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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F.페터스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여>

맑은 바람 2023. 8. 11. 08:03

1977년 청년사 간행

--루 살로메의 생애
H.F.페터스 지음/김성겸 역/1977년10월 초판/1978년 2월 14판 발행/313쪽/세로쓰기/읽은 때 2023년 8월 9일~8월18일

(현재 품절 상태의 책을 중고매장에서 구입하려 했더니 단 두 권밖에 없었는데,어떤 분은 이 책을 5만원에 내놨고, 또 한 사람은 이 책을 5000원에 내놓았다. 희귀본 몇 권 가지면 돈 벌 수 있으려나?

루 살로매 관련 영화를 보려다가 성공 못했는데 책이라도 읽어야겠다고 구입했다.
옛날에 읽었던 모양인데 기억 속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처음 대하듯 읽게 되었으니 그도 흥미롭다. 46년 된 이 책은 누렇게 변색되고 종이는 삭아서 부서질까 두렵다.
루 살로메의 어떤 마력이 세기의 지성 니체와 릴케와 프로이드를 사로잡았을까 그 답이 궁금하다.)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1861  ~1937) 향년 76세/러시아 농민 해방의 시기에  독일출신의 러시아장군(그의 부모가 1810년 러시아로 이주)의 딸로 태어나, 독일 괴팅겐에서 30년이 넘도록 隱者 생활을 하다가 죽음/주변사람들에겐 魔女의 이미지가 있었다/그녀는 유대인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 게슈타포의 표적이 되었다./그녀의 훤칠하고 늘씬한 몸매와 금발에 빛나는 푸른 눈이 뭇남성의 찬탄을 받았다.

(초판 이듬해 14판 발행의 기록이 말해주듯 이 글은 황금실타래를 푸는 느낌이다. 아름답고 감칠맛 나는 재미가 있다.

시대적 배경도 흥미롭고 루의 부모님들도 매력이 넘친다)

세로쓰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글씨크기 2mm

제1부 러시아의 幼年時節
(26)루는 러시아인 유모 니양까를 좋아한 나머지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까지도 사랑하게 되었다.
(27)루에게 있어서 삶은 봄과 같았으며 세계는 유희를 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정원과 같아 보였다.
(37-39)핸드릭 길로트:루가 사랑한 홀랜드의 신교목사/세속인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만담가, 뛰어난 연설가/1873년, 37세의 나이로 페터스부르크 홀랜드(네덜란드,화란) 대사관의 목사직에 부임함(이때 루는 17세)/정교도인 동료 관리들은  그를 시샘하고 그가 자기들을 경멸하는 데 대해 분개했다./그의 자유사상은 정교도인 동료 관리들을 화나게 했으며, 그를 악마로 취급하기까지 했다.
(스스로 하느님의 자녀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그들의 잣대로 세상을 재며 마구 내뱉는 저주의 말들은 얼마나 잔인한가)
(40)길로트가 설교단에 오르는 것을 보았을 때 이제야말로 자기를 구원해줄 사람을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이제야 내 모든 외로움이 사라지게 되었구나.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구나.'
길로트 목사는 루에게 종교사회학,철학, 논리학,형이상학과 인식론을 가르쳤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설교문까지 작성하게 했다. 그 결과 그녀는 그동안 뿌리박고 있던  대지로부터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게다가 아버지의 죽음, 교회와의 절연, 루와 길로트 목사와의 관계를 알게 된 어머니.(1878~1879)
유부남인 길로트는 루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했으나 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44-45)남자들의 착각:
생동적이고 생을 긍정하는 그녀는 그(길로트)의 모든 생각에 아주 순수하게 반응하였기에 그는 그녀가 그의 사랑도 받아들이리라고 믿었다. 길로트는 이런 착각을 한 많은 남성들 가운데 첫번째 사람이었을뿐이다./이 정열적인 소녀의 지성은 어린이의 육체 속에 깃들어 있는 모순을 갖고 있었다./루를 완전히 잘못 평가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의 자존심은 심한 타격을 받았다.이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일 속에서 위안을 찾는 것밖에 없었다.
이때 루도 러시아를 떠나 취리히대학으로 적을 옮겼다. 당시 취리히대학은 혁명사상을 지닌, 젊은 러시아 대학생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49)취리히에서 로마로
루는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고 너무 집중해서 공부한 나머지 중병(폐병)에 걸려 휴양차 로마로 갔다.
(55)말비다와 루의 만남
말비다 폰 마이센부크는  독일여성운동가로 당시 60대 후반/귀족가문출생이나 혁명의 핵심멤버였다/
혁명이 실패하자 망명, 로마에 머물게 됨/광범위한 인간 관계 속에 니체와 바그너와도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

