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경상도

여섯째날)포항--동해중학교

맑은 바람 2021. 7. 16. 03:06

동해중학교!
51년 전 스물셋 젊은 선생과 열세살 풋풋한 소녀들이 만나 함께한 그날들이 우리들 가슴 속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으로 남아 이렇게 또 만났네.

복자, 정화, 필순이, 귀호, 순득이--
잘 발효된 매실 열매 같아 두루 세상에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얼마나 뿌듯하고 감사한지!
처음에는 조용히 동해중학교나 둘러보고 돌아서려 했는데 도구 앞바다에서, 순득이가 살고 있는 집쪽을 바라보다가

얼굴이나 보고 가야지 싶어 전화를 했더니 순득이가 맨발로 뛰어나와(?) 이렇게 두루두루 만나게 된 거네.
순득이의 안내로 발산2리를 거쳐 구룡소까지 웃고 이야기하며 절경을 구경한 일 얼마나 멋지고 즐거웠는지~

천득아, 맛있데이~


또 '한밤중 번개팅'은 얼마나 나를 흥분시켰는지!
자정에서 새벽 사이, 해무가 하얗게 밀려와 우리를 감싸고 귓청을 때리는 등대의 뱃고동같은 소리를 들으면서도

웃고 떠들며 일어날 생각들 안 하고 있는 너희들과 나는 다같이 열세살 소녀들이었다.

13세 소녀들이 환갑을 넘겼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채로~


어제는 아침부터 귀호가 차를 끌고와 대왕암, 주상절리를 두루 구경시켜 주고 점심, 저녁식사까지 함께 했지.
나의 이번 여행의 클라이막스를 너희들이 장식해 주었구나.

마음과 몸으로 건네준 귀한 선물 고맙게 받으마.
기약없이 헤어지지만 어느날 문득 도구 앞바다의 소녀들이 떠오르면 또 여행가방을 챙기겠지?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듯이 앞으로 펼쳐질 날들도 아름답게 수놓기를 바란다.
행복한 하루하루 엮어가며 건강하게 잘 지내시게~♡

**순득이 바깥분께도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다, 부디 오래오래 우리 순득이와 알공달공 사시기를~
**아침식사 중에 나타나 슬그머니 식사비를 내고간 형준군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

훤칠하고 으젓한 모습이 '잘 살아온 세윌'을 의미하는 듯해서 보기좋았다.

2021년 7월16일 선생님이

밤의 구룡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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