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약국앞 정류장 11시18분 출발 ~ 희방 정류장에 11시 32분 도착
11시 40분부터 걷기 시작~2시 희방사 도착
완만한 오르막길, 올라갈 만했다.
'영남 최대의 희방폭포'를 보고 폭포 옆 쉼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계란 한 개, 빵 한 쪽, 참외 한 개, 아메리카노 한 잔--무얼 더 바라리!
숲속 온도는 섭씨 23도.
<희방사> 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을 한동안 올라야 했다.
거친 돌밭도 지났다.
그래서 탐방 안내센터에서 우리를 보며 희방폭포까지만 가세요 라고 말했었나 보다.
그러나 왕년에 하던 가락이 있어 미련을 접을 수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희방사 대웅보전 앞에 섰다.
석간수도 한 모금 마시고--희방사는 아무나 갈 만한 데가 아니다.
'아무나'가 겁없이 도전했다가는 큰코 다칠 데다.
펑소 꾸준히 산행하던 사람이나 두 다리가 튼튼한 사람만이 갈 데다.
무릎이 신통치 않은 사람은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쥐약이다.
대니가 내 다리가 걱정돼서 울퉁불퉁한 계곡길 탐방로 대신 판판한 찻길로 가자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하! 그러나 찻길로 접어드는 순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고꾸라질듯 가파른 길의 연속이었다.
성능 좋은 차들 아니면 엄두도 낼 수 없는 가파른 길을 뒷걸음치며 내려가자니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이 길을 왜 왔던고'가 아니라,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이번에 멋모르고 잡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다.
결혼 전 대니와 데이트를 할 때 취미 얘기를 하다가 내가 산행을 즐긴다 했더니 그런 건 하인한테 맡기지 산엔 뭐하라 오르느냐고 농담 비슷하게 하던 남편이, 지금 묵묵히 다리 아픈 마눌까지 부축해 가며 산길을 내려가는 걸 보니 40여 년 동행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다.
저녁 숟갈 놓자마자 올림픽 개막식도 보는 둥 마는 둥, 나는 기절한듯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10917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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