(깨알 재미가 쏟아지는 책/계속 붙들고 있고 싶어서 외출 약속이 부담스러웠던 건 처음/H.F.페터스는 진정한 이야기꾼이다)
루는 자신의 처지와 여러 모로 비슷한 말비다에 큰 관심과 호감을 느꼈다.

女傑 말비다. 유럽의 정신적인 영웅들의 보호자

(60--64)청년 레와의 만남:
말비다가 아들처럼 아끼는 레(파오로)는 오래지 않아 루를 사랑한다. 물론 보기 좋게 거절 당하지만./
그녀는 레를 친구로 생각했다. 그녀는 또 어떤 다른 남자와도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자유롭게 있고 싶었다.
(65)루의 꿈같은 제안:결혼이라는 굴레를 집어던지고 두 남자와 한 여자가 한집에서 사는 것이 어떠냐? 레는 절친 니체를 끌여들였다.

제2부 독수리와 뱀
(69)니체
오늘 날에 이 이름은 얼마나 모순된 갈등과 기억과 思考를 불러일으키는가!

그는 루터나 괴테까지도 능가하는 독일어의 위대한 문장가이며 표현과 뉘앙스, 정확한 어휘의 大家였다. 하이네에 있어서처럼 불란서적인 에스쁘리로 가득찬 말의 유희, 빛나는 통찰, 재치있는 표현 그리고 천재적인 새로운 단어의 창조 등을 우리는 생각한다. 날카로운 위트에서부터 어두운 예언적 계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위대한 散文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전쟁을 찬미하고 연민을 조소하는 망치를 든 철학자, 신은 죽었다, 기독교는 질병이며 민주주의라는 것은 속임수라고 선언한 예언자를 생각하게 된다.  그는 모든 가치를 철저히 파괴하고 顚倒하였으며 유럽의 허무주의의 예언자였고 후세의 모든 책략가와 신경질적인 超人들에 의해 말하기조차 겁나는 정신적인 선조로 찬양받게 된 超人의 公布者였다.
(70)레가 니체에게 '루의 꿈' 이야기를 한 때는  니체는 38세(1882), 그의 유성같은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었다.

**니체(1844 ~1900)
(74)레가 볼 때 니체와 루는 여러가지로 공통점이 있어서 빨리 가까워지리라고 생각했다.
(80)루를 처음 만나는 순간 니체가 한 말:
"어떤 별에 의해 우리가 여기서 서로 만나게 되었는가?"
니체가 한 말은 진심이었고 또한 니체는 그녀를 만난 것이 전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81)루가 니체에 대해 느낀 첫 인상:루는 호감을 느끼는 동시에 반발을 느꼈다.니체의 태도는 그녀를 혼란케 하는 어떤 부자연스러운 정열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니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로 결심했다./(보자마자 레를 통해 루와 결혼하고 싶다는 니체의 간접 청혼에 대해)루는 웃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얼마나 속물적으로 보였겠는가? 니체가 자신의 자유주의사상을 자랑한다고 그녀는 들었었다. 그의 청혼은 그녀에게 요컨대 자유사상가의 생각 같지 않았고 그것은 너무나 인간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점이 그녀가 니체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반발을 느끼게 된 원인이었다.
니체의, 누이동생의 질투심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거짓 편지에도 불구하고 루는 자기 마음대로 살아갈 것을 결심했다.
(89)니체의 청혼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니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루가 제안한, 셋이 함께 사는 생활에 동의했다.
(90)니체의 연출에 의해 스위스 사진사 쥴 보네가 찍은 세 사람의 사진은 웃음거리가 되고 누군가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루살로매-레-니체

