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첫 매화 피었습니다 곡성에서 하류로 내려가다가 매화꽃 보고는 문득 생각나서
사진에 담아보냅니다 이 매화 상처 많은 나무였습니다
상처 없이 어찌 봄이 오고, 상처 없이 어찌 깊은 사랑 움트겠는지요
태풍에 크게 꺾인 벚나무 중에는 가을에도 우르르 꽃피우는 나무 있더니
섬진강 매화나무도 상심한 나무들이 한 열흘씩 먼저 꽃피웁니다
전쟁 뒤 폐허의 허망에 덮인 집집마다 힘닿는 데까지
아이를 낳던 때처럼 그렇게 매화는 피어나고 있습니다
첫 꽃인 저 매화 아프게 아름답고, 상처가 되었던 세상의 모든 첫사랑이 애틋하게 그리운 아침
꽃 한송이 처절하게 피는 걸 바라봅니다
문득 꽃 보러 오시길 바랍니다

2025년 4월 4일 '권력을 남용한 죄'로 윤석렬 대통령이 파면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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