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경상도

다섯째날) 구룡포항

맑은 바람 2021. 7. 13. 17:46

20210713 오일째)강구--포항--구룡포항--호미곶(대보)

강구버스터미널 9시 50분 출발,
10시 40분 포항 도착, 구룡포행 시내버스에 올랐다.
낯익은 <구룡포항>에 오니 먼 그리움이 서서히 밀려온다.
두리번거리다 역시 상호가 끌리는 호텔 <카르페 디엠>에 방을 잡았다.
'carpe diem'
한때 유행어가 될 정도로 사람들이 사랑한 말--
나의 이번 여행의 주제와도 딱 들어맞는다
호텔은 신축건물이라 청결하고 시설도 괜찮았다.


짐을 내려놓고 9000번 시내버스를 타고 호미곶에 내렸다.
저 멀리 바닷속에서 불쑥 솟아오른 손이 보였다.

<쥐포할미와 순애네 콩국수>

바다 위 데크를 돌아 나오는데 쥐포를 구워 파는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두 장만 구워달라며 기다리는데,
--점심은 자셨어?
--네, 먹었어요.
--어데서 먹었어?
--구룡포항에서요.
--왜 그 비싼데서 먹었어? 여그 내가 싸게 잘하는 집을 아는데 거기 가봐. 이 길로 쭈욱 가다가 삼거리가 나오면,
"순애네가 뉘기여~~?"
라고 소리 질러. 그러면 순애네가 뛰쳐나올 거야.

해안을 따라,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칠월의 땡볕 샤워를 하며 한동안 걸어 삼거리라 짐작되는 곳에 닿았다.
대니가 외쳤다.
"순애네가 뉘기여~~?"
두어 번 외쳤는데도 기척이 없어서, 선주가 운영한다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 앞에 서있는 남자에게 물었다.
"바로 저기요! 그런데 그 집은 국수집인데~?"
그래도 순애네를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그리로 갔다. 국수를 팔고 있는 집이었다.
쥐포할머니 얘기를 했더니 웃으면서, 고깃배가 있기는 한데 여기서 팔지는 않는다고--
이왕 들어선 거 식사나 하고 가자며 콩국수 두 그릇을 시켰다.
두어 숟갈 국물을 들이키며 건너다보니 대니의 얼굴에 만족스런 빛이 떠올랐다.

콩국수는 문자그대로 고소하고 진해서 입안에 착 감겼다.
나도 주인아주머니 순애씨를 향해 엄지척을 날렸다.
땀 흘리고 찾아온 보람이 있었다.

버스를기다리며
구룡포항이 바라보이는 곳에~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