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기쁨> 에비게일 트래포드 지음
이 책은 2010년 가을, 집안에 작은 경사가 있어 축하한다고 손편지와 함께 친구가 준 선물이다.
책제목도 와 닿지만 요즘 보기 드문 손편지가 나를 감동시켜서 책머리 안쪽에 고이 붙여놓았다.
지은이는 <워싱턴 포스트>지의 건강전문 칼럼니스트다.
‘장수의 축복(?)’으로 인생의 인디언 썸머(보너스시간)를 謳歌하게 된 우리는 ‘나만의 시간’에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멋지게 후반기를 보내는 인물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서 우리로 하여금 분발하게 한다.
작가는 대략 50을 후반기인생의 시작으로 보았으니 난 어느덧 후반기 인생의 절반을 써버린 셈이다.
50후반까지는 직장에 매여 있었고 은퇴 후 10여년이 내 인생의 황금기였을까?
퇴직 후 세 가지 꿈을 펼쳤다.
봉사활동, 종교생활, 여행과 글쓰기--
두 가지는 불과 2,3년 만에 완전히 손을 떼고 지금은 여행과 글쓰기만 남았다.
그러나 70을 고비로 여행에 대한 열정도 많이 식었다.
저 좋아서 붙들고 있는 것이 오직 글쓰기다.
한때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벌이가 되는 것도 아닌데 날이 밝는 줄도 모르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쓰기에 매진(?)하기도 했다. 요즘은 그마저 시큰둥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한번 저질러봐(?)’ 하는 충동을 느꼈다.
그동안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책으로 엮어보는 일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전자책을 내는 일은 요령만 알면 그리 어렵지 않은 듯하다.
욕심이 나서 종이책을 만들어도 民弊를 끼치는 일 따윈 없다. 출판을 위해 몇 백 만원씩 쏟아 붓지 않아도 된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필요한 만큼 인쇄를 해서 필요한 독자에게 건네는 것이니 내 돈 써가며 출판해서 달가워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억지춘향으로 떠안길 필요도 없다.
그 일이 의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써놓은 글들을 정리하는 동안 지나온 삶의 순간순간을 되돌아보며
그 속에서 ‘가족 간의 사랑, 돈독한 우정과 善緣들, 기적 같은 나날들을 만나 깊이 감사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모험을 택하는 것이야말로 나만의 시간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열쇠인지도 모른다.
-에비게일 트래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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