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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대전-700년만의 해후

맑은 바람 2010. 11. 3. 23:41

 

  경주, 부여, 공주에 가면 언제든지 삼국시대의 자취를 볼 수 있지만 고려의 수도는 북한에 있는 송도(개성)라서인지 시각적으로 와 닿는 것이라곤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고려청자와 고려가요 정도이다. 그래서 시대적으로 앞선 신라 백제가 오히려 가까이 느껴지고 고려는 멀다.

 

그런데 마침 국립박물관에서 용산 개관 5주년 기념으로 <고려불화대전>이 열려 고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입장료도 매우 저렴(3000원)해서 두어 차례 나누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영화는 안락한 의자에 앉아 즐길 수 있지만 박물관 관람은 좀 부담스럽다. 제대로 작품 감상을 하려면 좁은 공간에서 섰다 가다하며 한 시간 이상 꼬박 걸어 다녀야 하는 중노동(?)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리 뿐 아니라 작품 하나하나를 응시하다 보면 눈의 피로도 여간한 게 아니다.

그 힘든 걸 누가 하래?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삶의 의미와 보람은 대개 심신의 고됨을 통해 얻어지기 마련이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 욕구에 의해 하게 된다.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백미로 손꼽히는 <고려불화>는 화사한 색채와 세련되고 우아한 선, 충실한 화면구성, 섬세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고려불화는 지금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고 대부분이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유물 약탈이니 어쩌니 하지만 그것들이 우리 땅에 그대로 있었다면 과연 현재까지 제대로 보존이 되었을지는 미지수다.

 

                                   <수월관음도>

 

                                  <아미타불도> 고려후기

                                  아미타불에게 극락왕생을 기원함

  

                                        <아미타 팔대 보살도>  고려후기

 

                                      <아미타불도>  고려후기

 

                                          <수월관음도>  고려후기

                                      일명 <물방울 관음> 고려불화 중 최고 걸작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중생 앞에

                                   나타나기도 하며 중생을 구제한다

 

                                          <오백나한도> 고려 1236년

 

                                             일본의 <여의륜 관음도>13~14세기

 

                                   <약사 삼존도> 조선 1565 년 

                                  조선의 억불 숭유 정책 속에서도 일부 왕실의 후원을 받아

                                  고려 불교의 맥을 이어 갔으나 색채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큰돈 들여 여기저기서 대여해 와 한자리에 모아놓은 고려 불화들을 이 기회에 감상

함으로써조상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고 힘을 길러 미술품들을 한 점씩이라도 되찾아

와서 못난 후손의 이미지를 씻어야겠다.    (201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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