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책제목에 ‘발칙한’이란 단어가 자주 쓰인다.
사전적 의미는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는 뜻이나 보통은, 나이 어린 사람이 예상을 뒤엎은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눈을 크게 뜨고 ‘요런 발칙한 것을 봤나!’한다. 기존의 질서나 틀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니 또 이런 사람들 속에서 역사와 학문을 발전시키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니 긍정적이 된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니 뒷맛이 씁쓸하다.
인류의 역사가 끊임없는 살육의 역사였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또 끊임없이 자행되는 중국의 역사 왜곡의 역사, 실질적인 대륙의 지배자 몽고족이 문자언어 기록 부재로 역사의 뒤안길로 처진 점, 동북공정의 역사왜곡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흥분만 하는 우리 민족 또한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런 중에도 평화를 열망하며 전쟁 종식을 위해 헌신한 2차 대전의 영웅들- 드골, 루즈벨트, 처칠, 캐네디, 브란트, 무스타파 케말과 같은 인물들의 삶이 새삼 빛나 보인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빛나 보이는 인물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무리들에 대항해서 우리 김수환 추기경이 이미 했던 말-“쿠데타를 성공시키려면 나를 밟고 지나가라.”는 말로 스페인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후안이다.
오늘 우리의 큰 스승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셨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한마음으로 크신 어른을 사랑했고 또 사랑을 받았는가를 실감나게 하는 끝없는 조문 행렬- 이제 이 땅에 누가 또 있어 우리에게 따끔한 질책과 진정 어린 사랑을 베풀까?
2009. 2. 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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