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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사람들

맑은 바람 2022. 1. 4. 20:06

제임스 조이스 지음/김구용 옮김/을유문화사/1999.5초판 1쇄/284쪽/3500원/읽은 때 2021.12.31~2022.1.4

*22년 전에 나온 '새 책'이 손에 들어오다니~

제임스 조이스:(1882~1941)향년 59세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출생 /1891년 9세 때 풍자시를 썼음/1898년 16세 때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영문과에 입학/1904년 더블린 사람들 중 1부를 '아일랜드 살림'에 연재/ 같은 해 노라 바너클과 결혼/ 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들 중 난해하기로 이름난 작가./1914년 <젊은 예술가의 초상> 완성, <더블린 사람들> 출판, 세계대전의 발발로 중립국 스위스로 이주/1920년 파리로 이주/1941년 스위스 취리히 병원에서 장수술 중 사망
**아일랜드:인구 488만/5세기 때부터 로마카톨릭/국화--토끼풀/유로화 사용/주로 켈트족과 영국인들로 구성
--해설 중에서--
(3)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율리시스>나 <젊은 예술가의 초상> 등은  영어권 국가의 독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난해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을 정도이다 보니 우리와 같은 외국 독자들로서는 재미는 커녕 그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더블린 사람들>은 그 경우가 좀 다르다.
우선 15편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단편집이라는 점이 제임스 조이스를 읽는다는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고, 내용면에서도 조이스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그의 조국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의 어둡고 암울한 식민지 상황과 그 안에서 대립과 좌절을 겪으면서 무기력해져가는 군상들의 일상을 마치 잘 짜여진 단막극을 보여주듯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4)조이스는 이 작품집과 관련해서  "내 의도는 우리나라 윤리사의 한 장면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 배경으로 더블린을 택한 것은 수도인 이 도시가 마비의 중심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4가지 형상으로 그것을 대중에게 제시하려고 했습니다. 즉, 소년기ㆍ사춘기 ㆍ성숙기ㆍ노년기의 민중의 생활이 그것이며, 작품들은 그 순서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6)<더블린 사람들>은 일제 치하에서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고 제임스 조이스와 당시의 우리 지식인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지레 겁을 먹고 한 권도 읽어 보려 하지 않았던 제임스 조이스의 책--사실 이 책도 제목에 이끌려 구입했지만 저자가 제임스 조이스라는 데 놀랐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주저했을지도 모르는데--.아무튼 이 책은 적어도 '난해하기 때문에' 중간에 책장을 덮을 일은 없을 것이다.)

--차례--
1.자매
엘라이자 할머니와 내니 할머니는 자매간이다. 그들은 폴린 신부의 시체를 지키고 있다. 폴린 신부는 그들의 오빠다.

2.만난 사람들
3.애러비 장(市場)
(34-40)망간의 누님:
그 여자가 몸을 움직일 때 옷이 훌쩍 돌며, 부드러운 머리타래가 이리저리 흔들렸다.--그 여자가 문 앞 계단 위에 나오면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는 한두 마디 예사로운 말밖에는 아무 말도 건 일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만 들어도피가 끓었다.--사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까지도 그녀의 모습이 나를 따라다녔다.--그 여자의 이름이 이따금 내 입술에 떠올라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도와 찬양이 되었다. 내 눈은 이따금 눈물이 글썽거리며, 때때로 심장이 터져서 가슴 속에 내쏟아지는 것 같았다.--언제 그 여자하고 이야기할 일이 있을는지, 또 있다면 어떻게 나의 혼돈스런 사랑의 심경을 말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러나 내 몸은 하나의 하프같은 악기이며, 그 여자의 음성과 동작은 그것을 켜는 손가락인 양 싶었다.--드디어 그 여자는 나한테 말을 걸었다.--그녀는 내게 애러비 장으로 가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간다고 했는지 안 간다고 했는지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 장은 볼만한 것이다.--그 여자는 난간의 살 하나를 잡고 내 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리 집 건너편에 있는 불빛이 그 여자의 목의 하얀 선에 내려, 그 여자의 머리를 비추고 떨어지면서 난간에 놓인 그녀의 손을 비추었다. 그 빛은 그녀의 손에 한편에 떨어져서 그녀가 편한 자세로 서 있는데 살며시 보이는 속치마의 하얀 자락에 멎었다.
--그날 저녁 이후 자나깨나 나는 얼마나 덧없는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나는 애러비 장으로 가는 사이에 가로 놓인 날들을 없애 버리고 싶었다. 학교 공부에도 짜증을 부리고, 밤이면 내 침실에서, 낮이면 교실에서 그 여자의 모습이 나와 책상 사이에 나타나서 책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애러비 장'이라는 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자아내는 고요함 속에 내 생각은 깊이 파묻혀, 온몸을 동방의 매혹으로 감쌌다.
--(아저씨의 늦은 귀가로 밤 10시경에 애러비 장으로 갈 수 있었고 그에게는 2실링이 쥐어져 있었다. 그는 거기서 아무것도 살 수 없었다)
(41)애러비 장의 불이 꺼지고 그 어두운 데를 쳐다보고 있으니, 내 자신이 허영에 몰리고 조롱당하고 있는 하나의 짐승인 양 싶었으며, 내 눈은 원망과 분노로 불탔다.

