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순례자를 위한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찌감치 서울을 벗어났다.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471’을 입력해 놓고 네비 양의 지시에 따라 천천히 갔어도
30분정도 여유 있게 도착, 잠시 숨을 고르며 자연경관을 둘러보았다.
지금도 밤이면 산짐승이 출몰한다는 적막강산 깊은 산골짜기-
그 옛날 이곳에서의 교우들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팠을까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당시 가롯 유다 같은 내부 고발자가 없었다면 포졸들이 이 깊은 골짜기에 들어와
비밀통로를 지키고 있다가 교우들을 잡아간다는 일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때는 철석같이 믿었다가 어느 순간에 한없이 나약해지는 인간-
바로 ‘내 안의 내 모습’이기에,
생각해보면 용서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배티성지(충북 진천 백곡면 양백리 471)
주차장에 차를 두고 잠시 걸어 올라가면 성당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신부가 된 최양업은 일대의 공소를 찾아다니기 위해
매 년 부산을 세 번반 왕래하는 거리를 걸어다녔다
성당옆 매괴의 성모님, 총구멍이 역력한
신부님 강론 중에 가슴에 와 닿은 두 가지 말씀-
그 하나는,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은 제 발로 걸어왔기 때문에 제가 온 줄 알지만 사실은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부르심을 받고 온 것이라 했다.
우리 일행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배티순교성지>는 전혀 계획에 없었다.
치유의 은사를 베푸시는 김웅열 신부를 꼭 뵙고 싶어 <감곡성당>을 찾을 계획이었다.
사무실에 전화를 하는 중에 신부님이 배티성지로 가셨다는 사실을 알고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러니 부르신 이유를 생각하며 ‘서로 사랑하고 아름답게 살라’는 말씀이 어찌 와 닿지 않으랴.
또 하나는 십자가 이야기-
당신이 15년 동안 원망하며 ‘지고 다니던’ 십자가(잘못된 수혈로 인한 질병)를 ‘가슴에 품으니’
기적 같은 일이 생기더라고.
우리들 각자의 십자가를 무겁고 힘들다고 괴로워 말고 가슴에 품어 보라고 -
‘가슴에 품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이 아닌가-
‘내 십자가’도 그렇게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식당가는 길 왼쪽 부속 건물들
꼭 완쾌되어 내년에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올 수 있게 도와주소서
교우들이 실려갔던 죄수 호송용 수레와 형구
이곳에 2만여 평을 기증한 최양업 신부의 후손이 운영하는 식당
야외 미사 장소
야외 미사 제대
최양업신부 선종 150주년 기념 성당 조감도
감곡성당을 찾았을 때 뵌 적이 있는 신부님은 인상과 음성이 무척 좋고 활달했다.
늘 일이 많은 곳으로 부름을 받아가시어 배티성지에서도
최양업 신부<선종 150주년 기념 성당>을 비롯해서 박물관, 삼박골 피정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신부님이 셔틀카를 타고 여기저기 바삐 돌아다니시는 모습이 잘 어울렸다.
한국 최초의 신학교가 설립되어
최초의 신학생 최양업이 배출되고
최초의 성당이 세워진 곳-
머잖아 <베티성지>는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성지가 될 것이다.
순교자들의 순백의 혼과 붉은 피
<묵주기도의 길>에 계신 성모님
묵주기도의 길
양업 영성관
<양업영성관> 앞의 성모자상
몸과 마음의 치유를 바라는 이들은 곧잘 성지를 찾는다.
대개의 경우 큰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 돌아온다.
오늘 <배티성지> 방문은 축복의 시간이었기에 감사 기도로 하루를 마감한다.
(2011. 5.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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