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경상도

열엿새째)풍기 부석사

맑은 바람 2021. 7. 24. 21:13

20210724토 부석사

간밤엔 까부라지듯 잠에 빠졌다.
희방사 길이 고되기는 엄청 고됐나 보다. 호텔 방이 쾌적하고 침구가 알맞게 푹신해서 잠이 더 잘 왔던 것 같다.

풍기역에서 5분거리
나흘 묵는 동안 에너지 공급원이 되어 주었다.


여러 번 가본 곳이라 갈까말까 생각하다가 풍기에서 딱이 갈 만한 데가 어딘지 몰라 오늘은 <부석사>로 방향을 잡았다.
2시 30분 승차, 3시 15분 하차
완만하고 잘 다듬어진 길을 오르려니 어제 희방사 갈 때의 그 험한 길이 오버랩되었다.

가을을 향해 은행잎이 무럭무럭 자라고있다

익숙한 길을 더듬어 한 바퀴 돌면서 이곳저곳 그늘을 찾아 쉬었다 걷다가 일몰도 보고 저녁 법고 소리도 들으려 했더니 지금은 하지 않는단다. 아쉬움을 접고 숙소로 돌아왔다.

 

-국밥집 아주머니-
숙소 건너편에 작고 허름해 보이는 소머리국밥집이 있다.
대니가 저녁은 거기서 먹을까 하길래 '좋으실 대로'라고 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손님은 안중에 없는듯 뭔가 언짢은 전화를 받고 있었다.
바깥에서 보기보다 깨끗하길래 자리에 앉았다.
손님 오셨으니까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는다.
국밥을 주문하고 앉았으니 밑반찬이 나왔다. 비교적 정갈하고 맛있었다.
--밑반찬이 맛있어요.
그제야 비로소 얼굴 표정이 풀리더니
--솜씨는 없지만 다 제가 만든 거예요. 사온 거는 없어요
라고 한다
밥을 먹으면서,
--주말인데도 이렇게 손님이 없어서 어떡허죠?
--다른 데도 다 그런데요  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세 끼 밥 먹을 정도만 벌면 되지요.

생각이 반듯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호감이 가서 밥 먹는 동안 계속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었다.
둘이서 여행 다니는 모습이 부럽다며 집 걱정 안 하고 여행이나 다녔음 좋겠단다.

그러면서 나두 같이 다닐 남자 하나 소개해 달란다.
--풍기에 부자영감들 많을 텐데요, 뭘~ 
--돈은 많은데 쓸 줄을 몰라. 맨 이북사람들이거든.
--이북사람요?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으니 풍기가 왜 인삼과 인견이 유명한지 이해되었다.

전란을 피할 수 있는 땅(피병지)이 10군데 있는데 풍기가 바로 그런 곳이라고 넘어와서 처음엔 화전민이었다가 개성에서 가지고 온 인삼도 심고 또 인견공장도 세워서 유명해진 거라고.
**백과사전엔 풍기인삼이 주세붕 때부터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되었음**
내일 하루 더 풍기에 있을 건데  계곡 물이 좋은 곳이 어디냐니까 비로사를 가 보란다.
절까지는 머니까 삼가동 야영지까지만 가라 한다. 가깝고 물도 좋다고.

 

밥 먹는 짧은 시간 동안 그녀의 역사와 풍기의 역사를 알게 됐다.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이다.

7026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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