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 82일째 <Manoel Island>

맑은 바람 2017. 1. 21. 08:04

오늘이 손녀 백일이다.

사둔께서 올라오셔서 함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

거실에 조촐하게 백일상을 차려놓고 아이를 축하해주는 아들 며느리 모습이 대견스럽고 고맙다.

 

내일은 짐정리를 하고 모레 아침엔 공항으로 나가야 하니 실제로 몰타 나들이할 날은 오늘밖에 없다.

대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면서 '저쪽길로 한번 가 보았으면 하던 길'로 방향을 잡았다.

 

16번 버스를 타고 그지라에서 내렸다.

불과 40m정도의 다리가 <Manoel Island>로 넘어가는 통로다.

써커스천막이 있던 자리가 휑하다.

또 어느 하늘 아래서 공중 묘기를 펼치고 있을까?

 

왼쪽 길로 조금 걸으니 사람들이 웅기중기 모여 무엇을 보고 있다.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가 물가에 '鳥類들의 서식지'를 마련해 놓았다.

비둘기를 비롯해 청둥오리, 꿩, 닭 등 조류들이 한곳에 모여 산다.

수탉들은 심심한지 시도 때도 모르고 목청을 돋우며 '꼬끼오'를 연발한다.

사람들이 다가와 빵봉지를 놓고 가기도 하고 후원금을 넣기도 한다.

 

비좁은 우리 안에 갇혀 오직 알 낳는 기계처럼 살다가 전염병이라도 돌면 순식간에 수천만 마리가 때죽음을 당하는 어느 나라의 닭과 오리들의 운명을 생각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느 땅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그의 운명의 태반이  결정지어지니, 세상은 과연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한쪽에 고양이들까지 군데군데 잠들어 있거나 돌아다닌다.

'저들은 相剋인데 공존할 수 있을까?'

염려스레 바라보는데 아니나다를까, 부화한 지 며칠 안 됐지 싶은 오리새끼가 철모르고 삐약거리고 돌아다니니까 고양이란 놈이 지붕 위에서 덮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어미인듯 싶은 오리가 잔뜩 긴장하며 새끼오리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그러구 보니 새끼라고는 한 마리밖에 없네~


 다리 건너 이쪽이 마노엘 섬

 

 물가에 조류들의 棲息地를 누군가가 만들어 놓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오직 동물에 대한 따사로운 맘 하나로~~

 이 집들은 관공서의 작품이 아니라, 가진 게 부족하나 새들을 무척 사랑하는 어떤 이의 오랜 시간의 결과물이다  

 나도 한 잎 던져 넣는다

 

 

 닭, 오리, 고양이들이 공생(?)한다

 오리새끼의 운명은??

 

요트정박장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수백 척의 요트들이 긴 겨울 휴가를 즐기며 물결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흔들거린다.

 

요트정박장을 따라 물길 끝까지 가니 발레타가 손끝에 잡힐 듯 가깝다.

마노엘 기사단장은 예술과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발레타에 극장을 짓고 또 요트 정박장을 이곳 마노엘 섬에 둔 게 아닐까?

 

 몰타인의 배들 


 다시 찾을 주인을 기다리며 한가로이 떠있는 요트들

 

 

 

 

富와 名聲과는 거리가 먼 채로 살아온 한쌍의 甲男乙女는 물가에 앉아 빵 한 조각, 과일 한 입 베어 물며

 지중해의 햇살 아래 마냥 흔들거리는 초호화 요트를 눈으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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