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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책-토베 얀손

맑은 바람 2021. 10. 19. 18:09

표지

토베 얀손 지음/안미란 옮김/175쪽/원서는 1972년 출간/2019년10월 1판1쇄/2020년 8월 1판6쇄/

읽은 때:2021.9.23~10.19

토베 얀손(1914~2001)향년87세/핀란드 헬싱키에서 조각가 아버지와 화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남/15세 무렵부터 잡지 삽화를 그리기 시작함/1945년 '무민가족과  대홍수'를 출간, 본격적으로 무민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함/1966년 안데르센 상 수상/1976년 핀란드 사자 훈장 등 여러 권위 있는 예술상 수상/평생의 반려자 툴리키 피에틸레와 영감을 주고받으며 아동 문학, 소설, 미술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김
(추석 연휴에 영화 '토베 얀손'을 보았다. 처음 듣는 이름이고 그녀의 기이한(?) 삶이 흥미로웠다. 자유로우면서도 진실 앞에 솔직한 자세가 맘에 들었다. 강압적인 아버지의 울타리에서 벗어난 일, 그녀 때문에 이혼까지 한 남자를 뿌리친 일, 동성에 대한 지독한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 음악을 크게 틀고 막춤(?)을 추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그런 그녀가 쓴 책은 어떤 맛일까?
이 책이 그림이 있는 동화책일 거라 짐작하고 손녀 생일 선물로 샀는데 전혀 아니라 당혹스럽다.
또 책의 크기도 작고 종이질도 별로인데 비해 가격이 높은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출판사가 민음사라니--판권이 비싼가?)
**모니카 파게르홀름의 추천의 말 속의 인용귀:
--이 책은 슬픔에 대한 책이다
--사실은 늙음과 그리움, 그리고 필연적인 죽음에 대한 책이야
--사실은 작가자신의 가족, 자기 조카와 엄마에 대한 책이지

*아침 수영
*달빛
*유령의 숲
*갈갈이오리
(25)긴꼬리 오리:가글가글하고 우는 소리 때문에 갈갈이라고도 불렀는데, 언제나 아주 멀리, 도저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 먼 곳에서 울었다. 흰눈썹뜸부기만큼이나 종적을 찾을 수 없는 새였다. 뜸부기는 한 마리씩 풀밭에 숨는 반면 긴꼬리오리는 짝짓기를 할 때면 해안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까지 가서 어마어마한 무리를 지어 밤새도록 노래를 불렀다.
*베레니스
소피아의 새 친구:외르디스 에벨리네, 핍사라고 불림/그 아이는 지나칠 정도로 얌전하고 조용했으며, 머리카락이 숨막히게 아름다웠다./핍사의 이름을 베레니스라고 부르기로 함/베레니스는 머리카락으로 유명한 왕비였고, 별자리 이름이기도 했다.
*풀밭
소피아가 할머니에게 하늘나라가 어떻게 생겼느냐고 묻자, 할머니는 저기 저 풀밭 같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41)지옥은 없다:다 끝난 다음에 벌까지 받지 않아도 인생이 그 자체로도 충분히 힘들다는 건 너도 알겠지. 죽으면 위로를 받는 거야.
*베네치아 놀이
*고요
쿰레트:'돌무더기'라는 뜻/핀란드만의 가장 바깥쪽 바위섬
(57)어린아이들에겐 아직 원숭이 기질이 많이 남아 있어서 위험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꽉 붙잡을 줄 알고, 누가 놀라게 하지만 않으면 떨어지지 않는다.
*고양이
*동굴
*지방도로
*하지 축제
*텐트
*이웃
(92)마음에 안 드는 일에 대해서는 그 일을 축소시키기 위해 일단 말을 안 하는 버릇을 길렀으니까--
(아, 앞의 글들이 지루한 이유를 알겠다. 이야기는 모름지기 어느 정도의 긴박감이나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 '이웃'은 적당히 긴장되고 그래서 재미있다.)
*가운
*거대한 비닐  소시지
*악당들의 배
*손님
(132)사람이 돌봐 주어야 하고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없는 다른 모든 것처럼, 화분도 함께 지내다보면 책임이 된다.
80대 소피아의 할머니와 70대 베르네르는 오랜 친구다.
베르네르는 할머니를 보려고 섬에 온다.
(베르네르)난 어차피 걸리적거리는 짐밖에 안 돼.  가끔씩 우울할 때가 있어. 사람들은 취미 얘기를 많이 해
(할머니)뭔가에 흥미를 가져야지.
(베르네르)난 뭔가를 만드는 게 좋아. 손으로 말이지. 하지만 손재주가 별로 없어.
(할머니)하지만 식물을 가꿀 줄 알잖아?
(베르네르)거봐! 너도 똑같아, 다 똑같아. 식물을 가꾸라고들 말하지. 어떻게 자라는가 구경하라고.
(할머니)그래, 그 말은 맞지. 사람에겐 뭔가를 느낄  기회가 필요하지.
둘은 함께 산책을 하고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고 셰리 주 한 병을 선물로 놓고 간다.

*지렁이와 다른 벌레들
*소피아의 폭풍

*위험한 날

*8월

내년 여름까지 주인없는 집

(섬에서 아들과 손녀와 여름을 보내며 사소하게 일어나는 일들, 풍광들을 이야기하고 그렸다.
주로 손녀와 할머니-거의 정신 연령이 비슷한--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끝부분에 이를수록 맘이 편안해진다.  고행의 끝은 좋은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