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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린위탕 지음/안동민 옮김

맑은 바람 2019. 12. 13. 23:02

초판 : 1968년 2월 20일(326쪽)

읽은 때: 2019.10.9~12.13

린위탕:(1895~1976) 82세

중국 푸젠성 룽시 출생

목사의 아들로 신학교를 졸업,그리스도교를 버리고 하버드대, 라이프찌히 대학 유학.

언어학 박사로 베이징대학 등에서 강의, 미국 뉴욕타임스 특별기고가

 

--이 책은 사상과 인생에 관한 나의 체험을 밝힌 개인적인 증언이다--저자 서문

(고교국어교과서에서 만난 린위탕-지금은 그를 '임어당'이라 발음하지 않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의 글이 무척 철학적이고 가슴에 와닿는 글이라고 씌어졌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대학교 때 읽었더라면 지금 정도의 흥미와 이해도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모든 인연이 그렇듯 책도 나이와 때가 맞아야 깊은 만남이 될 수 있는게 아닐까?)

 (6쪽) 羽化登仙: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다 :번잡한 세상일을 떠나 마음이 평온하고 즐거운 상태

(흥미와 재미를 주는 책과 함께 있을 때 바로 이런 경지에 이른다.)


(10쪽) 린위탕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들:

1.8C 백낙천

2.11C 소동파

3.16~17C 독창적 인물들

4.明의 희곡작가 도적수

5.明의 원중랑

6.明의 문인,심원 웅대한 사상의 소유자 이탁오

7.淸의 문인, 민감한 궤변가 장조

8.明末 청초의 시인, 쾌락파 이립옹

9.유쾌하고 명랑했던 노쾌락주의자 원매

10.明末 비평가 허풍쟁이 해학가 김성탄

 

(12쪽) 린위탕이 스승으로 여긴 인물:

1. 장자 (출생, 사망 미상)

2.도연명(365~427)62세-중국의 역사를 통틀어 최대의 시인이며 최고로 조화된이며 누구보다 삶을 사랑하고

술과 음악을 사랑했다. <귀거래사>

 

(24쪽) 중국에는 정신병자가 아주 드물다. 천하태평, 항상 명랑하다(현명하고 유쾌한 그들의 생활 철학 때문)

** 철학의 기능: 인생을 더 가볍고 명랑하게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

(33쪽) 위대한 인물이란 어린이의 순진한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맹자

 

(34쪽)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이상적인 성격: 마음에 온정을 지녀 대범하며 근심이 없고 용기를 지닌 사람

 

(75쪽) 인생을 즐겁게 지내는 것 외에 인생에 무슨 다른 목적이 있겠는가

(79쪽) 인생은 관능적인 것:행복이란 주로 소화가 잘 되느냐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 내장만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면 사람은 행복한 것이다. (내가 이번 한달 동안 허리 무릎이 아프고 감기가 들고 이석증 때문에 힘들어 신경안정제, 소염진통제를 한달 내내 먹고 위장이 무력해져 장염에 걸려 죽을만큼 힘들었다가 놓여나니, 저자의 말이 100% 공감이 간다.)

 

(저자의 여성의 역할에 대한 생각이라든가 출산에 대한 생각은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 이 책이 고전이 될 수 없는 이유가 될까?)

 

(152쪽) 중국인은 고령자에 대한 예우가 특별하다. 백발이면 심지어 거지까지도 특별대우를 받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노인의 특권으로, 중국속담에 '젊은이에게는 귀는 있지만 입은 없다.'라는 말이 있어 연장자 앞에서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우리 말에는, 노인이 되면 주머니는 열고 입은 다물라 했는데 지금도 해당되는 이야기인지 궁금하다.)

 

(163쪽) 나는 감히 이렇게 주장한다.

