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와이카토 강 물살보다 빠르다.
뉴질랜드 땅을 밟은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일이 재미있을 때도 시간 가는 줄 모르긴 하지만, 신선노름에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른다.
어제 일찌감치 들어와 푹 쉬었더니 路毒이 어지간히 빠진 듯하다.
10시경에 집을 나섰다.
오늘은 박물관과 해밀턴 호수를 보러간다.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와이카토 박물관>에 들어갔다.
마오리 마지막 추장(왕?)을 비롯해서 그들의 유물들과 지금도 '영국과의 불평등조약'에 항거하는 '현대의 마오리들'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도 모르는 전쟁에 억지로 내몰리면서도 그들의 땅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숱한 목숨을 내려놓은 마오리들~
<와이카토 박물관>
<역대 마오리 왕들>
두 번째 왕 Taawhiao
<마오리 족의 전통배>
文身의 원조?
1840년 2월 6일 영국과 마오리족 추장간에 체결된 <와이탕이 조약>은
마오리에게 불평등한 조약이었으므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마오리의 독립운동
<Hamilton Lake Domain>은 걸어서 30분 남짓한 거리에 있었다.
<뉴질랜드의 100배 즐기기>라는 책에 보면 뉴질랜드 대부분의 도시들이 '손바닥만해서' 웬만하면 다 걸어다닐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제 해밀턴 가든에서 본 호수와는 비교도 안 되게 크다.
일산호수공원과 견줄 만할까?
장미정원을 지나 호숫가로 나갔다.
여기저기 벤치에는 홀로 책을 읽는 사람, 무심한 듯 호수를 바라보는 사람, 다정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였다.
우리도 좋은 자리를 골라 간식을 먹으려고 앉았더니 아니나 달라, 오리떼들이 뒤뚱뒤뚱 다가온다.
그래, 늬들도 밥만으로 살 수 있냐,가끔 사람들이 던져주는 빵조각도 먹어봐야지~
대니는 자기가 먹으려고 가져온 볶은 현미를 던져준다.
오리들은 색다른 먹이가 정말 맛있다는 듯 꽥꽥 소리를 내며 그 넙죽한 부리로 정신없이 쪼아먹는다.
우리가 자리를 뜬 뒤에도 연이어 사람들이 다가와 오리 먹이를 준다.
살리고 사는 모습이 호숫가의 풍경 못잖게 아름답다.
저러다 오리들의 야생성이 사라질라~~
돌아가는 길엔 버스를 탔다.
다리만 성하면 걷기에 알맞은 거리건만~~
마침내 약국을 찾아들었다.
무릎통증을 호소했더니 약을 내준다.
역시, 소염 진통에는 따라갈 약이 없다는 아스피린제였다.
위장장애를 겪을 게 뻔하지만 당분간 먹어야겠다.
이 여행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으므로~~
11082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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