(19세기 정신사를 이끌었던 니체도 사랑 앞에서는 찌질한 연기를 펼치는데 망설임이 없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101-104)니체의 누이동생 엘리자베트:(작가는 엘리자베트의 됨됨이를 묘사하면서 대부분의 인간들이 지닌 속성,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다각도로 보여 준다)
엘리자베트는 독선적이며 편협하였다. 36살 노처녀인 엘리자베트는 부르조아지의 도덕 이념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그녀는 영리했고 매력적인 외모를 갖고 있었지만 아직 미혼이었다. 그녀는 청춘시절에 진정한 사랑을 체험한 적이 없었으며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어 보지 못했었다. 친구들의 연애 얘기에 병적일 정도의 관심을 갖고 끼어든 것으로 보면 추측컨대 그녀는 무엇보다 남의 흉허물을 찾아내어 그것을 밝혀내는데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엘리자베트가 자신의 쓰라린 노처녀 신세를 크게 모독하려 드는 사람을 꼭 하나 찾아내려 했다면 루보다 더 적격인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자신에게 구혼할지도 모르는 반유대주의자 풰르스트가 루와 다정히 웃고 이야기하는 걸 목격하자 그녀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녀는 루를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 인물이라고 확신했다.
엘리자베트는 다음 기차를 타고 루를 따라가서 다짜고짜 따지고 덤볐다.
"여자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평판이예요.평판이란 것은 잃어버리기는 쉬워도 회복하기는 어렵지요. 루, 당신은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여자는 사소한 제스처, 눈짓, 말 한 마디를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데요! "
루는 유쾌하게 웃으면서 엘리자베트의 말을 중단시켰다.
"엘리자베트, 당신 말이 옳다면 나는 이미 버린 여자니까 더 이상 따질 필요도 없지요. 그렇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아무리 평판이 나쁘더라도 난 바이로이트에서 즐거웠으니까."
(108)니체와 루와 레:
--루가 레에게 보내는 편지--
니체는 나와 똑같은 생각 ,똑같은 느낌을 갖고 있을 때가 많아서 아주 신기하며 반쯤 말해도 서로 이해가 됩니다.
그는 감동해서 언젠가,
"우리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나이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서로 같이 살았고 같이 생각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우리가 이렇게 닮았기 때문에 우리들 사이의 차이점이 그에겐 큰 충격을 주는 것 같습니다. 당신과 나만큼이나 서로 닮지 않았을 경우에는 공통점을 찾아내고는 그것으로 기뻐할 것이지만, 니체와 나만큼 서로 닮았다먼 차이점을 느끼고 그것으로 괴로워할 것입니다.
(110)니체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
"어느날 새 한 마리가 나에게 날아왔네. 그리고 생의 기로에 서 있는 모든 고독한 자와 마찬가지로 미신적인 나는 독수리 한 마리를 봤다고 생각했네. 지금 세상은 내가 잘못 봤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겠지? 루와 나는 유럽의 조그만 소문거리가 되었네.
이 새의 출현 때문에 온 여름을 희망의 드높은 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환상가인 나와, 속아 넘어가지 않는 영악한 자들과 누가 더 행복한 것일까?"
(111~112)니체와 루가 이룬 결실:
루는 일기에서 니체의 앞날을 예고했다.
'니체는 새로운 종교의 예언자로 등장했으며 영웅들을 제자로 만드는 종교를 만들 것이다.'
루는 반세기 후의 사건을 미리 예언한 셈인데, 니체와 그녀는 신이 없는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에 해답을 제공해 준 것이었다. 인간은 어쨌든 신을 가지려 할 것이며 낡은 신이 죽으면 새로운 신을 스스로 창조해 낼 것이다.관능적인 욕망은 이 목가적 생활에서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것 같았다.
