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1. 15(화) < Hotel Hindusthan International>
[카주라호-국내선으로 40분-바라나시]
특급호텔과 일급호텔의 차이가 천국과 연옥의 차이.
허기사 내일 오후엔 17시간 동안 기차를 타야 하니 지옥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지?
연옥편-방배정을 받아 들어가니 세팅도 안 된 방이었다.
에리베이터가 영 덜컹거려 불안하다.
밥 먹는 동안 두 번이나 정전이 되었다.
계단 손잡이에 기댔다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위안이 되었던 건, 방으로 돌아오니 과일바구니가 있었다.
곧 종업원이 따라와 당신들을 VIP로 모시게 되어 선물로 가져온 것이란다.
방 배정 잘못한 실수를 만회하려는 '애교 있는 몸짓'으로 받아 들였다.
**<카주라호>에 (카주=야자나무, 라호=마을)
15C에 한 외국인이 정글 속에 감춰진 카주라호를 발견했는데 1000년 전 찬드라 왕조의 유산임이 판명되어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7000명의 인구가 거의 대부분 카주라호 힌두 사원에 오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업종에 종사한다고.
카주라호 사원이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되는 연대는 10C-12C.
900여 개의 에로틱 조각상을 감상하다.
가장 많은 모양의 조각은 ‘여자의 거기와 남자의 거기’를 상징적으로 그린 그림.
비슈뉴신, 시바신, 달신(찬드르), 뱀신, 해신—
신의 수만도 84000이란다. 라지브가 열 내고 설명하나 별 감흥 없이 들었다.
카주라호 힌두사원
새것과 오래된 것의 병존
동승들이 게다 신은 걸 보니?
숙소에서 베풀어준 민속쇼
**자이나 교 사원으로
자이나 교 수행자는 언뜻 부처의 모습이나 옷을 걸치지 않았다
마지막 수행자에게서 오색(빨-노-흰-초-청)영롱한 빛이 나와 그 후 사원엔 오색 깃발을 걸게 되었다고.
**녹야원<사르나트> 부처가 처음 설법한 곳.
황량하고 넓은 터에 탑, 승방이 있었던 흔적만 있고 온전한 건축물이 없다.
다만 반쯤 부서졌으나 위용을 자랑했을 탑 주위로 티벳에서, 네팔에서 온 라마교 승려들 및 불자들이 열심히 탑돌이를 하고 있다.
**<사르나트 박물관>(고고학박물관)
인도의 상징물처럼 토산품 가게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아쇼카 석주 위 4 사자상을 제외 한 대부분의 유물들은 손상을 많이 입어 과연 이런 것들을 보존할 가치가 있나 의심스러웠다. 쓸 만한 건 모두 영국에 내 주고 허접스레기만 모아 놓은 인상.
**스리랑카 사원
1931년 스리랑카 스님이 세우고 일본인 화가가 부처의 일생을 벽화로 장식해 완성한 사원
2002. 1. 16(수) -11일째-
호텔 조식 후 바르나시의 갠지즈강 탐방-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어머니 강, 갠지스-
**갠지스 강의 아침**
해는 강 건너 구름 속에 반쯤 얼굴을 내밀고
나는 강 위에 배를 띄운다.
즐비한 갓트 뒤로 힌두교 사원들이
경쟁하듯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강 언덕엔 명상하는 사두들
강가엔 세탁부들의 빨래가 한창이다.
수탉은 모이 한 번 쪼고
길게 목청 돋우고
강물에 몸을 씻는 남녀노소,
물 위에 몸을 띄우고 요가하는 사람들
이제 막 화장 의식을 끝내고
기름에 불을 붙인다.
한줌 불꽃으로 타올라 마침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 영혼이 떠난 자리엔
비둘기들이 모여들어
무언가를 열심히 쪼아먹고 있고
강아지들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재 위에서 뒹굴고 있다.
나도 메리골드(인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노란꽃)로
장식한 초에 불을 붙여
강물에 띄웠다.
조촐한 소망을 실어서.
배 위의 일행들은 웅성거림을 멈추고
잠시 침묵 속에 순례자가 된다.
**골든 템플(힌두 사원)로
미로처럼 좁은 길을 똥과 구정물을 피하며 요리조리 빠져 나가 사원에 이르렀다.
한때는 골든 템플 주변 건물이 모두 힌두 사원이었으나 이슬람제국이 들어서면서
샤자한의 아들에 의해 힌두 사원 일부를 부수고 그 자리에 이슬람 사원을 지어 종종 회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충돌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원은 굵은 쇠기둥 창살로 막아져 있고 총 든 군인들이 왔다갔다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우린 그런 살벌한 분위기를 체감 못하고 이리저리 잘도 돌아다닌다.
허기사 출발 전부터 이곳 인도의 공기는 심상치 않았지 않은가?
팀 구성원들이 대체로 모험심과 호기심, 궁금증이 많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왕비왈: “우리 옆에서 한바탕 했으면 쓰것다. 구경하나 더 하게—”
**오후 두 시, 델리행 열차에 몸을 싣고 18시간의 긴 열차 여행에 오르다.
수학 여행 떠나는 아이들 모양 369게임을 하면서 모두들 신바람이 났다.
노는 덴 애 어른이 없는가 보다.
무엇이든 처음이 힘들지 익숙해지면 힘든 줄 모른다.
인도 열차도 세 번째 타니 금세 적응이 되어 군소리 없이 잘도 견딘다.
인도 냄새와 음식에 곧 익숙해졌던 것처럼—
2002. 1. 17(목) –제 12일째-
델리 도착, 오늘은 전일 델리 관광에 나섰다.
18시간 기차에서 시달려 하나같이 후줄근한 모습으로 임시 정한 호텔 숙소로.
화장실에서 대강 일을 마치고 델리 <국립박물관>으로 이동
가장 돋보이는 수장품은 태국의 국왕이 기증했다는 금탑.
그 안엔 석가모니의 사리와 뼈가 모셔져 이 박물관을 찾는 불도들은 그 앞에서 경배한다.
**연꽃사원
연꽃사원 앞에서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착상을 했다는 백색 연꽃 모양의 거대한 힌두 사원
비행기 시간에 쫓겨 입구에서 돌아서야 했다.
오후 7시50분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 편에 몸을 싣고 서울 하늘을 향하다.
또 하나의 신비스런 세상을 가슴에 품고--
***12박13일의 여행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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