4.이블린
아버지에게 천대 받으며 지내던 이블린은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프랭크라는 친절하고, 씩씩하고, 마음이 너그러운 남자를 만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살러 가는 것이다.
(48)왜 떠나지 못했을까?:
종이 울렸다.--남자는 난간 저편으로 달려가서 오라고 불렀다.--이블린은 새파란 얼굴을 그에게로 돌리고 가엾은 어떤 짐승처럼 넋놓고 서 있었다.

5.경주가 끝난 뒤
6.두 부랑자
(이 작품이 왜 유명할까, 이렇게 지루하기 짝이 없건만--작가는 뭘 전하고 싶어서 이런 글을 썼을까,
문득 작가 김승옥의 글들이 떠오른다. 어느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는 걸까? 그 지루하고 따분한 군상들이 서로 닮은 걸까?)

"허다한 문학 박물관의 진열장 속에 화석돼 누워 있는 문자들과는 달리 소설 <더블린 사람들>은 어물전의 갓 잡아 올린 생선들처럼 그 문장이 퍼덕이며 살아 움직인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찍혀 나오는 그 볼록판화를 확대하면 거기 더블린 사람들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김병종의 시화기행에서
(유감스럽게도 김병종의 글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 허기사 그 글에 공감할 수 있는 경지(?)라면  나의 문학에의 성취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러구 보니 내가 이 책을 사들이게 된 계기가 김병종의 시화기행이 아니었나 싶네)

7.하숙집
(하숙집의 19세 딸 폴리와 하숙인 사이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이걸 굳이 식민지 백성의 고난이라고 해야 할까?)

8.작은 구름
성공한 친구 갤라허와 작은 챈들러(토미):(갤라허는 런던의 언론계에서 찬란한 존재가 되었다. 이에 자극받은 작은 챈들러는 생각했다)
(85)일생에 처음으로 그는 케이플街의 무취미한 생활에 반항했다. 성공하려면 외지로 가야 한다. 그것은 확실했다. 더블린에서는 아무일도 되지 않는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튼 다리를 건너며, 강 아래 부두 쪽을 바라보며, 초라한 가난뱅이집들을 가엾게 여겼다. 그 집들은 강가에서 먼지와 그을음에 덮인 낡은 외투에 싸인 몸을 서로 부벼대고 앉아 있는 거지떼 같았으며 지금은 황혼의 광경에 감탄하고 있으나 밤의 첫 찬바람이 떨어지면 몸을 털고 일어나 사라지고 말 것 같았다. (1900년대 초의 더블린의 모습)
(86)코얼리스 호텔:상류사회 사람들이 드나드는 고급 호텔/갤라허와 여기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갤라허의 성공담과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토미는 생각했다)
(94)그는 자기와 친구와의 차이를 절실히 느끼며, 태생도 교육도  갤라허는 자기보다 못한 것을 생각할 때 운명이란 불공평한 것 같았다. 자기도 행운이 따라준다면, 이 친구가 성공한 것보다, 그리고 앞으로 성공할 것보다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까짓 신문 일보다 더 고상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친구의 성공은 나의 불행? 이게 인간의 한계가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9.피장파장
엘레인이 운영하는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무원 패링튼/시계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마련해서 술집으로 간다/술집에서 상사 흉을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113)일진 사나운 날:
일터에서는 저절로 그르쳐 버리고, 시계를 저당잡히고, 돈은 다 떨어먹고, 술은 취하지도 않았다. 풋내기한테 팔씨름을 두 번이나 졌으니, 힘이 세다는 평판도 잃었다. 가슴에는 울화가 그득했다.
(집으로 돌아온 패링튼은 아내가 집을 비운 데 화가난 데다가 불을 꺼트렸다는 이유로 어린 아들에게 단장을 집어들어 후려갈긴다. 올리버 트위스트가 떠오르며 가슴이 아프다. 100여 년 전 어두운 아일랜드의 역사의 단면이 그려진다.)