(122)니체의 사랑
니체는 루를 결코 잊을 수 없었으며 가능성이 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못했다.
(126)그러나 루와 레가 동거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니체는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금년 여름에는 천사가 내려왔다고 생각했었는데--고통과 외로움 때문에 내 안에서 굳어있던 것들을 어루만져주는 천사, 특히 용기와 희망의 천사였지. 그런데 지나보니 천사가 아니었네. 어쨌든 나는 그녀와 끝났네. 사랑과 감정의 정말 헛된 낭비였네. 이제는 자신이 있네."
(130-)짜라투스트라의 탄생
"짜라투스트라가 탄생하게 된 데에는 루도 큰 몫을 했다"--오버베크 부인의 말
"니체는 얼마동안 루에게 홀딱 빠져 있었다. 그는 그녀의 독특한 점을 보고 있었으며, 그가 몰두한 루의 환상에서 짜라투스트라를 쓰게된 분위기가 싹튼 것이다. 니체는 루를 통해서 자신의 정서가 고양되었다고 생각했으므로 그녀에게 매우 감사했었다.--친구 가스트의 말
(131)"나는 루보다 더 재능있고 사색적인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반 시간만 같이 있으면 행복이 넘칩니다. 나는 이 마지막 일 년에 큰 업적을 쌓았는데 루와의 만남이 헛된 일은 아니었습니다."--1884년,니체가 어머니께 보낸 편지
(134-135)(엘리자베트의 복수:루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은 '레와 루의 불순한 동거'롤 동네방네 소문내는 데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정작 오빠 니체가 심신이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았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 하나도 그르지 않다)
이런 주위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루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갔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生이지, 다른 것은 모두 무의미했다. 더욱 자기가 되려는 것, 본연의 천성의 법칙과 율동에 맞춰 성장하는 것만이 그녀가 중요시한 것이었다
루는 니체처럼 자신에 의해 충동받았으며 다른 어떤 율동에도 맞출 수가 없었다.
그들은 두 개의 별처럼 같은 궤도 위를 움직였다. 그들은 만나면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다./니체는 그녀에게 창조적인 인간의 영혼이 얼마나 불안정하며 천재와 광인을 구분하는 선이 얼마나 미묘한가를 잘 보여주었다.이 경험은 그녀를 정신분석학으로 인도했다./니체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프로이드로 가는 길을 열어 주었다. 여기에 이 사건의 큰 의미가 있다.
(135)루의 행위들
언론에서 니체의 저작의 해석을 둘러싸고 의문을 제기했을 때 루는 소신발언을 서슴치 않았다./니쳬의 편지를 발췌해서 출간했다, 그가 죽기도 전에./무명작가였던 루는 이 편지의 출간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그녀는 확고한 명성을 얻었을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윤택한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제3부 野性의 時代
(139)오빠 레
1883년 루와 레는 베를린에서 살았다. 루와 레는 한집에서 살았고 아주 친밀하게 지냈지만 그들은 애인이 아니었다. 루는 강한 의지로 자기 '오빠'의 정열을 억제시켰다.
루는 자기의 남은 생애를 레의 누이동생으로 지내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5년 동안 그녀는 이 계획대로 살았으며 이 기간이 그녀의 인생중 가장 행복한 때였다.
(140)젊은 예술가와 철학가의 무리로 되어 있는 그녀의 베를린 친구들은 루를 각하라고 불렀다.이 별명은 그녀가 아주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여주므로 언급할 만하다.
