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보랏빛 오월--양구68

맑은 바람 2022. 5. 16. 22:34

2022년 5월 16일 (월) 한때 천둥 후 갬
--약침 7회
--산책길에서 만난 보랏빛

아가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와 웃음과 재재거림을 한바탕 쏟아 놓고 아들가족은 집으로 돌아갔다.

조용한 일상으로 되돌아오니 나른함과 권태마저 느껴진다.

약침 7회째--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어쨌든 열 번은 맞아보아야 약침의 효과를 말할 수 있을 것 같기에 오늘도 한의원을 찾았다.

'수연 헤어라인'에 들러 커트도 하고 J마트에서 새우젓도 한 통 산 후 정류장으로 갔다. 20분 가량 기다린 후 목장행 버스에 올랐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익숙해지니 잠이 스르르 온다. 오월 한낮, 텅빈 버스 안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는 차바퀴 돌아가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낮잠에 빠진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낮은 햇살이 너무 뜨거워 저녁을 일찍 먹고 산책길에 나섰다.
가보지 않은 길은 언제나 마음을 끈다. 그러나 워낙 산이 깊어 조금만 들어가면 길이 막히거나 끊긴다.

팔랑계곡으로 흐르는 개울을 따라 걷다가 돌아섰다. 길이 없어진 것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 논이 있거나 집이 있고 더이상 통행로는 없다
길끝에 밭이 있다

가던 길을 돌아나오며 백로 한 쌍을 만났다. 무논에서 먹이를 찾다가 인기척에 놀라 푸드득 하늘로 날아오른 것이다.
이른봄엔 노란빛이 산과 들을 수놓더니 오늘 따라 보라색 꽃들이 자주 눈에 띈다. 보랏빛 오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