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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2(242~끝)

맑은 바람 2024. 8. 20. 02:01

(242~끝)
(255)조르바가 돌아왔다.:
갈탄광이 있는 해변에 이르자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우리 오두막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조르바가 돌아온 모양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뛰어가고 싶었지만 나는 꾹 참았다.반가워하지 말아야지, 화를 내면서 단단히 따져 두어야지. 급한 볼일로 보냈는데 내 돈만 몽땅 써버리고 카바레 계집과 어울려 놀다가 열이틀이나 늦게 돌아온 것이 아닌가! 화가 잔뜩 난 척해야지---.암, 그래야 하고말고!
나는 내 성질에다 불을 붙일 겸. 천천히 걸었다. 화를 내어 보려고 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주먹을 쥐는 등, 화가 난 사람들이 하는 짓은 다 해보았다. 그러나 잘 되지 않았다. 화가 나기는커녕 오두막이 가까워칠수록 가슴이 뿌듯해졌다.
오두막 쪽으로 올라가 불빛이 비치는 창 안을 들여다보았다. 조르바는 무릎을 꿇고 불을 지핀 화덕 앞에 쪼그리고 앉아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가슴이 뭉클했지만 나는 소리를 질렀다.
"조르바!"
(261)조르바의 노래:
마음 한번 먹었으면 밀고 나가라, 후회도 주저도 말고.
고삐는 젊음에게 주어라, 다시 오지 않을 젊음에게.
네가 너를 잃지 않는 순간은 네가 이기는 순간!
(277)어느 파계승과의 대화:
"어쩌다 수도승이 되었는고?"
실컷 먹어 헛소리가 하고 싶어진 조르바가 물었다.
수도승은 빙그레 웃었다.
"내 마음에 원래 거룩한 데가 있어서 수도승이 되었다고 생각하시겠지.무리도 아니오.형제여, 그러나 아니오.나는 가난, 저놈의 가난 때문에 수도승이 되었어요.먹을 게 없어서. 수도원에 가면 굶지야 않겠지, 이렇게 생각했던 겁니다."
"그래 이제 배가 찼는가?"
"하느님을 찬양할지어다! 나는 이따금 한숨을 쉬며 불평합니다만, 그건 대수롭지 않은 것이니 못 본 척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속세의 일로 한숨을 쉬는 건 아니랍니다. 속세의 일 따위는 개나 물어가라지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지요. 하지만 나는 천국에 가고싶어요. 그래서 자주 농지거리나 미친 짓거리로 道伴들을 웃기지요.하지만 이것들은 하나같이 내가 악마에게 들렸거니 하고 욕을 합니다.그러나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지요.
'그럴 리가 있나, 하느님도 장난이나 웃는 것을 좋아하실 거야.언젠가는 날 보고, 이리 들어오너라. 이 광대야, 이리 들어와 날 좀 웃겨다오,  하고 말씀하실 거야' 그러니까 나는 광대로 천국에 들어가려는 겁니다."
"이 친구야, 그렇다면 자네 꼭지는 돌아도 제대로 돈 거야."
(301-302)천국은 도처에:
먼 산이, 타오르는 햇빛에 살랑거리는 아지랑이처럼 투명하고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나른했다. 조용하고 신비스러운 환희가 내 몸을 감쌌다. 내 주위의 초록빛 신비가 바로 천국인 듯했다. 내가 느끼는 신선하고 상큼하고 소박한 희열 자체가 히느님인 듯했다.(하느님은 시시각각으로 그 모습을 바꾼다.어떤 모습으로 변장하든 하느님의 모습을 알아보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한 잔의 신선한 물이 되는가 하면 무릎 위에서 노는 아이가 되고 아름다운 여자가 되는가 하면 아침 산책이 되기도 한다.)
조금씩 조금씩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은 변화를 멈추면서 이윽고 꿈이 되었다. 나는 행복했다. 이승과 저승은 하나였다.한 덩어리의 꿀을 안은 들판의 꽃---생명은 내게 그렇게 보였다.내 영혼은 그 꿀을 탐닉하는 벌이었다.
(321)조르바의 철학:
---"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그가 조금 뜸을 들이고는 말을 계속했다.
"---믿음이 있습니까? 그럼 낡은 문설주에서 떼어낸 나뭇조각도 聖物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나요? 그럼 거룩한 십자가도 그런 사람에겐 문설주나 다름이 없습니다."
