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에게
30세의 러시아 청년이 와 있다.
멀리 블라디보스톡에서 아픈 개(스테펀)까지 치료차 데리고--
11일에 왔으니까 벌써 4박 5일째다.
첫날은 <순두부백반>을 해 주었는데 잘 먹었다.
다음날은 공들여 <야채스프>를 해주었다.
버터에 양파와 마늘을 넣고 볶은 후 그 위에, 당근, 감자를 넣고 익힌 후 곰탕국물을 넣고 끓이다가 또, 양배추를 넣고 토마토페이스트와 소금으로 간을 했다.
영양가 좋고 내 입맛에는 딱이었으나 손도 안 댔다. 밥만 반 정도 먹었다.
그동안 온 손님들-홍콩, 싱가포르, 대만, 일본, 중화민국, 이탈리아, 독일, 슬라비아, 오스트렐리아, 스위스, 영국 등-이 거의 다 주는 대로 잘들 먹고 흡족해 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
아침을 안 먹는 습관인가. 아니면 한국음식이 절대비호감인가, 이리저리 생각해보았으나
어쨌든 노인네가 아침부터 상 차리느라 신경 썼는데, 반찬에 거의 손을 안 대다니--
괘씸한 생각이 든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다음날은 아침을 아예 안 줬다! !
그러나 아들이 심히 불편해하는 눈치라 오늘은 아침상을 보았다.
계란찜이 주 메뉴고 양파 버섯 파프리카를 매실 간장에 달달하게 졸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반찬은 거의 손도 안 대고 밥만 싹 비웠다.
신기하다.
어떻게 반찬 없이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우리라면 구역질이 날 텐데--
아직 며칠 더 있을 예정이니 의견을 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나의 짧은 영어실력으로 말이다.
Dear Kirill,
I want that your staying in WHITE RABBIT is as well as your home.
But I am little worrying about your breakfast.
Maybe you don't like Korean Food.
So tomorrow morning I'll prepare some bread with soup.
How about sandwich or French-toast?
It would be better for you.
Let me know which one is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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