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Y Family Room

예단 오던 날

맑은 바람 2023. 10. 2. 20:51

2011년 1월 23일 ()

 

며칠 동안 세 식구가 온 집안을 다 뒤집어 놓고 쓸고 털고 닦고 버리고 하며 문자 그대로 대청소를 했다.

새 식구를 맞이하는 기쁨으로.

낮부터 함박눈이 펄펄 내렸다. 오늘같이 좋은 날 다산과 풍요의 상징인 눈이 와서 좋다고들 했다.

 

드디어 1230, 대문이 열리고 이불 보따리와 선물 꾸러미를 든 예비 신랑신부가 들어왔다.

옷을 갖춰 입고 인사를 받았다. 주현이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맵시가 그대로 새색시였다.

부피가 큰 이불보따리부터 하나하나 아이들 보는 앞에서 풀어 보며 그때그때 칭찬의 말과 치하를 했다.

반상기며 은수저 세트며 작은 곡물 복주머니와 손거울까지 눈을 즐겁게 했다.

현금도 보내오셨다. 가족과 양가 친척들을 위해 쓰시라고.

 

어제부터 준비한 갈비조림, 잡채, 미역국을 주 메뉴로 소박한 밥상을 차려 내어 노고를 치하했다.

기념 촬영도 하고-- 앞으로의 날들이 오늘 같이 화기애애했으면--

 

아이들을 보내고 사둔 댁으로 감사 전화를 드렸다. 고마움이 잘 전달되었으리라.

오늘 잠자리는 묵은 침구를 다 치우고 새색시가 가져온 명주 요를 깔고 비단으로 싼 양털이불을 덥고 비단 베개를 베고 누웠다.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비단 금침에 누웠으니 세상 부러울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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