10.진흙('죽음'을 의미함)
(117)'더블린의 등불' 세탁소에서 일하는 마리아:미혼으로 자기가 돌보던 조의 집에 초대받아 가서 즐겁게 지내는 이야기

11.참혹한 사고
(126)채플리조드(더블린 교외지역)에 살고 있는 제임스 더피:
그의 얼굴은 더블린 시가지의 누르꾸레한 빛을 띠고 있었다. 길고 큰 편인 머리에는 기름기 없는 검은 머리털이 어수선하고 누르꾸레한 콧수염은 무뚝뚝한 입을 길게 내리덮었다. 광대뼈가 나와 얼굴이 더한층 엄하게 보였다.--그는 단 한 번도 거지에게 무엇을 준 일이 없었으며, 억센 개암나무 단장을 지니고꼿꼿하게 걸었다.--그는 오랫동안 배고트街에 있는 민간은행의 출납계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이따금 오페라나 음악회에 가는 일이 있었는데, 이것이 그의 생활의 유일한 심심풀이였다.--어느 날 공연을 보러 갔다가 시니코 부인을 알게 된다. --후에 둘은 이별하고 부인은 열차 사고로 죽는다. 자살인지 사고인지~

12.10월 6일의 선거 사무실
(141)시의원 선거:
10월 6일의 날씨는 바람이 스산하고 춥다/후보자는 리처드 J.티아니/일부에서 사기꾼이라 불림/오코너씨는 티아니의 대리인이자 운동원/키가 호리호리하게 큰 청년
조 하인즈/작달막한 헨치--/젊고 연약하고 여윈 데다 말끔하게 면도한 라이언즈/살찌고 황소새끼처럼 생긴 얼굴에는 푸른 눈이 떼굴떼굴하고 희끔희끔한 콧수염을 단 크로프튼/잭은 늙은 사환
이들은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선거운동을 하면서 그들의 영웅 파넬을 생각한다.
(146)저고리 깃에 꽂은 담쟁이잎의 의미:1891년 10월 6일 사망한 아일랜드의 애국자 찰스 스튜어트  파넬을 상징함

13.어머니
절름발이 홀로헌과 키어니 부인(미스 델빈);키어니 부인의 맏딸 캐슬린은 음악에 재주가 있어 홀로헌의 음악회에서 반주를 맡았다. 연주회 도중에 키어니부인은 출연료를 요구하며 반주를 거부하자 임시변통으로 출연료 절반을 가져다 준다. 2부에서 다시 나머지를 요구하자 주최측에서는 이를 거절한다. 키어니 부인은 딸을 데리고 귀가한다.
(어처구니 없는 한 토막 코미디! 조이스 양반,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거유?)

