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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계절의 사나이

맑은 바람 2025. 1. 26. 13:49

<사계절의 사나이>:
영국의 극작가 로버트 볼트가 1960년에 발표한 희곡을 영화화한 것/헨리8세 시대에 대법관(재상) 토머스 모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상영시간 2시간
토머스 모어(1477~1535)향년 58세/인문주의자, 대법관,정치가

토마스 모어
헨리 8세 역의 로버트 쇼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토머스 모어 역의 폴 스코필드

토머스 모어 역 배우 폴 스코필드는 영화배우이자 연극배우로 2008년 백혈병으로 사망함.


이 영화에서 토머스 모어의 삶과 죽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은 리차드 리치와, 헨리 8세와 가족들이다.
그들이 모어와 나눈 대사를 보면 전체 줄거리와 인물의 성격을 바로 짐작할 수 있다.

1.토머스 모어와 리차드의 대사:
T) 자네는 좋은 선생이 될 거야. 훌륭한 선생이 될 수도 있어.
R) 그렇더라도 누가 일아주죠?
T) 자네 자신과 제자들,친구들, 신이 알지.부패한 사람들이 아니라 말이야. 그리고 조용한 생활도 영위할 수 있어
(모어는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똑똑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리처드가 정치계에 뛰어들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훗날 리차드는  모어 앞에서 僞證까지 하며 웨일즈 법무장관 자리를 꿰어찬 후  드디어 대법관의 자리에 올라 老患으로 죽을 때까지 권럭의 맛에 취해 산다.)

2.헨리 8세와 토머스 모어의 대사:
(왕이 토머스를 대법관 자리에 임명한 후 예고도 없이 토머스의 집을 방문한다)
H)자넨 내 친구지, 그렇지 않나?
T)영광입니다, 폐하.
H)친구를 대법관으로 두어 참 다행이야.
T)능력은 부족하오나---
H)자네 능력은 내가 판단하겠네.
(왕은 자신의 고민을 넌지시 꺼낸다.)
H)이혼에 대해서 생각해 봤나?
T)캐서린 왕비와 이혼 말씀이십니까, 폐하?
아무리 생각해도 폐하와는 같이할 수 없음이 확실하여 그 문제는 생각치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H)그렇다면 충분히 생각치 않은 거야.내가 영혼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하네. 그건 결혼이 아니었어. 난 내 형의 미망인과 근친상간의 관계로 살아 왔네. 그건 죄악이었어. 그래서 내게 아들이 없지.왕비와 이혼하는 것이 내 의무일세. 교황이든 누구든 나와 내 의무 사이에 끼어들 수는 없어! 어째서 그걸 보지 못하나? 다른 이들은 다 보는 것을.
T)그러면 어째서 제 지지가 필요하십니까?
H)자네가 정직하기 때문이지. 노포크 같은 자는 내가 왕관을 썼기 때문에 나를 따르고 크롬웰 같은 자들은 날카로운 이를 가졌기 때문에 나를 따르지. 내가 그들의 사자니까 말이야.
T)폐하를 불쾌하게 해 드린 것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
H)아닐세, 토마스. 자네의 정실함을 존경하네. 존경심이란, 그건 사막의 물과 같은 거야.
(화제를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린다.)
H)그 일에 관해서는 말이야, 반대는 없다고 했네. 반대는 없어. 자네는 빼주고 싶지만 자넨 내 대법관이야. 대법관의 반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반대는 안돼.
T)폐하, 제가 왕비에 관한 이 중대한 문제에 충언을 드리지 못하면---
H)내겐 왕비가 없어! 캐서린은 내 아내가 아닐세! 어떤 사제도 그렇게 만들 수는 없지. 그녀가 내 아내라고 하는 자들은 거짓말쟁이에다 반역자들이야. 그래, 반역자들이야! 참고 있지는 않을 거야. 배반은 못 참지.그건 나를 미치게 하지.그건 국가에 해가 되는 독이지.난 그걸 없애 버릴 거야.
T)폐하께서 절 당황케 하시는군요.
(왕은 밥 먹으러 들어가겠다고 하다가 潮水가 바뀌면 리치몬드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고 서둘러 떠난다.거의 狂人 수준!)

