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사 놓고 이제 다시 만져본 책.
언제 한 번 끝까지 다 읽었는지 여기저기 줄친 흔적이 있건만 다시 보니 생소하다.
그래서 노인들은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하나 보다.
표지 사진이 도발적이다. 뭔가 한 건 해 낼 것 같은 여자의 표정이다.
작가는 70여 편의 동서양 그림을 보여주면서 잔잔한 수다를 늘어놓고 있다.
그냥 옆에서 두런두런 혼잣말처럼 하는 얘기를 청자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데도
뭔가 귀에 들어와 그림 보기가 수월해지게 하는 재주가 그녀에게 있다.
마음에 와 닿은 그림은--
* 김춘자의 <휘파람>-화관을 쓰고 있는 여인의 입에서 꽃향기가 나온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사람에게 선물 하고픈 그림/작가의 생각)
* 조순호의 <기도>-내가 간절히 기도할 때의 모습과 같다.
(사람을 차분하게 승화 시켜주는 그림)
*정병례의 전각작품들-그런 프린트가 있는 손수건이나 수첩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극도의 생략이 주는 신선함)
우연치 않게 최근에 그림관련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신윤복과 김홍도, 도자기 그림이 있는 최 순우의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조 윤선의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강 명관의 ‘조선의 뒷골목 풍경’
그리고 한 젬마의 ‘그림 읽어주는 여자’--
제각기의 빛깔과 소리로 마음을 움직인다.
2008. 12. 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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