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의 혼을 찾아 옛거리를 거닐다
김병종/문학동네/309쪽
읽은 때:2021.1.1~ 1.7
(11쪽)권진규와 서울
*권진규(1922~1973)함흥 출생, 조각가, 대학교수
그는 흙 속에 내재된 두 개의 상반된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반죽하여 생명을 잉태하고 부수면서 그는 인간 또한 호흡을 가진 하나의 흙덩어리임을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호흡을 스스로 중지시켜 흙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빚은 사람과 말과 소는 여전히 그의 혼을 담아 살아 있다. 그가 주물렀던 흙의 비밀은 그가 작업실 벽에 남겼다는 다음과 같은 낙서만큼이나 불가해하다.
"범인엔 침을, 바보엔 존경을, 천재엔 감사를--"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 300m직진 후 오른쪽 동선동 주민센터 방면 골목, 상봉슈퍼 옆 계단 왼쪽에 귄진규아틀리에가 있다
(23쪽)김명순과 서울
김명순:(1896~?)평양출생/작가/신문기자/배우
어떤 소설로도 따라잡기 어렵게 극적인 생애를 살다간 여인/밤하늘 유성처럼 짙은 어둠에 묻혀 버린 이름/한국 현대소설 사상 최초의 여성작가/한국 현대시 최초의 여성시인/김동인의 '김연실전'(1939)은 그녀를 모델로 했다 함
작품:의심의 소녀(잡지 청춘 당선작), 칠면조, 탄실이와 주영이, 나는 사랑한다
(35)김민기와 서울
김민기(1951~)전북 이리 출생/한국 통기타 음악의 역사이자 1970년대 청년문화의 상징/
춥고 우울하던 1970년대에 김민기는 가수라기보다는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는 한 음유시인이었다.
작품:아침이슬, 거치른 들판의 푸르른 솔잎처럼, 공장의 불빛, 지하철1호선(1000회 이상 공연)
(46)지하철 1호선에서 '산다는 게 참 좋구나, 아가야', '울 때마저도 아름다운 너' 같은 서정적인 아리아는 현실의 악다구니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삶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잘 드러낸다.
(맑고 순한 넋들을 불러내어 한바탕 살풀이 해보자는겨?)
(47)김용준과 서울
김용준:(1904~1967)도쿄미술대 서양화과를 우등 졸업/왜색과 서양풍 속에 까무러져 가는 우리 수묵화를 살리려 동양화로 바꿈/화가, 미술평론가, 교육자/서울미대에 동양화과를 세움/성북동 '老枾山房' 주인/한때는 김환기화백의 집, 지금은 빌라가 들어서 있다/성북동엔 민영환의 음벽장, 전형필의 보화각이 있었다
6.25 때 월북(?)홍명희,이태준의 영향으로 추측/'근원수필'이 있다.
(고등교육을 받고도 이런 인물들을 제대로 몰랐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책)
(59)나운규와 서울
나운규:( 1902~1937)회령 출생/한약방집 아들/홍범도 휘하에서 독립군으로 활동/2년 가까이 투옥됨/한국영화의 풍운아/영화필름을 밀짚모자에 장식으로 감고 다닐 만큼 척박한 시대에 광기와 폭풍으로 살다간 별/예술영화의 길을 연 사람/스물네 살에 조선 키네마주식회사에서 단역배우로 출발하여 서른여섯의 나이로 스러지기까지 배우,감독,원작,각색,제작을 종횡무진하며 서른 편 가까운 영화를 만든 기적의 삶을 살다간 사람이었다./원작, 감독,주연을 겸한 것만 20여편,직접 제작한 영화가 30여 편에 달했다./그의 영화는 민족의식을 품고 있었지만 결코 토속적 탐미성과 낭만성을 버린 적이 없다.
