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전라도

고흥 여행(1)녹동항

맑은 바람 2022. 12. 1. 21:01

오늘은 마흔 여섯 번째 돌아온 결혼기념일이다.
그간 나름 의미있는 날을 만들어 보려고, 한해 동안 가장 고마웠던 사람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고, '가족의 날'이라고 이름을 붙여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제 식구가 늘어 제각기 행사가 많아지다 보니, 부부만 단촐하게 여행을 다니는 걸로 의미있는 시간을 갖는다.
우연히 허영만의 고흥편 '백반기행'을 보다가 '우리 저기 한번 가보자' 고 즉흥적으로 맘먹고 떠나오게 된 곳이 바로 '고흥'이다.

9시 40분 용산역 출발하는 '무궁화호'가 승강장으로 들어섰다.
아니 이 웬 후진국 열차? 꾀죄죄한 외모에 페인트 칠마저 여기저기 벗겨진 꼴이라니~ 영락없는 추레한 노인이다.

그러나 외모완 달리 객실은 안락하고 승객들은 조용히 폰을 들여다보거나 눈을 감고 있었다. 대부분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거나 시간 많은 노인들이었다. 용산에서 순천까지는 4시간 35분이 걸린다. 중간에 화장실을 갔다가 또 한 번 아연실색--인도에서 보았던 화장실 수준이다. 서울지하철의 반짝이는 모든 것과 너무 대조된다.

그러나 창밖을 스치는 풍경들에 빠져들다 보면, 저 들판에 쏟아지는 햇빛과 강물, 바다--그들이 키워내는 모든 것이 지상의 나를 살게 했음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차오른다.

전라선은 귀에 생소한 함열, 삼례 등을 지나고 지리산이 있어 정스러운 이름 임실, 오수, 곡성, 구례 등을 지나 마침내 순천역에 나를 내려놓고 여수로 떠났다.

순천역, 고품격 흥이 넘치는 '고흥'이 우리를 반긴다

순천역에서 고흥까지는 버스를 타야 한다. 날이 푸근하면 걷기에 적당한 거리였으나 바람이 차서 <순천종합버스터미널>까지는 택시로 이동했다.

가볍게(?) 점심을 했다.

순천에서 맛본 추어탕/맛이 어떠냐고? 글씨~~

'고흥'에서 버스로 '녹동'까지는 또 한 시간 남짓 소요된다.
드디어 고흥반도 끝자락 녹동항 한 호텔에 짐을 풀었다.
마침 저녁놀이 아름답게 물들며 사라져가고 있었다.

녹동항의 일몰
멀리 소록대교가 보인다

 

녹동항 장어구이 정식/훌륭했다
녹동항 뷰가 으뜸인 썬비치 호텔

'국내여행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흥 여행(2-2) 연홍도A 지붕없는 미술관  (0) 2022.12.02
고흥 여행(2-1)녹동항의 아침과 밤  (0) 2022.12.02
연곡사  (0) 2022.11.12
옥정호의 물안개  (0) 2022.06.27
순창 강천사  (0) 202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