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경상도

영덕 해파랑길 21코스 축산항까지

맑은 바람 2018. 10. 31. 00:53

새벽녘, 어렴풋이 잠에서 깨니 홍이 연신 앓는 소리를 낸다.

-괜찮은 거야? 앓는 소리가 심상찮네?

홍이는 웃으며 눈을 뜬다. 자기도 모르게 나온 소리란다.

복이는 무릎이 퉁퉁 부어올랐다.

어제 걸은 시간과 길이 만만치 않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

오늘은 어제 남겨놓은 영덕 구간 21코스 중 <축산항>까지 걷기로 했다.

기온이 어제보다 더 쌀쌀하다. 얼굴에 와 닿는 바람도 차다.

모자가 들썩들썩하고 파도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다.


-새벽의 문 열고 여행을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여행자를 위한 서시>중에서-류시화


모자가 달아나려 하고 파도는 달려오고~~



그러나 海女는 물질하기 바쁘다

오늘 걷는 길엔 소나무가 푸르고 구절초가 여기저기 얼굴을 내민다.


무식한 놈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어린 소나무를 키우는 바위



드디어 <축산항>이 코앞에~

멀리 <竹島山>이 보인다

예전엔 섬이었으나 모래가 쌓이고 굳어져 육지와 하나가 되었다고~


죽도산에서 바라본, 영덕 最高의 美港 <축산항>

축산항까지의 해파랑길을 마치고

점심은 축산 택시기사가 추천한 물가자미 전문점으로~~

가자미회와 가자미튀김, 조림

물가자미 구이

물가자미 매운탕


--일정을 마치고


구절초의 향내로

나이를 잊고 걷고 또 걸었다

나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