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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해, 이집트

맑은 바람 2022. 11. 4. 13:22

문윤경/밀리언스마일북스/ 295쪽/1판1쇄 2009.10/읽은때 2022.11.2~11.4

어느 날 '한진관광'의 광고상품이 카톡에 올라왔다. 이집트 전세기 한시적 운항--
직원항공권 요금을 뺀다 해도 나로서는 만만치 않은 가격--

그러나 오래도록 염원(?)한 곳이라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메눌이 놀러왔을 때 알아봤더니 직원항공권을 사용할 수 없는 상품이란다.낙심해서 코가 쭉 빠졌다.
다음날 무심히 TV를 보고 있는데 홈쇼핑에서 이집트ㆍ사우디 관광상품이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으로 떴다.
무조건 전화 예약을 해놓고 직원의 전화가 오기를 기다렸으나 일주일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같은 여행사 상품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전화를 걸었더니 홈쇼핑 상품의 전화불통과 비교도 안 되게 직원과의 통화가

순조로웠다. 이틀 생각하고 오늘 아침, 예약금 보내고 여권 카피도 보냈다.

두 달 간의 설렘과 기다림이 내 생활에 활력을 줄 것이다.
알라딘에 다 읽은 책을 넘기면서 이집트 관련 책 한 권을 손에 넣었다.
기냥 가벼운 여행자 얘기겠거니 했는데 이집트에서 6년이나 살았다니~흠, 재미있겠군!

문윤경:이집트 관광 가이드 6년차(2003.7~2009.7) 귀국 후 이 책이 나왔다(2009.10)

꽁트 수준의 부담없으면서도, 군데군데 깨알 재미와 이집트 정보가 실린 글--
벼룩에 물렸을 때 필요한 버물리, 지독한 먼지 속을 뚫고 다닐 때 쓸 마스크, 바퀴벌레를 발견할 때 필요한 에프킬러--

현재까지 필요한 준비물 목록 추가!

--구두닦이 소년의 말--
(101)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까만구두약으로 더러워진 손에 쥔 헝겊으로 운동화를 닦았다. 깜짝 놀란 내 고함소리에 멈추긴 했지만 이미 운동화 여기저기엔 구두약이 묻은 뒤였다. 운동화는 전보다 더 더러워졌고 열받은 나는 아이에게서 신을 빼앗았다.
"야, 너 미친 거 아냐? 운동화가 더러워졌잖아? 열받아, 정말! 제발 이 돈 가지고 사라져."
"네가 화가 났는데 이 돈을 어떻게 받아."
"어린 놈이 어디서 말 대답이야?"
"더러워진 운동화는 물로 빨면 되지만 화난 네 마음은 빨 수 없잖아. 그러지 말고 웃어!"(이건 거의 철학자의 말이다!)

 

--알렉산드리아를 위한 노래--
(107) '길을 잃었다.
도시는 잉크빛 지중해에 갇혀버렸고,
팔딱거리는 물고기 떼처럼 생동감이 넘쳐났지만,
타임머신을 탄 듯 난 기원 전 한 낯선 도시의 고아가 되어버렸다.
도시를 사랑한 알렉산더대왕의 장중함이 알렉산더 제국을 호령하고 있고,
헬레니즘으로 치장한 학자들은 길거리에 넘쳐났다.
지식의 전당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화마에 휩싸였고,
클레오파트라의 슬픈 운명의 서사시는 지중해를 떠다니고 있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화려한 청춘의 기억은 바다가 무참히 삼켜버리고,
이제 노년의 바다는 그것들을 간간히 토해내며,
기억을 조각 맞추는 새로운 도시에게 선물하고 있었다.
지중해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과거와 현재로의 얽힌 시간의 미로 속에서,
도시의 신비스러운 황홀함에 취한 채,
오늘도 가야 할 방향을 도둑맞고,
그만 난 길을 잃었다.'