나는 뇌의 기능이 더할나위 없이 거칠고 대담한, 정신은 누군가가 건드릴 때마다 불이 되어 타오르는 이 사나이에게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326)모두가 불쌍한 존재:
--내게는, 저건 터키 놈,저건 불가리아 놈, 이건 그리스 놈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두목, 나는 당신이 들으면 머리카락이 쭈뼛할 짓도 조국을 위해서랍시고 태연하게 했습니다. ---요새 와서는 이 사람은 좋은사람, 저 사람은 나쁜 놈, 이런 식입니다.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놈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가집니다.태연해야지 하고 생각해도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오, 여기 또 하나 불쌍한 것이 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자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한다. 이자 속에도 하느님과  악마가 있고 때가 되면 뻗어 땅 밑에 널빤지처럼 꼿꼿하게 눕고, 구더기 밥이 된다. 불쌍한 것! 우리는 모두 한 형제간이지.모두가 구더기밥이니까.
(333)조르바의 일에 대한 철학:
그는 하루 종일 먹지도 않고 담배를 피우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쉬지도 않았다. 그는 일에 빠져든 것이었다.그는 내게 이런 말을 하고는 했다.
"일을 어정쩡하게 하면 끝장나는 겁니다.말도 어정쩡하게 하고 선행도 어정쩡하게 하는 것,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건 다 그 어정쩡한 것 때문입니다.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겁니다. 못 하나 박을 때마다 우리는 승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악마대장보다 *반거충이 악마를 더 미워하십니다."
*반거충이--배우던 것을 중간에 그만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
(358)과부 피살 사건:
(동네총각이 상사병에 걸려 물에 빠져 죽자 마을사람들은 그녀를 살해한다.목을 잘라서~~주인공 '나'도 그녀에 반해 며칠 전 그녀와 동침했었는데~ 당시는 풍습상 '이에는 이' 가 통했었나 보다.)
(376-379)오르탕스의 죽음:
조르바가 들어와 죽은 여자를 내려다보았다.목에 벨벳 리본을 두른 채 팔을 포개고 누워있는 여자의 모습은 누렇게 뜨고 파리떼로 덮여 있었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조르바는 생각했다.
'한줌의 흙이로구나.배고파할 줄도 알고, 웃기도 하고, 키스도 하는 한 줌의 흙, 한 덩어리 흙이면서도. 사람을 울리던 것, 지금은---우리를 이 땅에 데려다 놓은 악마는 어느 놈이고, 이 땅에서 데려가는 악마는 또 어느 놈인고?'
(오르탕스가 숨이 끊어지기도 전에 마을사람들은 너나없이 그녀의 물건에 손을 댔다. 슬프고 허망한 인간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지금이라고 왜 안 그렇겠는가! 치매 걸린 엄마의 통장을 빼앗고 재산을 부지런히 빼돌리고~~ )
(391)조르바의 삶의 철학: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398-399)'나'의 인간관:
조르바,내 말이 틀릴지도 모르지만,나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소위, 살고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돈 벌고 명성을 얻는 걸 자기 생의 목표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또 한 부류는 자기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인류의 삶이라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그걸 목표로 삼는 사람들이지요. 이 사람들은 인간은 결국 하나라고 생각하고 인간을 가르치려 하고, 사랑과 선행을 독려하지요. 마지막 부류는 전 우주의 삶을 목표로 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나무나 별이나 모두 한 목숨인데, 단지 아주 지독한 싸움에 휘말려 들었을 뿐이다.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요.글쎄, 무슨 싸움일까요?---물질을 정신으로 바꾸는 싸움이지요.
(400)파계승의 죽음:
(수도원을 불태운 수도승 자하리아는 해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 안의 악마가 사라지고 맑은 영혼만 남았다.)
(408-409)高架케이블 개통식 날:
조르바는 단숨에 첫번째 철탑 아래로 달려가 줄을 당겨 기를 내렸다.산 위의 인부들이 기다리고 있던 신호였다.
---그때 일어난 일은 필설로 표현할수 없다.파국은 벼락처럼 우리를 덮쳤다.우리에겐 도망칠 틈도 없었다.구조물 전체가 휘청거렸다.인부들이 케이블에다 매단 통나무엔 흡사 악령같은 가속도가 붙었다.불꽃과 나뭇조각이 공중으로 날렸다.몇 초 후 그 나무가 바닥에 이르렀을 때는 나무가 아니라 아예 통숯이었다.
(수도승과 수도원장과 마을 유지들 앞에서 개통식이 시작되었으나 통나무는 철제탑을 타고 미친듯이 내려오면서 숯이 되기도하고 바닷물에 처박히기도 하고 철탑을 모두 부숴버렸다.
