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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의 베르사체 회색의 아르마니

맑은 바람 2021. 10. 11. 14:27

최경원 지음/길벗/295쪽/초판2007.8/읽은때 20211003~1011

책표지

--색으로 읽는 패션 이야기
최경원:서울미대 대학원 산업디자인과 졸업/여러  대학 겸임교수 역임

패션 디자이너이자 컨설턴트인 밀라논나 장명숙의 책을 두 권 읽고나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은 색을 어떻게 연출할까 궁금증이 나서 그들 이름이 걸린 책들을 사들였다.
우연히 먼저 손에 든 이 책이 바로 내가 원하는 답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서문
(9)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색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색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어렵지 않게 색을 이해하도록 돕는 한편,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 디자인을 색의 원리를 통해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에게 어울리는 퍠션 스타일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좀더 쉽게, 좀더 즐겁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 패션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리나 밀라노 뉴욕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디자이너와 브랜드 옷들을 색분석의 사례로 삼았다. 색도 색이지만 세계 최고의 패션 디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유명 디자이너들은 제각기 어떤 개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지도 간접적으로 파악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최고 디자이너들의 옷을 보면서 안목도 높아지는 부가효과를 얻을 수 있다.

 

PART1 패션보다 아름다운 색
(24)몇 벌 안 되는 옷으로 수십 벌의 효과를 내고 싶다면, 옷을 살 때부터 입을 때까지 색에 대해 상당히 머리를 굴려야 한다. 색을 멋지게 조화시키는 일은 순전히 입는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이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자신의 감각과 교양과 외모가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결정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37)색상:가시광선 안에서 볼 수 있는 물질의 빛깔
     채도:맑고 탁한 정도/선명한 정도
     명도:밝고 어두운 정도

PART2 색의 재발견, 패션스타일을 만들다.--인접색&보색을 활용한 패션 디자인
(40)색을 내 것으로 만들면 누구도 꿈꾸지 못할 멋쟁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44)삼원색:빨강 파랑 노랑
(45)색상환:삼원색에 중간색을 추가하면 6개  혹은 12개, 24, 36, 48개의 색상환이 만들어진다.
결국 색을 잘 쓴다는 것은 좋은 색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색상환에 있는 색을 잘 조합하는 일이다.


(47)인접색과 보색을 잘 활용한다면 어디 가서 옷 못 입었다는 소리는 면할 수 있다.


(48)인접색을 사용하면 무난하게 옷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무난하기만해서는 돋보이기 어렵다.

돋보인다는 것은 옷을 입는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으므로 인접색을  다룰 때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안정감 위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53)같은 옷을 입은 것 같은데도 매일매일 달라 보이는 사람은 이런 인접색의 원리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6)같은 인접색이라 하더라도 색과 색 사이의 거리를 활용하면 원하는 색감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다.
파란색 풍으로 깔끔하게--파란색의 인접색


(66)노란색 풍으로 어려 보이게-
노란색은 다른 색에 비해 표현의 폭이 더 넓고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노란색은 어려 보이기도 하지만 밝기 때문에 그만큼 개성이 약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노란색은 밝기 때문에 약간의 변화만 가해져도 색감의 변화가 크게 나타난다. 인접색의 제한된 범위 안에서 많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장점이다.
연두색으로 연결되는 노란색들은 품위가 있어 보이며 싱싱한 생명감을 전해 준다.


(76)마음껏 튀어보이고 싶을 땐  보색을 입자
튀는 색으로 화려함을 연출하겠다는 생각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색의 조화를 통해 돋보임을 꾀해야 한다.
우울하거나 남에게 뽐내고 싶을 때, 보색은 아주 효과 만점이다!


