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몽고

(3) 꼬물차를 버리고 떠나다

맑은 바람 2011. 1. 4. 22:12

2007. 7. 23 월 ‘꼬물차를 버리고 떠나다’

 흡스굴-무릉 공항-울란바타르 징기스칸 호텔


 간밤에 야크들이 우리 게르에 나타난 모양이다. 일 보러 나갔던 혜자가 간 떨어질 뻔 했단다.

멧돼지가 나타난 줄 알고.

 우리 숙소인 <게르> 옆까지 다가와 풀을 뜯는 양과 염소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승마 체험장으로 갔다.

깔끔하고 자그마한 갈색 말이 내 차지였다. 윤은 검정색 큰 말을 탔다.

한 달 열흘은 세수를 안 한 것 같은, 그러나 눈매가 가늘고 잘 웃는 젊은이가 윤과 내말을 끌고 초원을

타박타박 걸어 나가 말에게 출발신호를 보냈다.

주어진 1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드디어 내가 몽골 초원에서 말타기를 해 본 것이다.

달리다 소지품이 떨어지면 말이 놀랄까봐 안경도, 모자도 쓰지 않고 초원을 달렸다.

그 ‘멋진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야생마

 

 끝없이 펼쳐진 방목지

 

점심 후

‘낚시’ 스케줄에 따라 20분 정도 차를 달려 강으로 갔으나 낚시기구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데다

낚시 시간도 맞지 않아 허탕을 치고 말았다.

물 반, 고기 반이라더니 물속에 송사리 새끼 하나 없다.


오후 5시, 드디어 흡스굴 게르에서의 꿈같은 이틀을 보내고 무릉공항을 향해 떠났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야크들

 

 

 그들도 도로를 따라 달린다

 

12인승 버스 3대, 짐차 한 대가 떠나고 우리 차에는 혜자 부부, 강현씨 부부, 이렇게 6인이 탔는데 이 차가 3시간

여정에 3번씩 우리를 차에서 내리게 했다.

처음엔 펜 벨트가 끊어졌다고 하더니 조금 가다가 플러그에 문제가 생겼다며 또 멈추더니 얼마 못가 다시 선다.

당하는 우리보다 다른 일행들이 더 ‘뚜껑이 열렸다!’.

김정일과 똑 닮아 ‘위원장님’으로 통하는 일산 모 학원 원장이 제일 ‘열 받은’ 것 같다.

어제 흡스굴 조난 사건 이후 윤이 ‘의로운 사내’로 지목한 그 원장이 말이다.

우린 더 이상 볼 것 없다며 ‘순 꼬물차’를 초원에 버리고 떠났다.

애인인지 마누라인지 옆자리에 앉은 묘령의 여성에 신경 쓰느라 운전수 녀석 제 차 관리도 엉망으로 한 모양이라고 한 마디씩 했다.

연일 이일 저 일에서 펑크가 나자  우리 정 회장 낯이 없어 어쩔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