이 써클의 가장 어린 일원이며 유일한 여자였던 루는 사상이 기발하고 생각이 과감했으며 위선과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다.
그러니 눈부신 재능과 미모를 갖춘 이 러시아 여자가 그녀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매료했고 그들이 모두 그녀에게 반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42)특기할 만한 것은 루의 우정과 애정관계들은 항상 높은 정신적 차원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남자들이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그녀의 생동력과 그녀의 활발한 정신력 그리고 빛을 발하는 그녀의 본질 때문이었다.
(146)소설 <신을 얻기 위한 투쟁 속에서>발간:
자전적 특색을 드러냄/헨리 루라는 남자이름을 씀/베를린의 비평가들은 이 책의 저자가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성공적인 데뷰였다/레와 갈라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
(149)레의 죽음
영원한 것은 없다.대학교수가 되고 싶었던 레는 논문이 거절당하자 철학을 포기하고 의학을 공부해서 봉사하는 의사가 된다./사람들은 이 조용하고 검소한 남자에게서 聖者의 모습을 보았다/1901년 10월28일, 파울 레는 그들이 살던 집 가까이에 추락사한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151)프리드리히 칼 안드레아스:
이 낯선 남자 앞에 루는 처음으로 자기의 의지력을 압도하는 운명적 힘을 느꼈다./첫인상은 온화한 학자의 모습이었고 수도승처럼 보였다/검은 콧수염, 무성한 머리칼, 암갈색의 눈, 수수한 옷차림, 땅딸막한 체구로 인해 그는 검은 가방 속에 들어있는 작은새처럼 보였다./그는 인도네시아 태생(1846~  )의 중년남자였다./그의 어머니는 페르시아왕족 가문의 후예와 결혼했다/안드레아스는 언어의 천재로 독일어,영어, 네덜란드어, 불어, 라틴어,그리스어를 배웠다.그리고 그의 선조의 언어 페르시아어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후에 페르시아 방문의 기회를 얻어 6년간 그곳에서 생활하다 돌아온 후 41세 때 폐르샤어 선생 자리를 얻었다./이때 루를 만났다./다른 많은 남자들처럼 안드레아스도 첫순간부터 그녀를 손에 넣기로 결심했다./그는 약혼 전야에 자살기도까지 했다./억지춘향으로 결혼은 했으나 그들은 형식뿐인 결혼생활을 지속했다.
(159)게오르크 레더부어의 출현:
게오르크는 작가이며 정치가/루의 결혼생활에 위기 초래/사랑을 고백하며 안드레아스와 헤어지라고 했다/루는 마음이 흔들렸으나  남편의 압력으로 그와 절교한다/루와 안드레아스는 이혼은 하지 않지만 서로의 자유로운 생활은 허용한다는 데 합의했다./그후 루는 긴 유럽여행을 떠나고 혼자 남은 안드레아스는 직장문제로 고난을 겪고 생활고마저 겪게 된다./후에 괴팅겐대학에 언어학교수가 되고 가정부와의 사이에 아이도 낳는다/뒷날 루는 그 아이에게 유산을 상속한다./안드레아스는 루와 43년 결혼생활을 하고 84세에 죽었다.
(163)안드레아스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루를 결코 소유하지 않았었고 그래서 결코 그녀를 잃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루는 항상 결국엔 안드레아스에게 다시 돌아왔다.(171--172)그녀는 젊고 매력적이었으며 도덕적 가책으로 가슴 조이지 않는 정열적 여자였지만, 아내도 애인도 아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여자였다. 외모가 소녀같이 여성적인, 그러나 판단에 있어서는 성숙하고 자신만만한 그녀는 베를린과 비인과 파리의 문학적 보헤미안들의 영역에서 움직였다.
(178)러시아 출신 자베리:근육질의 남자/힘과 부드러움을 갖춘 인물/그가 루의 일생에 있어서의 최초의 남자였을까?
(183)프리드리히 피넬레스 박사:
유대인 집안의 의사/'체멬'이라고도 불림/루와는 1895년 초에 어느 사교모임에서 만남/그는 27세로 루보다 일곱살 연하였다./검은 머리, 거무스름한 피부에 힘차고 날카로워 보이는 외모와 뛰어난 태도,묘한 분위기로 무리 중에 돋보였다. /그는 루를 매혹시켰다./이들은 12년 동안 부부처럼 살았고 임신까지 했다.

