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17

<화> 틱낫한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화를 다스려 마음의 평화를 얻는지혜)틱낫한 지음/최수민 옮김/명진출판/231쪽/1판1쇄 2002.4/1판 166쇄 2009.12/읽은 때 2025년 2월1일~2월9일7년 만에 166쇄라니~~'화'를 풀 길이 없어 책 속에서 답을 찾으려는 이들이 엄청 많았나 보다.이 책이 조용히 서가에 잊혀진 채로 있었던 걸 보면 십중팔구 전에 읽었지 싶다.깔끔하게 내용을 정리해 놓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앞으로 화낼 일이 별로 없을 테니(?) 관찰자의 입장에서 화가 났던 상황들과 담담히 마주하고 싶다.틱낫한(1926~2022 향년 96세)베트남의 승려이자 시인/평화운동가/1960년대에 '참여불교'를 주창,사회문제에 적극 참여/1980년대 프랑스에 *플럼빌리지를 세움/*플럼빌리지는 '..

개나리는 장미꽂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아, 길고 지루한 겨울의 끝이 보인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머잖아 온천지에 노란꽃들이 다투어 피어나 천지를 환히 밝히며 봄의 축제를 시작할 것이다.산수유, 복수초, 영춘화, 민들레, 개나리--이라는 영화에서 한 소녀의 말이 생각난다.가난하지만 영특한 어린 소녀에게 조선탐정이 질문한다.-넌 뭐가 되고 싶니?-그런 거 생각해 본 적 없어요.그러나 얼마 뒤 소녀가 말했다.-전 '꽃'이 될래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잖아요. 잡초라고 밟히지도 않고---논어 맛보기(1) 金聖基교수우리나라는 500개가 넘는 종교를 가진 나라다.그러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크게 분쟁을 일으키는 일은 거의 없다.가족들 간에도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지고도 큰 충돌 없이 잘 지낸다.신부님이 부처님 오신 날 ..

사는 이야기 2025.02.09

폭설

폭설--오탁번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눈이 좆나게 내려부렀당께!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 내렸다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나부렀소잉!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온 천지가 흰눈으로 뒤덮여 있었다하느님이 행성만한 떡시루를 뒤엎은 듯축사 지붕도..

떠난 친구를 그리며

지난 달말 설밑에,  인사도 없이 홀연히  떠난 친구가 문득 떠오릅니다. "나 이제 내뜻 대로 한번 신나게 살아 볼 거야, 너희들이랑 여행도 실컷다니고~"그런데 어느날 어지럼증으로 쓰러진 후 병원을 드나들기 3년여~~영안실 입구에서 사진으로 만난 그녀는 묻는 듯했습니다.'이거 뭐야? 왜 내가 여기 걸려 있는데? '그날 밤부터 사나운 바람이 몰아치고 폭설이 내렸습니다. 원통해서 떠나기 싫어하는 그녀의 울부짖음 같았습니다.                                                                                동백 피는 날--도종환

<다시 보는 영국사> 찰스 디킨스

정치판은 泥田鬪狗일 뿐이라는 선입견(?)으로 그쪽은 敬遠視하고 살았는데, 계엄령 이후 뉴스 시간을 도배하는 건 그와 관련된 사건뿐이니 자연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얼마전, 영화 검색을 하다가 의 작가 토머스 모어의 전기를 다룬 를 보았다.대법관이자 재상이었던 그가 왕(헨리 8세)의 비위를 거슬렸다고 해서 한순간에 지위를 박탈당하고 참수형에 처해지는 걸 보니 생판 남의 나라일 같이만 보이지 않았다.헨리 8세 관련 영화를 찾다가도 보고 까지 보며 새삼 영국사에 흥미를 느꼈다.허구가 아닌 역사서로, 600여 페이지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무척 흥미로웠던 찰스 디킨스의 를 다시 보았다.[찰스 디킨스(1812~1870) 58세]이제 봐도 흥미로운 건, 찰스 디킨스가 가장 높이 평가한 왕과 가장 악평한 왕이..

멕베스의 아내

어느 수업 중에 있었던 해프닝입니다.그날은 셰익스피어의 를 교재로 하고 작품 감상 나누기를 했습니다.선생님이 나눠준 설문지를 보고 거기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는 것인데화제는 '멕베스의 아내'였습니다.왕을 살해한 동기는 세 마녀의 예언이었나, 아내의 부추김이었나. 멕베스의 야심이었나 하는 것이었는데,덩치 좋고 아는 것도 꽤 있어 보이는 남자가 입을 열었습니다."자고로 암탉이 울면 집안이~~"하고 입을 떼는 순간,  맞은편 자리에 앉아있던 여자가 언성을 높여 상대방의 말을 끊었습니다."아니,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말을~~"두 사람은 큰소리로 티격태격하는데 주위에서 말려도, 선생님이 끼어들어도 좀처럼 잦아들 기세가 아니었습니다.회원들은 임시 휴식시간에 들어갔고 여자도 밖으로 나갔습니다."얘기를 끝까지 들..

사는 이야기 2025.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