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기의 눈을 보지 않았다,
날카로운 가위로 배를 갈라 내장을 모조리 빼는 동안에도
어느 시인이, 깻잎 위에 은어 한 마리 올려놓고 입으로
가져가려는 순간,
은어와 눈이 딱 마주쳐
이내 입에 넣을 수 없었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조기야,
먼 바다를 건너와 이제 내 뜰에 머물렀으니
햇빛과 바람과 놀다가 내 봄 밥상에 올라 입맛을 돋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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