(내가 택한 여행상품에는 알렉산드리아 코스가 빠져서 무척 유감이다. 그 도시 바닷가에 서보는 게 꿈이었는데~)

 

--'왕들의 계곡'앞에 선, 강원도 70대 할머니의 명대사--
(119) "저기 골짜기에 갖다가 묻은 놈들도 죽일 놈들이고 그걸 찾은 놈들도 죽일 놈들이여. 그중에서도 나 여기에 보내준 우리 아들놈이 최고로 죽일 놈이네."

 

--벼룩시장의 벼룩--
(126)신기한 것은 벼룩시장에는 진짜 살아있는 벼룩까지 있어 정신을 놓고 시장을 구경하고 돌아온 날에는 벼룩에 물린 상처를 박박 긁고 다녀야만 했다.

 

--이집트의 꽃 '룩소르'--
(130)룩소르는 파라오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거대한 관광도시다. 룩소르를 품고 있는 나일강과 조용히 바람에 몸을 맡긴 밀밭과 사탕수수밭은 시골 고향집 넓은 평원을 보는 듯 편안함과 정겨움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현재 옛모습을 그대로 복원하여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단장하고 있는 룩소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집트에선 가장 멋진 파라오의 도시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6년 동안 셀 수 없이 방문했던 룩소는 찬란했던 파라오들의 세월만큼이나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있는 마술 같은 도시였다. 그 새로운 기대감을 버리지 못해서 장시간 기차를 타야 하는 수고로움을 까맣게 잊은 채 난 오늘도 룩소행 기차표를 끊었다.

 

--세티1세 무덤--
(135)손전등을 비춰들고 앞장선 관리인이 자물쇠 한 꾸러미를 쥐고선 안쪽까지 무리들을 데리고 들어간다. 황홀감 그 자체다. 규모하며 그 아름다움이란 글로써 다 적을 수 없음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특별히 큰돈을 받고 일본인 관광객에만 살짝 보여줬던 무덤)

 

--오아시스마을 시와--
(145)카이로에서 버스로 10시간 거리/폐쇄적인 마을/여자들을 절대 촬영할 수 없음

 

--시내산의 모세봉--

(148)모세가 200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시나이반도를 거쳐 잠시 머문 곳/카이로에서 400km가 넘음/해발 2286m/전염병 같은 감동에 취해 산을 오를 때 힘겨웠던 고통은 건망증처럼 사라지고 어느 새 난 새털처럼 가볍게 먼지 나는 흙길을 따라 하산을 하고 있었다.

 

--칼라 캐년--
(151)시나이반도 항구 도시 누웨바 인근에 있는 아름다운 협곡들

 

--알피 스트리트(Alfi Street)--
(163)윈저호텔이 있다/왕년의 이집트 왕족과 영국인의 사교클럽/마지막 왕 파룩이 즐겨 찾던 곳/오래된 디아나 극장 건너편엔 200년 이상된 목로주점이 즐비하다.

 

--털래-타 하르브 스트리트--
(165)까페 리슈/예술가들이 사랑과 조국을 이야기하던 곳

 

--이집트의 고양이가 교만한 이유--
(204)'바스트 신'은 기쁨과 모성적 보호를 상징하는 고양이 머리를 지닌 여신으로 고대 이집트 사회의 주요한 신이었다.

 

--이집트 톱가수--
(208)아무르 디압과 낸시 아즈람: 아랍인 모두의 영원한 연인들~
(247)--오거스트 마리어트:(1821~1881)프랑스 사람/이집트 고대유물 발굴과 유물 보존에 막대한 공로를 세움/현재 카이로박물관 마당에 그의 무덤과 동상이 있음

 

--일-알쏜 외국어대학--
(249)1년 수업료 100불/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2005년 9월 한국어과 개설

***귀국 후의 그녀가 궁금하다. 수필도 시도 잘 쓰니 작가로 데뷔했나,아니면 결혼하고 애 낳고 갑남을녀로 살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