작품:아리랑 3부작(단성사에서 개봉), 풍운아, 잘있거라, 옥녀, 사랑을 찾아서, 사나이, 벙어리 삼룡,오몽녀
(71)박인환과 서울
박인환:(1926~1956)강원도 인제 출생/경기중 재학시 영화관 무단출입으로 중퇴, 황해도 명신중학교 졸업, 평양의전에 입학했으나 해방으로 귀성/ 종로3가 낙원동 입구에서 책방 마리서사 운영/ '서적과 풍경'에서 서적을 예찬/기자/전위시 운동/장 콕도를 좋아함.
작품: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은 명동 '동방살롱'에서 세 사람이 즉석에서 만든 곡이다. 박인환 시, 이진섭 작곡, 나애심 노래
(87)배희한과 서울
배희한:(1908 ~1997) 서울 출생/조선의 마지막 도편수/대목장
**편수--대궐을 지을 줄 아는 상급목수, 우두머리가 도편수
집은 곧 인격이고 철학이며 정신이다/숨쉬는 생물이다.
작품:(수리하거나 지은 집)경복궁 하향정, 향원정, 장충단 영빈관 팔각정, 삼척의 죽서루,전주의 이성계 비각, 경회루, 성북동 서세옥가(그들 모두에게서 단아함, 단단함, 예술성이 보임)
단아함과 견고함과 간결함과 겸손함이 배희한 집의 미덕이었다.
(99)이월화와 서울
이월화:(1904?~1933)서울 출신,한국영화계의 최초의 여배우/충북 청주의 요릿집 장성관의 화초기생/복혜숙과 쌍벽을 이룬 천재적 연기자/조선의 카츄사/여자 나운규/예원의 여왕/극단 토월회의 꽃/요부/초기 우리 연극과 영화에 신화적인 인물/타고난 미모와 감성 그리고 풍부한 연기로 무대를 압도함/영화 '월하의 맹서'에 주연-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영화/박승희와의 이루지 못할 사랑으로 자포자기,기생이 됨/서른에 일본에서 미스테리한 죽음으로 생을 마감
(113)조광과 서울
조광:(1929~ )종로구 안국동 출생/한국 발레 1세대/정통발레 출신의 플라멩코 전문 무용수/스페인 유학 후 '조광 플라멩코 무용단' 창단/에스파냐춤과 한국춤, 인도춤 등을 결합시켜 제3의 창작품을 만듦/안무가로도 활동/"플라멩코는 한여름의 춤이야. 그 붉은색 뜨거움이 여름을 닮았거든"--조광
(121)천상병과 서울
천상병:(1930~1993)일본에서 태어남/1945년 귀국, 마산에서 성장함/서울상대 중퇴/시와 평론 발표
작품:새, 주막에서,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귀천, 한 가지 소원,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카페
(내가 이 책에 끌리는 이유는, 몰랐던 이야기, 그렇게 대단한 인물을 아직 몰랐다구? 하는 질문을 받게하는 인물들, 사건과 지명들에 대해 타고난 이야기꾼의 솜씨를 발휘하는 작가의 필력 때문이리라)
(135)고유섭과 인천
고유섭:(1905~1944)호 우현, 경성제대 법문학부 철학과 입학, 후에 미학, 미술사로 전공을 바꿈/29세에 개성 부립박물관장 취임/ 후에 이화여전, 연희전문에서 미술사 강의/빼어난 미남에다 인품도 좋음/문학청년이기도 했다/3.1운동 때 동네 아이들한테 태극기를 그려주고 함께 만세를 부르며 용동 일대를 돌다 일경에게 붙잡혀가기도 했다./1974년, 문무대왕 수중릉의 존재를 처음 밝힘
작품:경일팔경, 해변에서 살기, 한국미술사급미학논고, 조선화론집성
(149)김대환과 인천
김대환:(1933~2004)호 흑우 /프리재즈 음악가, 타악기 연주자/세각의 달인/인천 동산중학교 시절부터 끼를 발휘/트럼펫--공군군악대--미8군 악단의 드럼 주자--신중현의 에드4--조용필과 김트리오--강태환과 강트리오--타악기 솔리스트
