려운 시절에는 '면옥'이라는 말은 '고급국수집'에만 붙였다고--


1969년 문을 연 후, 지금은 '구신' 나올 것 같은 이곳 <통일집>의 암소등심구이는

'둘이 먹다가 하나가~~~ 모를' 정도의 맛~

1957년 개업한 <안성집>은 돼지갈비가 유명~

 대부분의 가게들이 주말이라 문을 닫았다. 

 

길 건너편의 <세운상가>

1968년 김수근의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

소위 잘나간다는 사람들이 1위로 선호했던 곳이다.

지금은 재개발 계획에 의해 종묘에서 남산까지 '공중보행길'을 만들고 있다.

머잖아 서울의 명소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덮개를 씌운 골목길

공간확보의 지혜~


김기덕 감독이 젊은시절 노동자로 일했던 공구상 거리

머잖아 사라질지 모르는 이 거리를 남기고자 영화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한때 호텔이었던 건물

호텔이름이 잘 못보던 한자라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더니

지나가던 사람이 <복만>호텔이라 일러준다


70년 전통의 소갈비전문점


창업주는 친구의 이모님


친구는 우리에게 맛있는 갈비탕을 사 주었다.


오나가나 범생이 우리 친구들은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해가며 더러는 해설사의 말과 거리 정경에 감탄하며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젊은 날의 추억이 오버랩 되는 속에서 투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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