(88)젊게 튀어 보이고 싶을 때:파란색과 오렌지색--젊어보인다. 밝고 신선해 보인다. 세련되어 보인다.귀엽고 청순하다/파란색의 명도를 밝게 하면 진지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90)저녁 노을/세상에서 가장 큰 보색 대비/하늘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시각적인 이벤트
(95)우아하게 톡톡 튀어보이려면--노란색과 보라색/가장 튀고 화려해 보여야 할 색들이 오히려 가장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줌/보라색은 차분하면서도 가라앉은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노랑과 어울릴 때 귀족적이고 품위있는 인상을 준다.
(100)준보색으로 다양하게 튀어보자:보색을 그대로 쓰지 않고 보색의 인접색을 쓰면 보색을 쓴 것 같은 화려함을 얻는 동시에 다양한 색감을 구사할 수 있다. 이를 준보색이라 한다./준보색 원리를 적용하면 적은 가짓수의 옷으로도 충분히 화려하고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113)우아한 청록색의 준보색 조화:시원하면서 편안한 느낌의 청록색에 보라색이 첨가되면 화려하면서도 신비롭고 우아한 품격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여성적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더해 준다.
(119)풍부한 색감은 색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 아니라, 옷에 들어 있는 색들이 색상환에서 얼마나 질서를 갖추며 넓게 포진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무척 흥미롭다. 으리뻔쩍하는 자리에서나 볼 수 있는 세계각국의 쭈쭈빵빵한 모델들을 앞에 놓고 그들의 옷차림에 대해서 조근조근 설명을 들으니 이리 재미있을 수가-- 이 책을 다 읽은 후엔 내 옷차림에 약간의 변화라도 기대할 수 있으려나~)


PART3 조화와 변화의 패션 스타일
--밝음과 어두움의 교향곡, 명도를 활용한 패션 디자인
(139)명도를 다룰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옷색깔을 맞추는 일이 한결 수월할뿐더러, 남들이 표현할 수 없는 수준의 멋을 연출할 수 있다.
(148)일반적으로 보색 대비가 대비감이 가장 심한 색의 조합이라고 알고 있지만, 보색보다 대비감이 큰색은 검은색과 흰색이다./워낙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패션에 자주 활용된다./이 검은색과 흰색의 조합은 가장 차분하면서도 강렬하고 균형잡힌 분위기를 연출할 때 많이 쓰인다.
(154)신비롭게 보이고 싶을 때:명도 차이가 크지 않은 색들이 조화를 잘 이루어 어울릴 경우, 색의 경계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윽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프라다나 구찌, 아르마니 같은 명품 브랜드들에서 이런 식의 배색을 많이 볼 수 있다./브랜드의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데 이런 접근이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아주 밝은 노란색의 인접색들이 미세한 명도 차이를 이루고 있는디자인
밝은 톤의 비슷한 명도를 가진 색의 어울림


PART4 격조와 우아함의 패션 스타일--은근한 아름다움, 채도를 활용한  패션 디자인
(181)무슨 색인지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깊은 우물에서 샘이 솟는 것처럼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이 우러나오는 그런 신기한 색이 있다.
이런 색은 원색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항상 새롭다. 만약 색에도 인격이 있다면 이런 색은 여유와 품위가 그득하여 가히 타의 모범이 될 만하다. 편안하고 매력적이다.
(182)명품 브랜드들은 왜 맑은 색을 쓰지 않을까?
패션 디자인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4-2는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옷이다. 아르마니는 '패션계의 황제'라고 불릴 만한 디자이너이지만, 정작그가 즐겨 쓰는 색들은 그의 화려한 유명세와 그다지 일치하지 않는다. 부분적으로는 칙칙하지만 옷의 전체 모습은 더없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원색의 아름다움이 주로 때묻지 않은 색의 명쾌함에서 비롯한다면,  탁한 색의 아름다움은 주로 모호함에서 비롯한다. 이런 모호함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묘한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청록색과 보라색으로 화려해보이는 패션 디자인 Ungaro
칙칙한색으로 더없이 우아한색감을 보여주는 패션디자인 아르마니

