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Y Family Room

상견례 날

맑은 바람 2023. 10. 2. 20:39

-강이 조부모님께 드리는 글-

 

20101219일 일요일

 

오늘은 결혼당사자인 강이와 현이가 양가 부모를 한자리에 모시는 날입니다.

옛날의 약혼식을 대신하는 절차예요.

행여 시간에 늦는 실수라도 할까 봐서 일찍 출발했는데 저쪽 부모님도 똑같은 생각을 하셨던 모양이에요.

약속시간 30분 전에 양가가 한자리에 앉았어요.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신 다복한 집안이고 부모님이 더 할 나위 없이 반듯하고 훌륭하신 분들인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도 제 마음에 드는 일은 바깥사둔께서는 헌칠한 체격에 부드러운 인상을 지녔는데 평생 부지런하고 학구열이 높아서 지금도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그런 분이고, 안사둔께서는 곱고 깨끗한 용모를 지녔는데 아담한 체격은 저와 비슷한데 퇴직 후에 봉사활동을 시작하려고 동화구연가 자격을 취득하여 여생을 준비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생각되었어요.

 

그 옛날 어머니, 아버지는 저를 처음 대하셨을 때 작고 약해 보여 맏며느리 감으로는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시어 마뜩찮아 하셨더랬지요?

제 탓은 아니지만 늘 그 점이 죄송했었는데, 어머니!! 강이 색시는 얼마나 예쁘고 키도 크고 건강하고 예의바른지 어머니가 살아계시어 그 모습을 보셨더라면 무척 흡족해 하셨을 거예요.

 

어머니는 심성이 고우시고 또 남 앞에서 싫은 소리하기 싫어하셔서 며느리가 맘에 안 들고 속상해도 혼자 참아내시고 저를 꾸지람 하신 적이 거의 없으셨습니다. 저는 그 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셨어도 어린 마음에 야속하고 서운한 일이 왜 없었겠어요? 아둔하고 어리석어서 힘들었던 적이 많은 저에게 지혜가 열리도록 기도해 주셔요, 어머니.

제가 어머니께 섭섭했던 일들을 제 며느리는 겪지 않도록 마음 쓰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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