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적막-정현종 어떤 적막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 나간다 그 ..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0
긍정적인 밥-함민복 긍정적인 밥 함민복 詩(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0
부엌의 불빛-이준관 부엌의 불빛 이준관 부엌의 불빛은 어머니의 무릎처럼 따뜻하다 저녁은 팥죽 한 그릇처럼 조용히 끓고 접시에 놓인 불빛을 고양이는 다정히 핥는다 수돗물을 틀면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 부엌의 불빛 아래 엎드려 아이는 오늘의 숙제를 끝내고 때로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이 등유가 되어 부엌의 불.. 카테고리 없음 2009.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