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 83일째 <Bye, Malta!>

맑은 바람 2017. 1. 22. 09:15

밤새 그리고 아침 내내 저 바람은 왜 저리 소리 높여 울부짖는지?

바람이 말하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몰타에 수십 년만의 추위가 찾아왔다고 말티즈들은 호들갑(?)을 떤다.

지금 영상 12도이니까 서울이나 강릉의 온도를 생각하면 비교도 안되게 푸근한 날씨인데도 말이다.

 

오늘 박교수와 스파에서 만나 작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제니랑 함께 지난번 만났던 <Fortina Hotel Spa>에서 만났다.

 

다친 입술 부위가 아직 상태가 안 좋다. 기분도 울적해 보였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이 방 저 방 드나들며 찜질도 하고 땀도 내고 수다방을 펼치면서 마리아의 기분이 좀 풀리는 듯하다.

 

점심은 호텔 스파와 연계된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正餐으로 했다.

먹고 자는 게 힘들어 귀국을 생각하고 있다는 마리아가 우선 빨리 회복되서 자신이 약속한 기일을 마치고 돌아갔음 좋겠다.


디저트- 달콤시럽 위의 케익과 과일

 

 <테라스> 주방장의 멋진 케익 디저트-눈으로 먹어요

저녁 식사 후 짐을 쌌다.

트렁크 네 개 분량의 짐을 두 개 반 분량으로 줄여 가려니 아무래도 이것저것 버려야 했다.

가져와서도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 중심으로 버릴 것을 골랐다.

큰 트렁크 한 개 분량의 옷, 모자, 신발, 식기류, 필기구를 덜어냈다.

수 년 동안 내 몸 어딘가에서 나를 감싸 주었던 물건들을 이 머나먼 곳에 두고 가자니 아무리 생명 없는 것들이라도 마음이 쓰였다.

 

'잘들 있거라, 너흴 필요로 하는 이들을 만나 그들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주었음 좋겠다.'

내일 아침은 제니가 준비를 해놓겠다고 해서 냉장고까지 모두 싹 비웠다.

 

 석 달 동안 나의 생활을 도와준 옷가지, 식기, 밥솥 등은 새 임자를 만나기 위해 깨끗이 단장했다


 석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천지사방 데려다준 신발,

난 이곳에 널 남긴 걸 곧 후회했다

 

어제보다 더 소란스러워진 바람소리를 들으며 몰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잘있거라,

구름아, 푸른 하늘아,

남실거리는 지중해의 물결아,

대니와 써니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걸었던 모든 길들아,

거리 곳곳에서 마주쳤던 야옹이들아!

 

아름답고 푸근한 모습으로 날 반겨 주었던 성당들이여,

언제 어디서나 친절과 미소로 대해 주었던 말티즈와 고지탄들이여!

 

12주 동안 편한 잠자리를 제공하고 공부도 시켜주고 불편사항을 말하면 얼른 달려와준 클럽클래스의

크리스틴,

수잔나,

챨리,

그리고 교장 린다

 

안녕, 안녕!


'해외여행 > 몰타 유학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타 84일째 <그럴땐 몰타>  (0) 2017.01.23
몰타 82일째 <Manoel Island>  (0) 2017.01.21
몰타 81일 <발레타에서>  (0) 2017.01.20
몰타 80일째 <성요한성당>  (0) 2017.01.19
몰타 80일째 <멜리에하>  (0) 2017.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