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에 핀 봄꽃 구경도 하고 엄마가 담근 백김치에 봄나물 비빔밥이나 함께 먹자고 작은아들 내외를 불렀다.
나는 오이김치 담그고 참나물 데쳐서 소금 간으로 무쳐 놓고 과일(딸기, 오렌지, 골드키위, 청포도) 깎아놓고,
아버지가 된장찌개 끓이고 씀바귀, 취나물을 사다가 일일이 다듬고 무쳐놓았다.
대문에 인기척이 있어 나가보니 낯선 차가 와 있다.
차를 바꿨단다. 쉐보레를 SM 3로. 집 사서 융자 갚기도 바쁠 텐데--
들어보니 먼저 차 값이 좋아 조금만 보태서 바꿀 수 있었다고.
여하튼 재주들도 좋다.
작은아들 부부는 다투지 않고 늘 조화롭게 서로 마음깊이 사랑하며 산다.
그래서인지 아들부부가 오면 집안에 생기가 난다.
금강이, 두리는 말할 것도 없고 나비조차 신나서 까불고 돌아다닌다.
예년 같으면 목련 매화가 활짝 폈을 땐데 오늘은 겨우 목련만 꽃망울을 터트리며 꽃 인사치레를 한다.
물론 뜰을 찬찬히 살펴보면 부지런쟁이 금낭화가 꽃망울을 달고 개화를 준비하고 있고
꼬맹이군단 민들레 제비꽃이 여기저기 보랏빛으로 노랑으로 무리지어 물들어 있기는 하지만-
목련꽃이 벙긋벙긋
매화꽃봉오리
회양목 속에서 나온 제비꽃
언제나 조용히 돌아다니는 깔끔쟁이 나비와 금낭화
서너 시간 먹고 談笑한 후 부부가 금강이 공원산책까지 시키고 돌아갔다.
크게 한 일은 없지만 ‘두 명도 손님’이라고, 자질구레하게 신경을 썼더니 몸이 노곤하고 힘들어 일찌감치
자리를 펴고 누웠다.
문자를 띄웠다.
-늬들이 오면 집안에 생기가 돈다. 존재만으로 기쁨이 된다는 거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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