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 51일째 <동네 한바퀴>

맑은 바람 2016. 12. 21. 05:38

아침에 눈을 뜨면서 처음 하는 일이 스마트 폰을 열어보는 일이다.

나이든 우리가 이러니 애들 나무랄 일이 아니다.

오랜만에 고교 동창 카페에 문을 여는 순간 벌떡 일어나 앉았다.

잘 아는 친구의 부음이 떴다.

오늘 발인날이다.

 

가까이 있었으면 당연 가서 영전에 꽃도 올리고 마지막 저녁이라도 뜨며 작별을 했으련만~~

그녀의 부음 소식 뒤로 출판기념회다, 산악회 소식에다 메리 크리스마스~~가 올라와 있다.

 

인생이 허망하다, 물거품 같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생전의 그녀는 나처럼 이 일 저 일 호기심도 많고 여행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해서 여기저기서 자주 보았다.

큰병이 나고부터 자주 나오질 못했으니 얼마나 외롭고 갑갑했을까?

 

옥아,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칭하며 세상을 지배하려 드는 인간 세상 한번이면 족하지 않니?

다시 태어난다면 티벳하늘의 독수리가 되거라.

그래서 네가 누리고 싶은 하늘을 훨훨 날으렴!

 

종일 기분이 가라앉은 채로 우리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지대가 높은 데라 중산층들이 많이 사는 것 같다.

걸어다니는 사람이라고는 우리밖에 없다.

가끔 카메라를 들이대니 집안에서 조용히 창문 닫는 소리가 난다.

 

오늘은 8048보 걸었다.

 크리스마스가 나흘 남았네

 집의 색조가 베이지색과 라임스톤 빛깔이라 전체적으로 따뜻한 인상을 준다

 

 

 

 


 

 

 몰타에서 많이 보는 이국적인 나무

 친근감 가는 닭들

 비둘기들이 나란히 앉아 午睡를 즐기고 있다

                                                                  싸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길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싸이프러스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