14.은총
(188)커넌과 파우어:커넌은 술집 계단에서 굴러 혀가 약간 잘린 부상을 입었다. /외무원
파우어는 왕립 아일랜드 경찰 본부에 근무/파우어가 커넌을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사고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사람은 하포드와 ---였다. 하포드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을 하는 업자였다.
(192)문병 온 커닝엄 씨와 머코이 씨 그리고 파우어:커닝엄은 파우어의 선배로 주정꾼 아내를 만나 평탄치 못한 가정생활을 하나, 생각이 깊고 세력도 있고 머리도 있어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머코이는 한때 알려진 테너 가수였다. 그 또한 인생행로가 평탄치 않다. 그는 얼마 전부터 검시관의 비서로 일하고 있다.
(206)포거티의 방문:식료품점 주인
그들은 문병 와서 종교를 화제로 삼아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다.
예수회 이야기, 교황 이야기, 주교 이야기 등 그런 후에 예수회 성당에 몰려가 신부의 강론을 듣는다.
(베릴 마크햄은 영혼이 맑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고 기분도 좋다.사물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인 것 같다. 이 조이스 아저씨는 왜 이리 대상마다 문제가 많고 술꾼들도 많고 기분을 칙칙하게 만드는 거야~)

15.죽은 사람들
(219)케이트와 줄리아의 무도회:
어셔즈 아일랜드에 사는 이 자매는 연말을 맞아 일가 친척, 오랜 친구들, 줄리아의 합창단원, 케이트의 나이든 학생들을 초대하여 대성황리에 무도회를 연다.
(220)메리 제인:케이트와 줄리아의 조카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모들과 30년째 같이 산다.
왕립 음악 학교를 나와 성당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해마다 음악회를 연다. 릴리는 관리인의 딸로 이 세 여자의 시중을 들며 산다.
(221)눈 속을 걸어온 사람의 옷 벗는 광경:외투 단추가 눈에 얼어붙은 옷감 사이에서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풀어지자  바깥에서 안아들인 싸늘한 공기가 옷에서 풍겼다.
(234)메리 제인의 연주:연주는 끝났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메리 제인은 얼굴을 붉히고, 흥분한 듯이 악보를 말아쥐고  방에서 빠져나갔다. 가장 열렬한 박수는 연주가 시작한 다음 곧 식당으로 갔다가 피아노 소리가 끝난 것을 듣고 문간에 와 서 있던 네 청년이 보냈다.
(245)비어나흐트 리브:'안녕히~'의 아일랜드 말
(두 자매가 벌이는 잔치 분위기가  <바베트의 만찬>을 떠올리게 한다. 어서 읽어 달라고 옆에서 기다리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저자 카렌 블릭센의 작품!)
(255)가브리엘의 연설:
(가브리엘은 오늘의 만찬을 베푼 두 자매의 언니의 아들이다)
"해마다 더욱 굳게 느끼는 바는,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영광을 돌리며, 또 귀중히 보전해야 할 전통은, 손님을 환대하는 이런 전통이라는 생각입니다.--이것은 현대의 여러나라 가운데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전통입니다.--"

(1900년대 초에 있었던 전통, 1914년 출판)
(275)가브리엘과 그레타:(부부 사이/파티가 끝나고 어떤 남자가 부른 '오 그림의 처녀'가 그레타의 과거 남자를 떠오르게하여 슬픔과 고통을 느낀다. 그 소년(마이클 퓨리)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281)죽은 사람들:
옆에 누워 잠든 아내가,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던 때의 애인의 눈을 얼마나 오랜 세월 마음 속에 새겨 간직하고 있나 생각해 보았다. 가브리엘의 눈에선 눈물이 글썽글썽 돌았다. 그는 어떤 여자에게 대해서도 그렇게 느껴 본 일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느낌이 사랑인 것을 알았다. 눈물은 더욱 글썽거려 어두스름한 그 방에 비에 젖은 나무 아래 선 소년의 형상이 보이는 것 같았다. 다른 형상들도 그 곁에 보였다. 그의 영혼은 무수한 죽은 사람들이 사는 그 세상에 가까워졌다. 그들이 헤매며 명멸하는 것이 분명히 보이지는 않았으나, 의식할 수는 있었다. 자기도 또한 형체 없는 회색의 세상으로 사라져가며, 그들 죽은 사람들이 한때 살던 현실의 세계는 허물어지고 사라져 갔다.
(비어나흐트 리브, 조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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