(187)한복이나 불화. 민화같은 것을 보면 우리 민족의 색 감각이 뒤떨어진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 이는 아마도 색에 대한 관심과 훈련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패션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이런 색들을 손에 넣을 수 없다. 색이 아니라 색의 원리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여하튼 이 칙칙한 색은 우리가 점령해야 할 색의 마지막 대륙이며, 멋쟁이로 가는 최종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188) 밝기는 같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색이 탁해짐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색이 탁해지는 것을 '채도가 떨어진다'고 표현한다.
(193)도시적인 세련됨으로  우아하고 화려해 보이려면: 중간정도의 채도를 가진 색들은 화려해 보이는것 같으면서도 묘한 우아함을 발산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이런 색의 옷을 갖추어 입으면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데 그림 4-8을 보면 중간 채도의 색을 가진 옷이 주는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채도는 차분하면서도 도시적인 세련됨을 추구할 때 아주 요긴하게 적용할 수 있는 색의 원리라고 하겠다./채도가 낮아지는 원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많은 색이 섞이면 채도가 떨어진다./흰색은 검은색과 더불어 채도가 가장 낮은 무채색에 속한다. 따라서 아무리 밝은 색이라도 흰색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채도는 떨어진다.
(207)최고의 화려함과 최고의 우아함을 동시에 표현하려면:채도 차이를 잘 활용하면 화려함을 몇 배 더 강렬하게 연출할 수 있다./채도 차이가 많은 색들이 조화를 이루면 낮은 채도의 색들이 높은 채도의 색들을 받쳐주면서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인접색들이 채도를 달리하면서 조화를이루는 디자인Hermes

PART5 패션을 창조하는 색의 거장들
1.휘발성 색채의 존 갈리아노: 크리스찬 디올을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색감각으로 유명하다/보색 대비를 많이 쓰면서 화려함을 확보하고 각 보색 대비에 위계 질서를 주어서 안정감을 확보한다./어떤 색을 쓰더라도 디자인을 화려하거나 무난한 수준에서 마무리 짓지 않고 귀족적인 우아함으로 승화시킴

2.고동색의 마술사 장 폴 고티에:그는 어떤 색을 쓰더라도 고동색처럼 만들어 버린다./화려한 색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어떻게 이처럼 은은한 화려함이 피어 오를 수 있는 것일까?/명도와 채도의 성질을 잘 이용하면 색을 많이 쓴 것 같지 않아 보이면서도 깊이 있는 화려함을 연출할 수 있다./고티에가 선호하는 고동색은 순수한 고동색이 아니라 여러 가지 느낌이 혼합되어 보이는 채도가 낮은 고동색이다./화려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화려해 보일 수 있고, 소박한 듯하면서도 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색이 고동색

3.무채색의 연금술사 조르지오 아르마니:그는 칙칙한 회색에서 황금같이 화려한 색을 뽑아내는 '색의 연금술사'라고 부를 만하다.
(274)검은색에 가까운 색들을 잘 사용하면 아무 특징이 없어 보이는 색들도 대단히 신비롭게 만들 수 있고, 깊이 있는 화려함을 구현할 수 있다./무채색으로 통일되어 보이는 옷이라도 화려함과 우아함이 느껴지는 것은 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다양함을 색 뒤에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칙칙한 무채색 안에 담겨 있는 수많은 색을 살려내면서 아르마니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우아함과 화려함을 건축하고 있다./아르마니가 패션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는 무채색 세계는 온갖 화려한 색상에 물들어 있는 우리의 눈을 담백하게 씻어주기에도 충분하다.

4.젊고 생동감 넘치는 색채의 마크 제이콥스:
그는 막 땅을 뚫고 나온 새싹같은 신선함으로 대중의 신망을 얻고 있다./화사하면서도 상쾌함/귀엽고 은은하고 파릇파릇한 느낌/그의 디자인은 젊음을 가능하게 하는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5.뜨거운 색의 베르사체:
여성의 세련됨과 건강미, 거기에 깊이 있는 교양이 묻어나오는 섹시함을 갖추고 싶다면 베르사체를 주목해 보자./그의 작품에는 도도하고 스마트하고, 활동적이고 화려한 느낌들이 모여 매우 독특한 섹시함을 자아내고 있다./베르사체는 대단히 넓은 범위의 색들을 고루 다루는 경향이 있는데 다만 어떤 디자인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섹시함이 유전자처럼 녹아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느 순간 채도와 명도에 대한 설명을 알아들을 수 없게 되니, 그 소리가 그 소리 같아 점점 흥미를 잃게 되네~

글쓴이의 약간(?) 과장되어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운 표현들도 거부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