인생이라고 하는 것은 끝까지 따지고 보면 먹거나 자거나 친구와 만나고 헤어지고 친목회나 송별연을 베풀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웃거나, 이 주일에 한번씩 머리를 깎고 화분의 꽃에 물을 주고 ---하는 단순한 현상인데 철학자들은 알기 어려운 말로 이야기한다.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은 최상의 시간이다. 몸이 자유롭고 따라서 정신이 자유로우니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169쪽) 자네와 하룻밤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이 10년 동안 책을 읽은 것보다 낫네그려.(얼굴을 맞대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카톡방에서 주고받는 영혼없는 글귀는 얼마나 삭막한가!)

(170쪽) 진정 이야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이야기는 친구들 사이에, 정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가볍게 유연한 풍치가 있어야 하고 상대편의 목소리를 듣고 몸짓하는 동작을 보는 기쁨이 있어야 하고 그 가장 좋은 때는 밤이다.

 

(172쪽) 한가로움과 담화:

좋은 이야기란, 항상 친밀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뛰어난 에세이와 같은 것

친밀감에서 오는, 이 정이 가는 매력이야말로 온갖 즐거운 이야기와 에세이가 지녀야 할 공통요소라 할 것이다.

 

--내앞에 있는 이들은 모두 내 마음을 잘 아는 친구들뿐, 눈에 거슬리는 위인이라고는 하나도 없다.--이것이야말로 적어도 예술이라는 이름에 해당되는 온갖 한담을 주고받는데 필요한 절대요건이다.(맘 편한 벗들과 둘러앉아 서로 돌아가면서 이런 글들을 소리내어 읽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181쪽) 그리스의 철학이 탄생한 것은 이렇듯(플라톤의 향연에서처럼)친근미 넘치는 환담이 있는 분위기 속에서이다.

 

(189쪽) 차를 마시기에 적당한 시간:

--마음과 손이 다같이 한가할

--시를 읽고 피곤을 느꼈을 때

--생각이 어수선할 때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노래가 끝났을 때

--휴일에 집에서 쉬고 있을 때

--琴을 뜯고 그림을 바라볼 때

--한밤중에 이야기를 나눌 때

--창문이 밝아 책상을 향하고 앉았을 때

--잘생긴 벗이나 날씬한 애첩이 곁에 있을 때

--벗들을 방문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하늘이 맑고 산들바람이 불 때

--가볍게 소나기가 내리는 날

--조그만 나무다리 아래 뜬 곱게 색칠한 배 안

--높다란 참대밭 속

--여름날 연꽂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누각 위

--조그만 서재에서 향을 피우면서

--연회가 끝나고 손님이 돌아간 뒤

--아이들이 학교에 간 뒤

--사람 사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조용한 절 안에서

--名泉 奇岩이 가까운 곳에서

 

(200 쪽) 술과 차가 다른 점:

차는 세상을 버리고 숨어사는 사람과 비슷하고 술은 騎士에 비할 수 있도다.

술은 좋은 친구를 위하여 있고 차는 조용한 유덕자를 위하여 있도다.

 

(209쪽) 1330년에 저술한, 음식물에 관한 책의 서론에서:

스스로의 건강을 잘 유지하고자 생각하는 사람은 절도있게 小食을 하고,

근심되는 일을 없애고 욕망을 줄이고 감정을 누리고 체력을 헛되이 소모하지 않도록 마음을 쓰고,

말을 적게하고 성패를 가벼이 여기며 슬픔과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알고 어리석은 야망을 버리며

好惡의 念을 피하고 시력과 청각을 진정시키고 내장의 섭생에 충실해야 하느니라.

심신을 기르고자 하는 이는 허기진 것을 느꼈을 때에만 먹고 결코 배가 부르도록 먹어서는 안 되느니라.

배부르게 먹음은 폐를 상하게 하고 공복은 정력의 활동을 해치는 것이니라.

 

(226쪽)여행의 즐거움

--옛날에는 여행이 놀이였으나 요즘에 와선 하나의 일이 되고 말았다.