(토마스의 辭任)
3.아내와 토마스의 대사
E)이제 당신도 끝이군요.이제 뭘 할 거죠? 난로가에 앉아서 잿더미나 쑤시고 있을 거예요?
T)절대 아니야, 앨리스. 글을 좀 쓸가 해.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생각도 할 거야. 낚시도 배워야겠어.
(나훈아도 은퇴 후에 하고싶은 일을 말했다. 안 해 본 일을 하고싶고 안 가 본 곳도 가고싶고 안 먹어본 것도 먹고싶다고.

구름 위에 살다보니 먹어 보지 못한 막걸리와 빈대떡을 장날에 꼭 먹어야겠다고.

치열하게 살아온 외길 인생들이 老年에 하고 싶은 일들인가 보다. 그러나 왕은 그의 여유로운 노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대법관의 자리를 내려놓고 런던탑에 갇혀 내일을 알 수 없는 인생이 되었다.)

 

4.딸과 아내와의 대사
M)아버지, 나오세요.법안에 선서하고 나오세요.
"神은 입 속의 말보다 마음 속의 생각들을 주시하신다." 저에게 늘 말하셨죠.
T)그렇지.
M)그러니 맹세의 말만 하시고 마음 속으론 달리 생각하세요.
T)그럼 맹세가 뭐냐, 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면?
듣거라, 맥. 맹세를 한다는 것은 손으로 자신을 받치는 행위야. 물처럼 말이다. 우리가 손가락을 벌리면 다시는 자신을 찾지 못하지. 네 아비는 그런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 중의 하나란다.
우리가 善이 통하는 나라에 산다면 상식만으로 우리는 聖人처럼 살수 있을 거야. 하나 우리가 보는 것은 탐욕 분노 자만 어리석음이고 자비와 겸손 정의를 무시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좀더 굳건히 버텨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다. 영웅이 될 위험이 있더라도 말이다.
M)이성적으로 생각하세요. 신이 원하시는 만큼은 이미 하시지 않았어요?
T)이건 이성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은 사랑의 문제란다.
E)같이 집에 갈 수도 있지만 여기서 쥐와 같이 지내는 게 더 만족스럽다는 거예요?
T)만족? 저들이 틈을 이만큼만이라도 벌려 둔다면 새처럼 빠져나가 첼시로 돌아갈 거요.
M)아버지 없는 집이 어떤지 아직 말씀 안 드렸군요. 초가 없어서 책도 안 읽어요. 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말도 제대로 못해요.
T)왕이 더 자비롭구나.고문은 안 하시니 말이다.
잘 들어, 이 나라를 떠나야 해. 모두들 이 나라를 떠나야 해.
이제 다시는 만나게 되지 않을 테니 같은 날 떠나야 해. 하지만 같은 배로는 안 돼. 다른 항구에서 다른 배로 가.

날 위해 그래줘.내 간청할게. 앨리스,간청하오!
E)알았어요.
T)그들이 내게 어떤 짓을 할지 생각하면 두려워. 그러나 더 끔찍한 건 당신이 날 이해해 주지 않는 거야. 당신이 날 이해해 준다면 제대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E)당신이 죽는 건 싫어요.
T)날 이해한다고 말해 줘.
E)아니요. 이래야 했다는 것도 안 믿어요.
T)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어찌할지 모르겠구먼.
E)그게 사실이예요.
T)당신은 정직한 여자지.
E)그건 좋은 거예요.  내가 두려워하는 건요, 당신이 가버리면 그것 때문에 당신을 미워하게 되는 거예요.
T)그럴 필요없어, 앨리스. 그러지 마.
E)당신은 내가 만난 최고의 남자라는 건 알아요. 당신이 가게 되면 신은 이유를 아시겠지요? 분명히 거기에 대해 잠자코 계실 테지만요.
(앨리스,갑자기 큰소리로 부르짖는다)
누구든 왕과 그 의회에 대한 내 의견을 알고 싶으면 묻기만 하시오!
T)(흐뭇한 표정으로) 내가 사자랑 결혼했구먼!