꿈은 물거품이 되고 사람들도 모두사라지고 '나'와 조르바만 남아 반쯤 타버린 양고기와 술과 빵을 먹는다.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412)"두목, 맛이 기가 막히지요? 입안에서 살살 녹는군요.이 근방에는 초원이 없어서 양은 내내 마른풀만 먹습니다.이러니 고기가 맛있을 수밖에요."
(415-416)조르바의 춤:
우리는 함께 춤을 추었다.
조르바는 내게 춤을 가르쳐주고 엄숙하고 끈기있게, 그리고 부드럽게 틀린 부분을 고쳐주었다. 나는 차츰 대담해졌다.내 가슴은 새처럼 날아오르는 기분이었다.
"---브라보, 젊은이! 종이와 잉크는 지옥으로나 보내 버려! 상품, 이익. 좋아하시네.광산, 인부,수도원  좋아하시네. 이것 봐요. 당신이 춤을 배우고 내 말을 배우면 우리가 서로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어디 있겠소!"
그는 맨발로 자갈밭을 짓이기며 손뼉을 쳤다.
"---두목! 당신에게 할 말이 아주 많소. 사람을 당신만큼 사랑해 본 적이 없어요. 하고싶은 말이 쌓이고 쌓였지만 내 혀로는 안 돼요. 춤으로 보여 드리지. 자, 갑시다!"
(417)나는 새벽에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해변을 따라 마을로 향했다.내 심장은 가슴 속에서 뛰고 있었다.내 생애 그같은 기쁨은 누려본 적이 없었다.예사 기쁨이 아닌,숭고하면서도 이상야릇한, 설명할수 없는 즐거움 같은 것이었다.설명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과 극을 이루는 그런 것이었다.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돈, 사람, 고가선, 수레를 모두잃었다. 우리는 조그만 항구를 만들었지만 수출할 물건이 없었다.깡그리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그렇다.내가 뜻밖의 해방감을 맛본 것은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이었다.엄청나게 복잡한 필연의 미궁에 들어있다가 자유가 구석에서 놀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이었다.나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놀았다.모든 것이 어긋났을 때, 자신의 영혼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그 인내와 용기를 시험해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보이지 않는 강력한 적(혹자는 하느님이라고 부르고 혹자는 악마라고 부르는)이 우리를 쳐부수려고 달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부서지지 않았다.
외부적으로는 참패했으면서도 속으로는 정복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 인간은 더할 나위 없는 긍지와 환희를 느끼는 법이다.외부적인 파멸은 지고의 행복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418)나는 그 황량한 해변에 작별을 고하고 내 가슴에 새겨 함께 떠나려고 물가를 걸었다.
나는 그 해변에서 수많은 환희와 즐거움을 체험했다. 조르바와의 생활은 내 가슴을 넓혀주었다. 그의 말 몇 마디는 내 영혼을 안식게 했다.정확한 직감과 독수리 같은 원시의 모습을 함께 지닌 그는 지름길을 잡아 숨 한번 차지 않고 다른사람들의 노력의 정상에 이르러 거기에서 더 나아가기도 했다.
(435-437)조르바의 絶緣:
시베리아로부터 온 조르바의 편지,
"멋진 녹암을 찾았음, 즉시 오시오. 조르바"
'나'는 베를린의 참혹한 겨울에 시달리며 조르바에게 가지 않았다.
조르바에게서 답장이 왔다.
"두목, 이런 말을 해서 어떨는지 모르지만 당신은 가망없는 펜대 운전사올시다.평생에 한 번이라도 그 아름다운 녹석을 봐야 하는 건데, 당신은 보지 않았어요. 젠장,일이 없을 때 나는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지옥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하고. 그러나 어제 당신의 편지를 받고 나는 두목같은 펜대 운전사에게는 지옥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뒤로 조르바는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심각한 사건(독일이 그리스를 침공함)이 우리를 갈라놓았다.세계는 술취한 사람들처럼 휘청거리고 비틀거렸다. 땅이 갈라지면서 우정이나 애정은 그 속으로 처박혔다.
(442-443)조르바의 죽음:
세르비아에서 날아온 편지(마을 교장의 편지)는 조르바의 죽음을 알렸다.