일이라고 말한 이유;

1.정신향상을 위한 여행--가이드는 잠시도 우리를 쉬지 못하도록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

학교 때 모범생처럼 정성껏 노트에 기록하는 이도 있다

2.후일에 이야기할 자료를 얻기 위한 여행--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어 모처럼 찾아온 관광지를 그들 자신의 눈으로 직접 바라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

3.꽉 짜인 여정표대로 움직인다--집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에 얽매인다.

(하, 바로 내 이야기네.그렇다한들 여행지에서 하루이틀 날짜가 쌓이면 그후로는 어제 어디 갔더라?, 그저께 뭐했지?하며 슬슬 여행비가 아까워진다. 여정을 꽉짜서 출발해도 그 틈에 펑크가 나서 숙소를 구하지 못해 공원에서 노숙해야 할 처지를 맛볼 뻔하기도 했는데--그러느니 열심히 기록하고 사진 찍고 작은 선물이라도 사가지고 돌아와 친구들에게도 슬쩍 자랑도 늘어놓고--이야말로 인간적이지 않은가!)

 

--여행하는 참된 동기는 세상을 피하고 사람들로부터 떠나 자취를 감추는 데 있다.  익명의 존재로 浮游하는 것

--참된 여행자에게는 항상 방랑하는 즐거움, 모험심과 모험에 대한 유혹이 있다.

좋은 나그네는 자기가 이제부터 어디로 갈 것인가를 모르는 법이고, 나무랄 데없는 훌륭한 여행자는 자기가 어디서 왔다는 사실도 모른다.(여행의 이유는 백인백색이다. 아무도 그것에 대해 규정할 이유가 없다.)

 

(243쪽)  6.교양이 주는 기쁨

교양인이란 반드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나 박식한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사물을 옳게 받아들여 사랑하고 옳게 미워하는 사람을 뜻함이다.

'배움이 없이 생각하면 사람을 경망하게 만들고, 이렇다할 생각이 없이 배우기만 하면 몸을 망치느니라.--공자

--교육을 받은 사람이란 사랑과 마음에 대한 판단력이 정확한 사람을 말한다. 판단력을 가지려면 사물에 대해 철저하게 생각하는 능력, 판단의 독자성, 사회적 문학적 미술적 학구적인 어떠한 방면의 기만적인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자연스런 태도가 필요하다.

(250쪽) 유희로서의 예술과 품격으로서의 예술

--어떤 부모건 세익스피어 연극을 보는 것보다는 자기자식들이 하는 아마추어 연극을 훨씬 즐겁게 구경할 것이다.

(100% 공감)

아마추어 예술은 자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의 참된 정신은 오직 이 자발성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264쪽) 독서론

독서, 곧 책을 읽는 즐거움은 예로부터 교양있는 생활의 매력의 하나로 손꼽아왔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특권은 오늘날에도 여간해서 그것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자기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이다.

러나 한번 책을 손에 들게 되면 사람은 곧 다른 세계에 드나들 수 있게 된다.

하루에 두 시간만이라도 다른 세계에 살면서 그날그날의 번뇌를 잊을 수가 있다면 더 말할 것도 없이 육체적인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받을 특권을 얻은 것이 된다.

(책이야말로 친구가 곁에 없어도 나를 외롭지 않게 하는 진정한 벗이다. 내가 아흔 살까지 책을 손에 들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축복이 있을까?)

이와깉은 환경의 변화는 심리적인 효과를 놓고 본다면 진정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꼭 읽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읽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다. 책읽기를 일로 삼는다는 것은 상원의원이 연설하기 전에 서류와 보고서를 훑어보는 것과 같은 짓이다.

--사람의 외모에 매력을 더하고 그가 하는 담화에 멋을 더하는것 외에 독서의 목적으로서 인정할 만한 것은 달리 없다--황산곡

꼭 읽어야 하는 그런 책이란 이 세상에 없다. 성경과 같이 어떤 종류의 책은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역시 읽어 마땅한 시기라는 것이 있다.