一拍通涉:한번 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통한다/감대환에게는 타법이 도법이다 그는 광풍과 섬광을 부르는 타법의 소유자면서 동시에 극한까지 미세함을 추구하여 대상을 쪼는 미세각가다/그가 쌀 한 톨에 새겨놓은 반야심경 전문(283자)은 기네스북에 올라있다/김대환 타악연주/그의 연주는 언제나 예측불허였고 전위적이었다. /머무름이 없다는 점에서 그는영원한 실험음악가다/그는 음악을 좋아는 했지만 재능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간파했노라고 고백했다. 한때는 사람들과 말하며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혀끝을 잘라버리고 연습에 몰두하기까지 했다/500여 회의 해외 순회공연/보통사람은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좋아하건만 헬멧에 튀기는 불규칙한 비의 리듬을 좋아하던 사람, 그 탄력적인 박자에 전율을 느끼며 비오는 날일수록 오토바이의 질주를 좋아한다던 사람, 자신의 북소리에 천둥소리와 새벽이슬을 함께 담고 싶어하던 사람, 전후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원 비트 음악인생과 각쟁이 인생길을 가던 사람, 그는 그래서 내가 말없이 바라보는 교실 밖의 스승이기도 했다./'인사동 아리랑가든 2층에 '김대환 기념관'이 있다
작품:흑우
(161)바우덕이와 안성
바우덕이:(1848~1870)본명 김암덕/안성 청룡리불당마을 출생/대원군 때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재주를 보인 '안성 석정 농악대'/이 남사당패를 이끈 이가 바우덕이/23살에 죽어 관도 없이 눈 속에 묻힘/돌보는 이 없이 묻혀있다가 1989년 안성 남사당이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바우덕이를 서운산 밤나무골 양지바른 비탈에 묘를 꾸몄다.
(171)이건창과 강화
이건창:(1852~1898)강화 출생/조선말기 문신이자 명문장가/구한말 3대 문장가에 꼽힘(김택영, 황현)/15세에 급제,19세에 벼슬길에 오름/충청도 암행어사 시절 모함을 받아 옥고를 치름/이후 벼슬을 마다했으나 고종의 청에 못이겨 경기 암행어사로 나가 관리들의 부패를 바로잡았다./ 서슬 퍼런 글로 시대의 미친 바람을 꾸짖었던 사람/400수 넘는 한시를 씀/대부분의 내용이 우국충정, 민중에 대한 연민, 농어민, 화전민들의 생활에서 우러나는 정감을 표현/이조판서였던 조부는 병인양요 때 자결함/ 문집 '명미당집'이 있다/ 이건창의 죽음에 애통하던 매천 황현도 한일병합조약 소식을 듣고 음독자살함
(조선시대는 자결이 뜻있는 분들의 애국심의 표현이었나 보다. 지금 이름께나 있는 분들은 사적인 수치심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르 쓰이는가 본데--)
(183)나혜석과 수원
나혜석:(1896~1948)수원 출생/증조부가 조선조 호조참판/부친은 용인 군수/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1918년 정신여고 미술교사를 지냄/1919.3.1운동에 참가, 투옥되기도 함/1921.3 첫 개인전을 엶/4,5천의 관람객이 몰려듦/외교관 김우영과 결혼/파리에서 혼자 머무는 동안 최린과의 염문으로 지탄을 받는다/이혼 후 열린 개인전은 평단과 대중의 싸늘한 반응이 있었을 뿐이다./세간의 관심밖으로 밀려난 그녀는 산사와 양로원을 떠돌다 용산의 한 시립병원에서 행려병자로 생을 마감했다.
작품:자화상, 무희, 나부, 정원, 스페인의 풍경, 파리풍경
(197)김삿갓과 영월
김삿갓:(1807~1863)본명 김병연/영월군 하동면에 김삿갓면이 생겼다/ 김삿갓의 시는 세속을 다루되 속되지 않고 직설적이되 예술성이 빼어난 것들이었다./홍경래의 농민군에게 투항하여 역신이 된 선천부사 김익순의 손자/향시에서 역적 김익순의 죄를 규탄하라는 문제에 답하여 장원이 되나 그가 조부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불구대천의 죄인임을 자처하여 방랑자가 된다.
