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23 월 ‘꼬물차를 버리고 떠나다’
흡스굴-무릉 공항-울란바타르 징기스칸 호텔
간밤에 야크들이 우리 게르에 나타난 모양이다. 일 보러 나갔던 혜자가 간 떨어질 뻔 했단다.
멧돼지가 나타난 줄 알고.
우리 숙소인 <게르> 옆까지 다가와 풀을 뜯는 양과 염소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승마 체험장으로 갔다.
깔끔하고 자그마한 갈색 말이 내 차지였다. 윤은 검정색 큰 말을 탔다.
한 달 열흘은 세수를 안 한 것 같은, 그러나 눈매가 가늘고 잘 웃는 젊은이가 윤과 내말을 끌고 초원을
타박타박 걸어 나가 말에게 출발신호를 보냈다.
주어진 1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드디어 내가 몽골 초원에서 말타기를 해 본 것이다.
달리다 소지품이 떨어지면 말이 놀랄까봐 안경도, 모자도 쓰지 않고 초원을 달렸다.
그 ‘멋진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야생마
끝없이 펼쳐진 방목지
점심 후
‘낚시’ 스케줄에 따라 20분 정도 차를 달려 강으로 갔으나 낚시기구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데다
낚시 시간도 맞지 않아 허탕을 치고 말았다.
물 반, 고기 반이라더니 물속에 송사리 새끼 하나 없다.
오후 5시, 드디어 흡스굴 게르에서의 꿈같은 이틀을 보내고 무릉공항을 향해 떠났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야크들
그들도 도로를 따라 달린다
12인승 버스 3대, 짐차 한 대가 떠나고 우리 차에는 혜자 부부, 강현씨 부부, 이렇게 6인이 탔는데 이 차가 3시간
여정에 3번씩 우리를 차에서 내리게 했다.
처음엔 펜 벨트가 끊어졌다고 하더니 조금 가다가 플러그에 문제가 생겼다며 또 멈추더니 얼마 못가 다시 선다.
당하는 우리보다 다른 일행들이 더 ‘뚜껑이 열렸다!’.
김정일과 똑 닮아 ‘위원장님’으로 통하는 일산 모 학원 원장이 제일 ‘열 받은’ 것 같다.
어제 흡스굴 조난 사건 이후 윤이 ‘의로운 사내’로 지목한 그 원장이 말이다.
우린 더 이상 볼 것 없다며 ‘순 꼬물차’를 초원에 버리고 떠났다.
애인인지 마누라인지 옆자리에 앉은 묘령의 여성에 신경 쓰느라 운전수 녀석 제 차 관리도 엉망으로 한 모양이라고 한 마디씩 했다.
연일 이일 저 일에서 펑크가 나자 우리 정 회장 낯이 없어 어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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