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 53일째 <매튜선생>

맑은 바람 2016. 12. 23. 04:07

대니의 특별식-lobster and whitewine

한 잔 드시게~

 

오늘, 이틀간 집안 사정으로 결근했던 담임교사 Lindsay가 왔다.

그녀의 결점 때문에 자꾸 어제와 그저께 보강 들어왔던 매튜선생 생각이 난다.

 

매튜는  젊은 남선생으로 목소리가 시원시원하다.

청력에 별 문제 없는 나지만 크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좋다.

게다가 발음도 명확해서 알아듣기 좋다. Lindsay는 영국사람이고 매튜는 말티즈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말티즈 발음이 내겐 더 잘 들린다. 나중에 학생들끼리 뒷이야기하는 걸 들으니 터키에서 온 마샤도 말티즈 발음이 더 잘 들린다고 한다.

 

매튜는 또 칠판에 판서를 하는데 글씨를 큼지막하게 또박또박 쓴다.

보드펜이 희미하게 나오니까 가차없이 버리고 새걸 꺼내서 쓴다.

 

먼저 선생님들은 안 나오는 펜으로 쓴 건지 안 쓴 건지 희미하게 써놓아, 보면서 딱한 생각이 들었다.

-아, 이 학교에서는 알뜰정책을 쓰기 때문에 저런 걸 쓸 수밖에 없구나~~

그런데 매튜선생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리고 앞의 두 선생님들은 글씨가 너무 작아 답답했다. 잘 안 보여 불편할 때마다 "Excuse me!!" 라고 말해야 했다.

 

글씨. 목소리. 발음 3박자가 맞는 데다 매시간 Homewark나 수업중 연습문제 답을 맞출 때 다른 선생들은 학생들이 말하고 나면 대부분 그대로 넘어가서 아쉬운 때가 많았는데, 매튜는 답을 직접 또박또박 불러준다.

영어초보자에게 딱 맞는 스타일이다.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은 좋은 선생인데 왜 땜빵만 하느냐" 고~~

 

안타까워라, 매튜가 뭐라 말했는데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다.

지금 두 가지 일을 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교에 매일 수 없다고 말한 듯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 Linsay는 뜻밖의 뉴스를 전한다.

우리반이 해체된다고~

귀국하는 이, 진급하는 이들이 빠져나가면 인원수가 너무 줄어들기 때문에 다른 반으로 가야한다고~

부디 매튜가 이니더라도 매튜선생의 장점을 지닌 선생을 만났음 좋겠다.


 바닷가재요리와 화이트 와인

한 잔 드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