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여름

참나리, 칠월의 꽃

맑은 바람 2020. 7. 14. 22:45

이 땅에 자생하는 나리 중의 으뜸, 참나리가 개화를 시작했다.

소나무 곁에 터를 잡고 봄부터 싹을 내기 시작해서 두 대가 나란히 2m까지 족히 자라더니 엊그제 첫 꽃망울을 터트렸다. 밑동부터 피기 시작해서 30 송이 가까이 차례차례 피어날 예정이다.

키다리 참나리

'순결, 깨끗한 마음'의 꽃말을 지닌 참나리는 '참'자가 들어가서인지 우리 민족과 닮은 데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과 햇빛 속에서 긴 시간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라, 웬만한 비바람에도 줄기가 기울어지지 않고 하늘을 향해 그 날카로운 잎을 펼치고 마침내 묵직한 꽃망울을 키워냈다.

 

아직도 서울 한복판에 이런 철조망이 있다. 군부대 철책이 연상되는 저 철조망을 걷어달라고 옆집에 부탁을 해 보았다.

일언지하에 거절이었다.

우리집 담 뒤로 해서 도둑이 자기네 집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치울 수가 없단다.

방범책이 이 방법 밖에 없을까?

당신들은 뒤꼍의 담에 쳐진 철조망이니 눈에 거슬릴 일도 없겠지만 우리집 마당에선 그집 울타리를 따라 친 철망이  노상 눈에 들어오니 싫어도 안 볼 수가 없다.

 

한때 뜨르르하던 분들이 사시던 집이고 지금은 <문화재보존가옥>으로 등록된 채 그 아들가족이 살고 있다.

혹여라도 그집 식구가 이 사진을 보고 깨닫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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