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4윌3일(수) Telavi 10도~21도 연일 쾌청
*숙박은 싸게,이동은 편하게
<오늘 일정>텔라비-->트빌리시(1시간45분)-->므츠헤타(55분)--호텔 프라임 도착-->즈바리교회
환한 웃음으로 날 반겨주던 꽃나무와 울음소리로 추억을 소환해준 닭들과 작별을 하러 뜰로 나갔다.
Daum에선 흰꽃나무 이름을 앵두 59%. 살구 29%일 확율이 있다고 했고 Naver에선 복숭아나무나 살구나무일 거라 했다.
그러고 보니 한번도 보지 못한 살구꽃일까? 아니다, 꽃모양만으로 봐서는 사과꽃이다. 아무려나 풍성한 열매맺고 신맛나는 좋은 소스로 쓰이렴~(후에 어떤 이는 체리꽃이라 했는데 가장 신빙성이 있어 나도 체리나무로 여기기로 했다.)
닭들이 노니는 곳으로 갔더니 갑자기 긴장감이 돈다. 한 눔은 저만치 혼자 떨어져 있으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후다닥 무리 쪽으로 온다. 그러더니 네 마리가 죽은 듯이 부동 자세로 서 있는게 아닌가.
내가 저희들 목을 비틀러 온 줄 아나? 미안한 맘이 들어 얼른 돌아섰다.
오전 10시 주인장 소개로 택시를 불러타고 트빌리시로 향했다.거기서 다시 므츠헤타로 들어가기로 한다. 합승은 40라리, 한팀만은 80라리.우린 후자를 택했다. 이 기사님도 영어 못한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 내내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 얼떨결에 조지아 음악감상 잘했다.
91km를 1시간 45분 만에 달려 트빌리시에 닿았다.
중간에 언덕꼭대기에서 한번 쉬었다. 거대하고 하얀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콤보리산> 정상이라고 한다.
조용하지만 부담없는 기사였다.
트빌리시에 도착 후 얀덱스를 불러 므츠헤타로 떠났다.(35라리)
그도 영어를 못한다고 했다.트빌리시 말고는 대체로 비영어지대인 듯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더러 어디서 왔느냐 묻는다. South Korea라 했더니 갑자기 목소리를 드높여 김정은과 푸틴은 Stupid하다고 흉을 본다. 자기는 러시아인이라면서도~
그리고 조지아 운전자들도 규칙을 지키지 않고 Stupid하다고 또 흉을 본다.한 단어 가지고도 적재적소에 잘 써 먹는다. 그 넉살이 귀여워(?) 웃음이 났다.
트빌리시에서 12시 20분에 출발한 차는 55분 만에 목적지 <Hotel Prime>에 도착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3층 숙소에 짐을 놓자마자 여주인은 우리를 테라스로 안내했다.눈앞에 경이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므츠헤타에서 꼭 봐야 하는<즈바리교회>가 저만치 보이고, 가장 비중있고 장엄한<스베티즈 호벨리 대성당>이 바로 지척에 있다.
둘러보니 우리 숙소가 인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집이다.
여주인이 자랑스러워할 만도 했다.1박에 31500원밖에 안 하는 데도 이런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다니!
이번 여행은 '숙소는 싸게, 이동은 편하게'를 모토로 삼았지만 이런 횡재를 하기도 한다.
여주인은 우리를 앉혀놓고 와인을,약술에 해당하는 질좋은 와인을 마시지 않겠느냐고 권한다.
<킨즈마라울리 와인>이라고 하는데 최고!로 치는 약술이란다.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와인을 음미하고 있는데 조지아 전통빵 푸리를 들고 온다. 바로 화덕에서 꺼내온 듯한 따끈하고 바삭한~
내친 김에 식사를 하자고 이것저것 싸가지고 온 것을 풀었다.
식후 잠시 쉬었다가 산 정상의 <즈바리교회>로 가기 위해 차를 불렀다.얀덱스가 왔다.
'십자가 교회'라는 뜻 므츠헤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풍광이 뛰어남.성녀 니노의 포도나무 십자가가 있는 곳?(트빌리시시오니성당에도 있다) 왕복 30라리. 추가요금까지 붙여서 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약간의 바가지를 쓴 것 같다. 숙소 남자주인이 기사라는데 내일 여정은 그와 함께 해야겠다.
<즈바리 교회>는 보기엔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 차로 가니 수없이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가야 한다.
걸어서는 엄두도 못낼 위치다. 이곳 신도들은 어떻게 이곳으로 예배를 드리러 다녔을까? 이곳에선 성녀 니노께 촛불봉헌을 했다.우리들의 건강을 축원하는~
밖으로 나와 오른쪽을 보니 저 아래 강이 세 갈래로 갈라졌는데 두 강물빛은 누렇고 한쪽은 파랗다. 이들이 합치고 갈라지는 모습에서 삶의 원형을 본다.
대니가 요새 자꾸 어지럽다고 한다.그러게 휴대폰 좀 고만 보라고 타박을 하지만 속으론 은근히 걱정이다. 집안이나 길에서 넘어지는 게 다 어지럼 때문이 아닌가.
"나 먼저 가면 어떡할래?"
대니가 한마디 툭 던진다.
나는 무슨 소리냐는 듯 말했다.
"당신 집안 장수 내력으로 봐서 100살 넘도록 살 거야, 걱정 말어."
사실 나는 그가 먼저 떠나면 투닥거릴 상대가 없어져 사는 게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대니가 말한다.
"나도 당신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어 "
둘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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