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musk /퍼시 캉프/용경식 옮김
가족 모임인 드래곤스 데이Dragon's Day에 <머스크>에 관한 얘기가 화제가 됐다.
이제 나이가 나이니만큼 죽음에 관한 얘기가 자연스런 화제가 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니 <장례의향서>에 대한 얘기를 진지하게 나눈다.
그러다가 <머스크>의 내용에 대해 흥미롭게 얘기를 나누었다.
주인공 엠므 씨는 한때 신출귀몰하던 프랑스 스파이였다.
몽파르나스 묘지가 바라보이는 곳에 사는 그는 獨身으로, 늘 깔끔하고 매사에 완벽하며 정확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머스크(사향노루에서 얻어지는 향수)를 귀중하게 여기며 멋내기의 마무리 단계에 없어서는 안 될 품목이었다.
그에게는 12년째 함께해 온 애인도 있다.
늘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엠므 씨는 누가 보아도 늙은이였지만 대개의 노인들이 그렇듯, 본인자신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엠므 씨는 무척 충격적인 말을 애인 이브에게서 듣는다.
-안녕, 이브 아름다워.
-고마워요, 아르망. 좋은 냄새가 나는데요. 평소와는 다른 냄새지만 좋네요.
‘평소와는 다른 냄새’라는 그녀의 말 한 마디는 그에게 충격을 주었고 마침내 그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게 된다.
향수 냄새가 달라진 이유는, 공장의 주인이 바뀌면서 대량생산에 들어가다 보니 원료도 바뀌고 용기도 바뀌었던 것이다.
‘원래의 향수’를 고집하는 가운데 그는 더 이상 그가 원하는 향수를 충분히 구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로 한다. 매일 사용해 왔던 향수의 양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는 데 행복감을 느끼며.
향수가 없는 그의 삶은 상상할 수도 없으므로~
우린 누구나 자신만의 ‘머스크’가 있다.
돈, 자식, 명예, 권력--
거기에 집착하는 한 인물을 매우 진지함을 가장한 코미디로 엮었다.
이 소설의 매력은, 하나의 喜劇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작가가 이끄는 대로 진지하게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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