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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보고

맑은 바람 2022. 10. 20. 21:03

 

400km를 잔디깎기 기계를 끌고 형네 집에 도착한 스트레이트는 형을 부른다
귀신 나올 것 같은 집에서 형이 보조기구에 의지해 걸어나온다.

(뉴욕 타임즈에 실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임. 1999년 방영)

면허증도 없고 눈도 잘 안 보이고 지팡이의 도움 없이는 잘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잔디깎이 기계에 짐차를 매달고 400km(서울~부산 450km)를 가다니--

갑자기 쓰러진 형을 죽기 전에 만나서 화해하려는 일념으로 길을 나선 73세 된 아우--

그는 여로에서 많은 사람들과 조우한다.
집을 떠나 몇 달째 풍찬노숙하는 젊은 여성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어 집으로 돌아가게 한다.
갑자기 길을 메우며 달려오는 싸이클을 탄 젊은이들과 하룻밤 한곳에서 지내며, 나이 들어서 좋은 게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
'필요 없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고 노인은 말한다.
길에서 기계가 고장나자 친절을 베풀며 따뜻이 대해주는 마을 사람들도 만난다.

기계를 고치면서 수리하는 시간보다 다투는 시간이 많은 쌍둥이 형제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마침내 형네 집에 도착한 스트레이트는 형과 상봉한다.
"저걸 끌고 여기까지 왔단 말이지,날 보러?"
"그래, 형!"
할 말을 잃은 채 형과 아우는 나란히 보석가루를 뿌린 듯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본다. 어린 시절 그랬던 것처럼~

70년 넘도록 살아,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지만,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보여준 따뜻하고 지혜로운 모습은 감동으로 전해 온다.
우리와 동년배의 이야기라 더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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