제4부 詩와 사랑
(189)르네 마리아 릴케:
뮌헨 슈바빙에서 만남/프라하 출신으로 21세의 젊은 무명 작가/수줍고 소극적인 성격/호리호리하고 부드러운 외모를 지님. 듬성듬성한 턱수염,구부러진 콧수염이 인상적/루를 처음 본 순간부터 매혹되었고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애썼다./릴케는 그녀를 멀리서부터 남몰래 존경해 온 젊은 시인이었다./무명의 릴케에겐 명성을 날리고 있는 루와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도 필요했다/오래지 않아 릴케는 루(36세)를 사로잡았다.그들은 부부가 되었다.

라이나 마리아 릴케(1875--1926)

(193-194)우리는 결코 서로 선택해서 친구가 된 것이 아니라 의식을 갖춘 결혼에 의해 서로 이루어진 것입니다.--루의 회고록/그러나 얼마 안 가서 루의 생각이 바뀌었다. 루는 자기의 젊은 애인을 아주 염려스런 마음으로 쳐다보지 않을수 없었다. 왜냐하면 릴케의 극도로 긴장한 듯한 상태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까닭이다./처음에 루는 자기의 사랑이 그를 고칠 수있으리라고 생각했고 그의 자아 의식을 강렬하게 만들어 주고 그를 생의 기쁨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그러나 소용이 없었다./자기 자신의 영혼의 기쁨을 위해 그녀는 릴케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갑작스런 시작과 갑작스런 헤어짐의 사이에는 시와 사랑의 3년간(1897-1899)*이 있을 뿐이었다.
(196-197)릴케는 두 사람이 다 함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신에 대해서 연구해 보기로 했다. 두 사람이 다 성경을 사랑했고 특히 구약을 좋아해서 둘이 있을 때는 릴케가 큰소리로 성경을 낭독하기도 했다.
그는 애인에 대한 자기의 감정과 일치하는 부분을 읽기 좋아했다.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여,

그대는 내 마음 사로잡아

우리는 그대의 눈 속에 하나가 되고

그대의 목걸이로 하나가 된다.

그대의 사랑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여,

그대의 사랑은 포도주보다도 아름답도다.'-구약성서 아가서


두 사람 모두 예수를 신의 아들로 보지 않았고, 격정 속에서 남들의 저버림을 받은 채 무한히 노력하는 종교적인 천재로, 고통을 당하는 인간으로 보았다.
(220-224)릴케와 남편과 함께 떠난 러시아 여행:
톨스토이를 만나고 푸쉬긴의 시를 재인식하고 그밖에 러시아의 유명 문학인과 예술가들을 만나면서 릴케의 시세계의  지평을 넓혔다./루에게는 자기의 고향을 릴케의 눈을 통해서 본다는 일이나 또는 어린시절의 익숙한 풍경들을 시의 세계 속에서 다시 한번 경험한다는 일이 잊지 못할 체험이었다. 루가 20년 전에 당시 사랑하던 사람 때문에 떠나야만 했던 러시아를 이제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돌아왔다는것은 詩的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225)루에게 바치는 릴케의 시:
--時禱書--
내 눈을 감기세요, 난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내 귀를 막으세요, 난 그대 음성을 들을 수 있어요.
발이 없어도 나는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께 맹세할 수 있습니다.
팔이 꺾이면 나는 당신을 내 마음으로 잡을 겁니다.
심장이 멎는다면, 나의 머리가 울릴 겁니다.
만약 당신이 머리에 불을 지른다면 나는 그대를 내 핏속에 실어 나르렵니다.
(231-233)루에 경도된 릴케는 편집증에 가까운 열성으로 그는 러시아적인 것이면 무엇에나 빠져들었다. 러시아풍의 옷을입고 방엔 러시아식 코너를 두고 러시아어로 범벅이된 독일어를 사용했다./릴케는 러시아어로 시를 쓸 수 있을 만큼 러시아어를 훌륭히 구사하였다./이런 과장된 일련의 러시아 사랑은 사실 루를 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럴수록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루는 릴케에 부담을 느꼈다.마침내 그녀는 릴케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248-249)내년에 내가 원하는 것은, 내게 필요한 것은 평온 뿐이다. 4년 전과 같이 혼자 있는 것 뿐이다.--루의 일기
그러나 릴케는 혼자 있는 것을 이제는 견딜 수가 없었다. 루가 떠난다면 그는 다른 여자를 찾아야 한다.
마침내 릴케는 그녀를 좋아했었는지 의심스러운, 클라라 베스트호프에게 구혼한다.
주위의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었다. 물론 주위의 염려대로 그 결혼은 오래가지 못했다.
(252)사랑의 에필로그
사랑의 관계를 끝낸 후 릴케와 루의 우정이 펼쳐져 간 과정, 특히 릴케가 예술가로서의 고독 속으로 서서히 성숙해 가는 데 끼친 루의 영향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릴케 자신도 알고 있었듯이 '이 뛰어난 여자가 없었다면 나의 모든 발전은 많은 것들로 잇닿는 길들을 찾지 못했을 것'이기때문이다.
(261-263)루는 릴케를 밀어냈으나 결코 헤어지지 못했다. 죽음 직전까지도 릴케는 루를 찾았다.
"루는 모든 걸 알아요---아마 루는 위안을 줄 수 있을거요--"