5.법정에서
(법관과 토머스 크롬웰과 토머스 모어의 대사)
J)피고는 고의로 우리의 군주 헨리왕의 의심할 여지없이 확실한 '영국교회의 최고 수장'이라는 칭호를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았다.
T)전 그 칭호를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J)웨스트 민스터 공회당, 람베스 그리고 리치몬드에서 당신은 완고하게 맹세를 거부했습니다. 그것이 부정이 아니요?
T)아니지요, 그것은 침묵이었습니다. 그 침묵을 이유로 저는 구금되고 있습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오는 것입니다.재판관님들, 왕에게도 죽음은 오지요.
J)왕의 죽음은 본 법정의 대상이 아니오, 토마스 경
T)저의 죽음도 그렇다고 믿습니다. 저의 유죄가 입증되기 전에는요.
노포크의원)당신 목숨은 당신 손에 달려 있어, 늘 그랬듯이!
T)그런가요, 의원님? 그렇다면 잘 잡고 있겠습니다.
(방청석에서 폭소가 터짐)
TC 토머스 크롬웰, 왕의 자문)그렇다면. 토마스 경, 침묵을 지키겠단거요?

토머스 크롬웰 1485~1540

T)그렇습니다.
TC)하지만 배심원 여러분, 침묵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죽은 사람의 침묵을 생각해 보십시오.
무덤 안에 들어가 소리를 듣는다고 칩시다. 무엇이 들리나요? 침묵입니다. 이 침묵은 무엇을 나타내죠?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침묵은 순수하고 단순하죠.
다른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제가 소매에서 단검을 꺼내 피고를 죽이려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의원님들이 멈추라 하지 않고 침묵한 채 계신다면 그건 다른 것이죠! 제가 그 일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표시입니다.그러면 법적으로는 그들도 저와 같이 유죄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침묵도 그 상황에 따라 말을 합니다. 이제 피고의 침묵에 대한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폐하의 칭호가 온당하고 옳다고 온 나라의 충성스런 백성들이 맹세를 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의 경우엔 그것을 거부했지요. 그는 이것을 침묵이라 부릅니다. 이 법정 안에 누구라도 이 나라 전체에 누구라도 토머스 경의 *그 칭호에 대한 의견을 모르는 자 있습니까?(*그 칭호는 '왕을 영국교회의 최고수장이라 부르는 것')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죠?
왜냐하면 이 침묵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이 침묵은 침묵이 아니라 가장 뚜렷한 부정입니다.
T)그렇지 않습니다, 비서관님.
"침묵은 동의로 간주한다"
법의 원칙은 "침묵은 동의로 간주한다"입니다. 제 침묵이 나타내는 것을 해석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부정이 아니라 동의한다고 해석하셔야 합니다.
(이때 토머스 크롬웰에 의해 불려나온 리차드 리치가 토머스 모어에게 불리한 僞證을 한다.거기서 토마스는 리치가 크롬웰에 매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리치에게 한마디 한다.)
리차드, 영혼을 판 댓가로는 온 세상도 충분치 않은데 고작 웨일스 법무장관인가?

**토마스모어의 최후변론:
전 왕의 진실한 신하이며 그와 전왕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전 죄를 짓지 않습니다. 죄를 말하지도 않습니다.죄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사람을 살게 하는데 충분치 않다면 실로 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이 내피를 얻게 됨은 수장령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 결혼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오!

 

**사형장에서 토머스 모어의 최후의 말:
"나 폐하의 충실한 신하가 죽습니다. 그러나 저는 먼저 神의 신하입니다."

(한때는 법조계의 수장이었던 현직대통령이 危害를 당하는 처지에서, 법정에서 후배 법관들 앞에서 조목조목 항변하거나 때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들이 토머스 모어의 후반기 삶과 닮아서 많은 부분 공감이 간다.
훗날 토머스 모어는 로마교황청에 의해 순교자로 인정해서 '聖토머스 모어'라 칭하게 된다.이 영화는 토머스 모어의 긍정적인 면만을 조명해서 '자존감 있는 인물'로 그렸다.
그러나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그가 대법관 시절 루터교 신자를 6명이나 火刑에 처하고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이를 잡아 역시 화형에 처했다 한다. 지금 시각으로 볼 때 카톨릭의 성인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 과연 모두가 '진정한 聖人'이었나  궁금해진다.)

**눈보다 순결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잉글랜드는 과거에도 그리고 이후로도 그가 지닌 천재성을 다시 발견할 수 없을것이다---에라스무스

***에라스무스가 토머스 모어를 <사계절의 사나이>라 부른 까닭:
모어가 부드럽고 겸손하며 상냥하면서도, 때로는 즐겁고 유쾌하고 때로는 심각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2025년 1월26일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