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3일 오후 3시, 명륜동 찻집 <Brown Avenue>로 20명의 18회 고교친구들이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일찌감치 글벗모임에 초대받고 가슴 설레며 이 날을 기다리던 친구들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서로 인사 나누며
오랜만의 회포를 풀었습니다. 십여 년 전 그날에 비해 조금씩은 몸도 마음도 낡고 녹슬었지만 그날의 영롱한 눈빛들은
여전하기만 합니다.
찻집 문 앞에서 벗들을 기다리는 글벗회 친구들
봉숭아학당의 1일 교사 김**
談笑를 나누기도 하며 주최측에서 준비한 習作詩들을 읽고 있군요
아주 오랜만에 나온 친구가 <Autumn Leaves>로 분위기를 띄웁니다
글벗회 송회장의 환영 인사
글벗회의 발전을 위해 찬조를 아끼지 않은 동창회장의 祝辭
50년 외길을 걸어온 老將 평론가 김**이
오늘도 8편의 匿名의 시들을 앞에 놓고 마술사의 솜씨를 보여 주어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글벗모임의 분위기는 木瓜의 그윽한 향내로 번진 시간이었습니다
너는
그리움이 지나치면 서러움이 된다는데
나는 아직도 가끔씩
너의 품에서 잠드는 꿈을 꾼다
너무나도 미운 사람이지만
그래도 너를 사랑한다
작은 행복
하루를 정리하고 자리에 들면
흥건히 번지는 자유의 내음
침상은 포근히 오늘을 위로한다
밤잠을 괴롭힐 만한 걱정거리가 없다
온몸을 중력에 맡기며
마음도 가지런히 함께 눕는다
다은이와 유나의 배시시
웃는 얼굴을 그려본다
창밖 느티나무 노란 잎새들
수런거리는 소리 들으며
물안개 스미듯 빠져드는 단잠의 오솔길
뉴질랜드에서 온 박군의 감사 인사
대학로 <석정>의 음식은 흡족스러웠고
친구들의 마음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이**양이 <옛날은 가고 없어도>를 열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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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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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의 <가을저녁의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