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출구 밖으로(1)강남역 1번 출구-<BODYCARE PROJECT>를 위하여-

맑은 바람 2010. 7. 10. 11:04

 

‘그곳’에 다니는 친구들이 하는 말-

“체중이 줄었어, 허리 통증이 사라졌어, 너도 일단 와봐, 너무 좋아, 제대로 관리해 줘,

국가에 낸 세금이 아깝지 않아-- ”

일단 건강검진을 받으란다. 그리고 검사 결과에 이상이 나타나면 접수를 해준단다.

나는 약간의 이상(?)이 있기를 바라며 국가에서 실시하는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반갑고 고맙게도 ‘고혈압’이라서 관리 대상에 포함이 된단다.

평소엔 70~120에서 오가더니만 그날은 137이 나왔다. 얼마나 다행(?)인가?

 

전화 예약을 하고 한 달 가까이 기다렸다가 방문을 했다.

20 페이지에 가까운 서류를 건네주며 작성하란다.

<問診表>와 <각서>였다. 꼼꼼히 작성해서 제출한 후에 한 시간 남짓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의 긍지가 대단하다.

본 센터의 규칙을 엄수하고 특히 ‘몸 관리 과정’에서 무단결석을 3회 이상 하면 자동 탈락이 된다는

항목이 제일 위협적이었다. 하긴 나처럼 날 받아놓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 서 있으니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제깍제깍 탈퇴를 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한달 남짓 기다린 후에 의사와의 면담을 가졌다.

건강 담당과 영양 담당 의사와 면담을 하고 <식사 일기> 쓰기 과제를 받아왔다. 3일간 먹은 것을 시간과 장소를 밝히고 세세히 적는 것이다. 감성적인 글쓰기보다 몸에 들어가는 먹거리를 정확히 기록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BODYCARE PROJECT>에 돌입하는 일만 남았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한 시간 30분 동안 요가와 자전거 타기를 했다. 첫날 목표는 운동거리 12 Km, 소모량 125 KCal. 땀으로 목욕을 했다. 상쾌하다. 몸에게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그간 고마운 줄 모르고 얼마나 마구 써먹었는가! 남보다 더 많이 움직이면서 특히 두 다리를 얼마나

혹사했는가? 마침내 오른쪽 무릎이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대고 끝내는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게 된

뒤에야 내 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괘씸한 주인이었던 걸 반성했다.

앞으로 석 달, 웬만한 일은 다 뒤로 미루고 일 주일에 세 차례 이곳에 들러 몸 관리에 힘써야겠다.

그것만이 내게 남은 날들 동안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 수

있는 길이다.

하필이면 내가 한여름 피서철을 택한 것은, <강남사람>은 대부분 이 따가운 도시 한복판에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아 그 틈새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들어 갔는지 헬스장 인원도 알맞고 샤워실은 헐렁하고 귀가길 버스는 텅 비었다.

 

그곳은 강남역 1번 출구로 나와 가볍게 우회전 하면 보이는 <미진플라자> 건물 7층에 자리잡은,

서울에 단 세 곳밖에 없다는 <국민건강증진센터>다. (2010. 7. 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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