(207)이효석과 봉평
이효석:(1907~1942)경성제대 영문학과/뇌막염으로 사망/그는 아무래도 환쟁이인 내게는 색채의 문학가다/옻칠한 가죽 단화를 신고 서양음반을 수십 장씩이나 모았으며 입맛 까다로운 미식가인데다 흑백대비 강한 프랑스 영화를 즐겨 보았다는, 섬세하고 이지적인 사나이, 그 서구풍 멋쟁이는 뜻밖에도 횡토에 핀 붉은 작약같은 존재였던 것이다./그의 실제 삶은 지극히 도회적이고 세련된 것이었으나, 문학 속의 삶은 강원도의 흙냄새 진동하는 투박한 것이었다./시골 장터--그 풍요하고 정겹던 장터 풍경은 다시 만나기 어렵다.그리워할 만한 것들은 언제나 빠르게 사라져가는 것인가, 어쩌면 사라져버려서 더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지만.
(219)아리랑과 정선
아리랑은 우리나라 산천의 토종꽃 가짓수만큼이나 많다. 백 가지 넘는 아리랑 중 아직 살아 있는 것만도 서른 가지가 넘고 정선 아리랑만해도 채집된 것이 1000여 수에 육박한다 하니, 이 나라는 가히 아리랑의 땅이요. 우리는 아리랑의 민족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아리랑은 징징 짜는 슬픔의 노래나 한의 가락만은 아니다. 가슴속의 설움마저도 한사코 가라앉히고 곰삭여내어 마지막에는 말갛게 우러나오게 하는 그런 화사한 민족의 노래다.
(231)허균과 강릉
허균:(1569~1618)호 교산/강릉사천에서 출생/愛日堂에서 삶/애일당 부근은 그가 세상과 불화하여 쓰라린 상처 입고 패배하였을 때마다 홀로 돌아와 쉼을 얻었던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다./'해의 사내'라고 부르는 그는 참으로 잘난 남자였다. 그러나 너무도 빛나는 재능과 영롱한 이상을 품은 사내를 그의 시대는 감당할 수 없었다./강릉 초당의 유명한 허씨문벌의 양반 자제로 태어나서 이미 스무살이 되기 전 통달하지 못한 학문이 없었고, 이르지 못한 문장이 없었던 인물이다./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났음에도 사내는 세상의 힘 있고 밝은 부분보다도 그늘진 곳에 늘 마음을 두었기에, 그 생애는 애초부터 세상과 어울릴 수가 없었다. 여섯 번이나 파직을 당하고 세 번이나 유배되었다가 마침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부안 기생 매창과 사랑을 나눔/<홍길동전>은 전북 익산 함열에 유배갔을 때 쓴 것
(241)허난설헌과 강릉
허난설헌:(1563~1589)본명 초희/시인/중국과 일본에서까지 시집이 간행되고 애송됨/부친은 초당 허엽/아름다운 용모, 빛나는 재능을 타고났으나 남편의 외도, 세 아이의 죽음으로 결혼생활이 불행함/27세에 의문의 죽음을 맞음/
(253)한용운과 백담사
한용운:(1879~1944)충남 홍성에서 출생/18세에 설악산 오세암에 입산/1905년 설악산 백담사에서 득도/항일투사, 선승, 민족시인/33인의 하나/1926년 '님의 침묵' 간행/백담이 우는 밤 촛불도 타들어가는 즈음에 만해는 저 절창 '알 수 없어요'를 쓴다. 그것은 설악의 노래요, 우주의 노래요, 기다림과 인연의 섭리를 노래한 사랑의 에필로그였다/만해는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했다. 끊임없이 갈망했고 애타게 기다렸다. 그러나 "탐욕을 끊지 않되 탐욕에 걸리지 않고 애착심을 끊지 않되 애착심에 걸리지 않는 '유마경'의 가르침을 시로써 체험하려 했다. 그래서 시는 만해에게 선이었다./1944.5성북동 심우장에서 별세
(평생 만해를 사랑하고 그에게 자신의 전부를 바친 어느 평론가의 글보다 못하지 않은 작가의 필력이 놀라울뿐이다)