제5부 어느 영혼을 찾아서
(268)레의 자살 소식을 접한 루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녀의 도피는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걸까?
내면적인 갈등은 육체적 고통을 불러일으켰다. 심장병을 얻은 그녀는 맥박이 거의 뛰지 않을 정도의 무기력 상태에 빠졌다.
(269)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 그녀는 전에도 가끔 고요한 힘으로 그녀를 도와 주었던 한 남자에게 향했다. 이제 그는 사랑으로 그녀에게 평화와 충족을 주었다.
피넬레스 박사와 루는 1902년 여름을 케른텐과 티롤에서 함께 보내며 산악지대의 장엄한 풍경과 오스트리아 여관에서의 풍성한 음식을 포식했고 방해받는 일없이 함께 지낼 수 있다는 행복을 누렸다. 체멬의 요법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동시에 임신을 하게 되었다.(41세 때)그녀는 기쁨으로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주위의 따가운 시선 속에 유산을 하고 체멬을 떠난다.
(282)체멬과 루
일편단심 체멕은 루를 떠나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도 끝내 루를 자기 아내로 만들지 못한 채 독신으로 죽었다.
(284-285)폴 제르와 루
스웨덴인 정신과 의사인 폴 제르는 유부남이고 루보다 15세 연하였으나 첫눈에 그녀의 마술에 걸려 버린다.
"그녀는 비범한 인간이었다. 그녀는 엄청난 정신 집중을 통해 연인의 정신적 불을 즉각 붙여놓는다.내 긴 일생 동안 루만큼 빨리 그리고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의 말은 놀랍도록 솔직했다.---그녀는 유별나게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고 남자들 위에 군림하는 데서 기쁨을 느꼈다.--루가 악한 사람이라고 한 니체의 말은 전적으로 옳은 소리다. 그러나 괴테적 의미에서 말이다.
<항상 악을 추구하나 항상 선을 낳는 그 힘의 일부>
그녀는 내게 상처를 남겼으나 또 내게 많은 것을 주었다.--그녀는 결혼과 인간생활을 파괴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그녀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은 무서울만큼 창조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서 천재성의 불꽃이 느껴졌다. 그녀 가까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성장을 했다.우리는 거의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함께 여행을 했다. 21년 동안 --제르의 고백
1913년 뮌헨 프로이트와 가까워짐/이때 그녀를 흠모하다가 자살한 타우스크라는 청년도 있었다.
.(287)사랑은 또 한 번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려놓았다.길로트의 사랑은 자아를 찾게 해 주었고 레의 사랑을 통해 그녀는 자유를 얻었지만 이제 제르의 사랑이 그녀를 프로이드에게로 인도했다.
(287-1)국제정신분석학 협회의 바이마르 회의(1911년 9월21일)에서 만난 프로이드:오십대 중반 생의 전성기에 있었던 그는 의지력이 굳센 인간으로서의 매력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중키에 그다지 건장하지 않은 체격이었으며 콧수염은 희끗희끗했고 턱수염을 짧게 깎고 있었다. 탐구자의 검고 쉬임없는 눈은 그의 얼굴에 독특한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기분에 따라 그의 눈은 화난 듯 슬픈 듯 빛났고 갑자기 익살스럽게 반짝이기도 했다. 기질의 분류에 따르면 그는 모험가로 부를 수 있는 정복자형으로서 이 기질의 속성인 호기심과 용감성 그리고 완고함을 지니고 있었다.
제르는 회의 벽두에 루를 소개했다. 프로이드보다 겨우 다섯 살 아래이면서도 그녀는 새 장난감을 발견하고 무조건 그것을 갖고 싶어하는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게 행동했다. 그녀의 열성은 프로이드를 즐겁게 했다.
(289)바이마르에서 크게 감명을 받은 루는 정신분석 연구에 여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루는 프로이드의 지도 아래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싶어졌다. 곧 프로이드에게 편지를 썼다.
그의 강의를 듣고 지평을 넓혀간 루는 프로이드의 분석적 인식을 훨씬 능가했다. 그들은 죽을 때까지 상호존중을 토대로 25년 이상 교제를 계속했다. 루는 정신분석에서 生의 목표를 발견했으며 프로이드는 루에게서 자신의 충실한 註釋者를 찾아냈다.
(292-295)프로이드의 유능한 제자 타우스크:유고 출생/한때 판사였다가 신문기자가 되었을 때 프로이드를 알게 되고 그의 제자가 됨/35세로 루보다 16세 연하/큰 키에 훌륭한 외모/그러나 루를 감동시킨 것은 그의 투쟁 정신/둘은 의기투합하여 지냈다./그러나 타우스크는 루가 떠나고 그녀를 잊기 위해 애쓰다가 자살로 마감한다.
(도덕 따위는 개나 물어가라며, 목표로 하는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은 루~)
(297-298)모든 生은 그 자체로 소설인 것이다.근본적으로 작가인 그녀에게는 다른 생을 탐구히는 것만큼 흥미를 느끼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살아 움직이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소설 자체를 쓰는 일보다,훨씬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나는 작가들이 상상도 못하는 일들을 듣고 보고 있다.생활이 예술을 훨씬 압도하고 있다.나는 루가 동시대 인간의 깊은 생의 비밀을 알고자 정신 분석에 전향한 것으로 믿는다.-쾨니히스베르그 어느 의사의 말(1923년)
(301)戰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루를 프로이드가 도왔다. 그녀의 나이 벌써 60세.
(304)하인베르크의 魔女--마음에 드는 노년의 집--하늘과 땅 사이에 높이 솟은 괴팅겐 하인베르크의 집 발코니에서 루는 독일과 유럽을 뒤덮는 폭풍우를 보고 있었다. 두렵지는 않았다.