(270쪽) 古今의 작가들 가운데 그 영혼이 자기의 영혼과 비슷한 사람을 우리들은 찾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자기가 私塾해야 할 스승을 찾는데는 남의 힘을 빌 게 아니라 자기 힘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279쪽) 7.신에 가까운 자는 누구나

종교와 부활

--신의 관념을 때려부수기보다는 걸핏하면 들고나오는 천국과 지옥의 관념을 때려부수는 편이 쉽다.

--오늘날의 교회를 본다면 누구나 경멸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우리들이 예배할 정도의 신이라면 매일매일 조그마한 혜택을 부탁할 만한 너절한 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생에 관련된 사상이야말로 종교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였으나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은 죽을 때는 미련없이 죽겠노라며 완전히 이승의 생활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285쪽) 왜 나는 이교도가 되었는가

나는 이교도이다. 내 경우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기독교로부터 멀어진 인간이며 그동안에도 사랑과 경건한 마음으로 온힘을 다해 여러가지 교리에 매달려 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모두 나에게서 도망쳐 버리고 말았다.

감정과 이성의 싸움을 겪은 뒤 나는 점차로 어떤 입장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교도란 기독교의 종단에 속하지 않고 보통의 정통적인 교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은 이 땅 위에서의 생활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고 또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되는 전부라는 생각에서 인생을 출발하고 있다. 즉 이 세상에서의 목숨이 다하게 되는 날까지 아주 즐겁게 살아가자는 것이다.(공감 만땅!)

이교도는 보상을 받기 위해 착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착한 일을 행하는 것 자체가 충분한 보상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교도가 된 가장 큰 이유:

*이지적인 겸허한 생각 때문.

즉 이 우주의 극히 작은 먼지에 지나지 않는 태양계, 그 먼지의 극히 작은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 지구, 나아가 그 보잘것없는 지구 위에 사는 작은 조각인 하나하나의 인간이 대조물주의 눈에 아주 중요하게 보인다는 것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천문학 학상의 지식으로 미루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교리가 내게서 멀어진 이유:

1. AD 1세기에 일어날 예정이던 예수그리스도의 재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2.처녀잉태

3.천국의 수문이 어디에 있는가

4.원죄의식- 예수자신은 원죄니 속죄니 하는 말을 한번도 입밖에 내지 않았다.

5.신이 벌을 준 아담의 후손이 신의 외아들인 예수를 죽이자 신은 크게 기뻐하여 그들을 용서했다.-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가 하느님 품에서 벗어나와 '고아'가 된 결정적 계기:(친구와의 문답 후)

問-만일 신이 없다면 사람은 착한 일을 하지 않게 되고 인간사회는 엉망이 되어 버릴 게 아닌가?(린위탕)

答-사람이란 원래 올바른 마음을 갖고 태어났다는 것일세. 그러니까 올바른 생활을 하는게 마땅하지.(동료)

異敎는 종교를 신학에서 구해내어 아름다운 신앙의 소박함과 인간적 감성의 존엄성을 다시 찾게 해준 것이다.

 

(303쪽) 8.사고방법론

인간미 있는 사고법의 필요성

---중국문학은 전체가 짧은 시와 수필뿐인 사막과 같다.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사막은 한없이 계속되고 있는 듯이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광야의 풍경 그 자체와 같이 그곳에는 또한 변화가 있는 무한한 아름다움이 있다.

중국의 문인들은 500자 내지 700자 이상의 긴 글은 쓰지 않으나 단 한 줄 속에도 온 인생철학이 뚜렷이 표현되어 있다.


현대는 과학이 중심이 되어 철학이 소외되고 뒷전으로 나앉은 시대--

(303쪽 이하 '사고방법론'은 너무 딱딱하고 지루해서 읽기를 생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