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1000만을 돌파했다는 영화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더구나 어제 평생학습관 영화감상반 선생이 <광해> 얘기를 해줬는데, 세 가지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우리의 궁궐이 참 아름답다는 것과
한복의 아름다움,
그리고 이병헌 연기가 정말 좋구나 하는 것과
남의 작품에 대해 까실한 반응을 보이는 영화감독 대다수가
<광해>의 1000만 돌파에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현장 할인카드와 경로우대권을 끊어야 하므로 남편과 함께 가까운 상영관으로 서둘러 나갔다.
얼마 전에 만들었던 현장할인카드(CJONE CGV NOBLESSE)를 내미니 약정한 인원이 다 차서
이제는 할인이 안 된다고 한다.
꼭지가 살며시 돌아 언성이 날카로워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예매를 할 걸 그랬잖아요, 현장 구입하려구 일부러 일찍 나왔는데--”
나 같은 손님이 종종 있었던지, 티켓판매원 아가씨는 조금도 표정 변화 없이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오히려 더 상냥하게 묻는다.
“혹시 삼성카드 가져오신 것 있으세요?”
마침 지갑 속에 카드가 있다. 꺼내서 주니
“매주 수요일엔 삼성카드로 결제하시면 한 분은 무료입니다.”
“네??”
귀가 번쩍,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구 현장 할인카드에 적립된 점수가 3500점이 있네요. 한 분이 경로 우대시니까
500원만 결제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겨드랑이가 간질거리는 사람 마냥 자꾸 웃음이 나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린애처럼 좋아서 벙싯거리는 내 꼴을 보면서 남편은 어이없어 했다.
<광해>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그 무엇보다 인간애를 귀히 여기고 사대주의에 물든 신하들을 질책하는 임금 광해의 모습을
현실에 대비하게 만들면서 한편 익살도 군데군데 끼워 넣어
지루하지 않은, 눈물 짤끔, 감동 약간 얹어주는 깔끔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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