(나는 문득 프레디 머큐리가 떠올랐다.루보다 80여 년 후에 태어나 자유의지를 펼치며 천재적인 음악가로 활동하며 한편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양성애자로 마음껏 사랑을 나눈 사람 프레디 머큐리--천재적 재능이 뒷받침 되어 유럽의 철학,정신분석학에 일가를 이루며 기존 윤리를 파괴하며 마음껏 이기적 사랑을 한 루살로메---이둘은 많이 닮았다.)
(305)그녀는 당뇨병이었고 乳癌때문에 고령임에도 한쪽 가슴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았다.
(308)그녀는 이제 정말 혼자였으며 하나의 아웃사이더, 지상의 다른 사람들과 아무것도 공유할 것이 없는 隱者였다.
(311)인생--아, 인생은 창작이다.우리는 의식없이 날마다 조금씩 생을 살고 있지만 불가침의 전체성 속에서 생은 생동하며 우리를 창조한다.---루 살로메
(311-312)에른스트 파이퍼:살로메의 마지막을 거둬 준 사람./30년대 초에 만나 끝까지 곁을 지켜줌/죽기 약 2년 전부터 그녀의 문학적 유산을  파이퍼에게 넘겨 그의 재량에 맡겼다./그녀는 화장해서 시립 공동묘지 그녀의 남편 곁에 묻혔다.

 

(반백 년 가까이 살아남아 누렇게 변색되고 그 옛날의 두 줄 세로쓰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나가는 불편한 독서에도 왜 이리 이 책은 끌리는 걸까? 루 살로메의 숨결을 느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