(265)박수근과 양구
박수근:(1914~1965)강원도 양구출생/금성중학교 미술교사, 이중섭과 친분을 맺는다/박수근에게서는 가톨릭교회의 신부나 개신교 목사 같은 성직자의 느낌이 난다. 열두 살 때 처음으로 책에서 밀레의 만종을 보고서는 하나님 저도 이런 화가가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한다./미술학교 훈장 일을 20여 년이나 한 나는 혼란스러웠다.미술은 과연 가르치거나 배워서 될 일인가 하고./박수근은 미술학교 문앞에도 가지 않았건만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분판에 그림을 그릴 때만이 아니라 가난은 평생 그의 벗이었다. 그 가난 속에서 가족은 자주 흩어져 살아야 했고 기대를 하고 출품한 관청 주최의 전람회에 낙방하기도 했다. 어린 아들의 죽음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는가 하면 화가에게는 생명같은 눈에 병이 생겨 한쪽 눈이 실명되기까지 한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이리 쫓기고 저리 내몰리며 게다가 경제적 궁핍과 육신의 고통 속에서 어떻게 그는 연금술사같이 그 같은 미의 세계를 열 수 있었던 것일까.
(279)김유정과 춘천
김유정:(1908~1937)강원도 춘천 실레마을 출생/춘천 부호 김춘식이 부친/연희전문 문과 중퇴/1935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낙비'가, 조선중앙일보에 '노다지'가 당선/그의 소설은 늘 토착적 건강함과 긍정적 따스함으로 회귀한다. 그래서 그의 문학은 늘 그 품새가 넉넉하고 도량이 크다./조선언어의 아름다움을 연 김유정/그는 토속어로 단원, 혜원의 풍속화처럼 눙치고 맛을 냈다. 싱싱하고 실팍하고 어수룩한 무리 속에 온갖 건달과 잡놈 잡년 들을 슬몃 뒤섞어 버무려 내는 수법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배시시 웃다가 끝내 눈물나게 하는, 뿌리뽑힌 땅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고향에 '금병의숙'을 세워 농촌 계몽운동과 문화활동에 나섰다.
(291)최북과 구룡연
최북:(1712~1760)호 호생관/조선 숙종, 영조 때 화가/우리나라 회화사를 통틀어 가장 광기 있는 화가/제 눈을 제가 찌른 화가/오로지 그림만 그려 먹고 살겠다고 선언한 최초의 전업작가/시 서 화 삼절이었으면서 '최산수'로 불렸을 만큼 개성있는 진경산수 화풍으로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필법이 대담하고 솔직하면서도 소박하고 시정 어린 분위기를 자아낸다/ 금강산 구룡폭포에서 몸을 날린 최북, 그러나 미수에 그치고/가난하고 외로운 말년에 그림 한 폭 팔고 술에 취해 귀갓길에 동사한다
작품:금강총도, 헐성루망금강도, 표훈사도, 금강전도
(303)최익현과 금강산
최익현:(1833~1906)호 면암/ 경기도 포천 출생 /조선 말기 문신이자 을사조약에 저항한 의병장/대원군의 비정 탄핵 상소-제주도 귀향-일본 조선과의 수호통상조약 반대-흑산도로 유배, 유배에서 풀리고 금강산을 찾음/을미사변 때 74세의 나이로 전라도 태인에서 의병을 일으킴-쓰시마섬 유배지에서 죽음
(작가의 그림이 좋아, 다섯 살 손녀를 불러 그림 한 편을 보여줬다.
일별하더니
"비교하지마, 내가 더 잘 그리니까!"
이 오만방자함은 내력인가 교육을 잘못 시킨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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