"--최후의 순간까지 정신이 말짱했고 그 사람을 생각하더라고 전해 주시오. 그리고 나는 무슨 짓을 했건 후회는 않더라고 해 주시오. 그사람의 건투를 빌고 이제 좀 철이들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하더라고 전해 주시오. --신부같은 게 내 참회를 듣고 종부성사를 하러 오거든 빨리 꺼지는 건 물론이고. 온 김에 저주나 잔뜩 내려주고 꺼지라고 해요.내 평생 별짓을 다 해보았지만 아직도 못한 게 있소. 아,나같은 사람은 천년을 살아야 하는건데---"
조르바는 '나'에게 산투르를 전해 달고 했다.

(일인칭 서술자 '나'에 의해서 전해진 조르바는 매력덩어리였다. 카잔차키스는 카뮈의 말대로 노벨문학상을 100번 받아도 마땅한 사람이었다. 조지아 정교회의 미움을 받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니, 조르바의 말대로, '개나 물어가라!')

--저자 소개--
(445~)카잔차키스(1883~1957.10)그리스 크레타 섬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남/태어날 당시 크레타섬은 오스만제국 영토였음/1907년 프리메이슨에 입회함/ 파리 유학/1908년 앙리 베르그송의 강의를 듣고 니체를 읽음/1911년 갈라테아 알렉시우와 결혼/1912년 1차 발칸전쟁이 발발하자 육군에 자원 입대/1914년 아토스 산 여행/1915년 아토스 산의 벌목 계약을 위해 테살로니키로 여행/1917년 전쟁으로 석탄연료가 부족해지자 조르바라는 일꾼을 고용, 펠로폰네소스에서 갈탄을 캐려고 시도함/위의 두가지 사업경험이 <그리스인 조르바>의 밑거름이 됨/1919년 공공복지부장관이 됨/1922년 소비에트연방으로 이주할 것을 꿈꾸며 러시아어를 배움/1928년 대중 앞에서 소련을 찬양하는 연설을 함/1932년 스페인으로 이주하여 살기로 함/재정적 어려움을 겪음/ 1936년 *아이기나에 집을 짓고 장기 거주하게 됨.
*아이기나: 그리스 살로니카 제도에 있는 섬
1940년. 무소리니에 이어, 독일이 그리스 점령/1944년 그리스 내전/1945년 62세에 오랜 동반자 엘레니 사미우와 결혼/정무장관 입각/1946년 노벨상 후보에 오름/1947년 <그리스인 조르바>가 파리에서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출간됨/1953년 70세에 안면습진의 영향으로 한쪽 눈 시력 상실, 습진의 원인은 림프샘 이상이었음/1954년 71세로 림프성 백혈병으로 진단됨/1955년 <영혼의 자서전>을 쓰기 시작함/1957년 74세에 중국정부 초청으로 중국 방문,일본 경유를 위해 광저우에서 예방접종을 했으나 후유증으로 독일 병원 입원,쾌유됨. 그러나 바로 아시아 독감에 걸려 10월 26일 사망함/크레타섬으로 옮겨져 수많은 사람들의 애도 속에 장례가 치러짐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크레타:
 신들을 길러낸 그리스 신화의 보금자리.욕심 많고 거짓말 잘 하고 난폭하고 거칠기로 소문난 크레타인들의 섬이다. 크레타는 평화 시에도 사람들로 하여금 광란의 불길에 쫓기게 하는 섬, 지극히 세속적인 방법으로 삶을 사랑하고 신을 섬기는 사람들의 땅이다.
(456)신을 구하는 자의 기도:
1.주님, 나는 당신의 손에 든 활입니다. 당겨주소서.
2.주님, 너무 세게 당기지는 마소서. 나는 약한지라 부러질지도 모릅니다.
3.주님, 마음대로 하소서. 부러뜨리든 말든 뜻대로 하소서.
(459)조르바: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세계적인 작가로 일으켜 세운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이다.
 
(459-1~460)카잔차키스의 궁극적 가치:메토이소노(聖化)=거룩하게 되기
포도가 포도즙이 되는 것은 물리적인 변화다. 포도즙이 마침내 포도주가 되는 것은 화학적인 변화다.포도주가 사랑이 되고 성체가 되는 것,이것이 바로 '메토이소노'다.
사업이 거덜난 날, 세상에 거칠 것이 없는 자유인 조르바는 바닷가에서 춤을 추었고, 이후에 책상 물림 인 나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썼다. 이를 두고 카잔차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보라, 조르바는 사업체 하나를 '춤'으로 변화시켰다. 이것이 바로'메토이소스'다. '거룩하게 만들기'이다.
나는 조르바라고 하는 위대한 자유인을 겨우 책 한 권으로 변화시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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