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늦가을, 쓸쓸한

맑은 바람 2024. 11. 14. 19:44

대학로의 플라타나스 아름드리 줄기가 오랜 시간 風雪에 하얗게 알몸을 드러낸 채 서 있다, 자작나무도, 백송도 아니면서~~

시내버스에서 나지막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옛 시인의 노래>
헐렁한 버스 속에서 가슴에 스며드는 노래가 생뚱맞으면서도 감미롭다.

<옛 시인의 노래>

마른 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 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어요.
그대가 나무라 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얘기를......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얘기를......

저들도 한바탕 비 내리면 나목으로 남겠지~~

 

아무래도 내 맘을 전하고 싶어 일부러 앞쪽으로 내리면서 "음악 잘 들었습니다" 하고 인사를 드렸다.
기사양반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음익에 통 무신경했거나, 유리벽이 가로막혀 소통이 되지 않았거나~~멋적었다.

환승을 기다리는 버스 정류장, 밀리오레 빌딩 앞  은행나무 가로수가 질리도록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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