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파로호 꽃섬--양구살이 열엿새

맑은 바람 2022. 3. 25. 22:09

2022년 3월 25일(금) 대체로 흐림 10도~16도, 9954보 걸음

--600원짜리 수면제
--파로호 꽃섬
--시래원
--국토정중앙지점
--해삼과 물미역

이곳은 깊은 산간마을이라 불을 끄면  깜깜절벽. 한치 앞이 안 보인다. 그래서 잘 때 조명등을 켤 수밖에 없다. 원래있던 조명은 형광램프 30와트짜린데  너무 환해서  자다가 자주 깬다. 종이포장지를 덧씌워보기도 했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 어제는 대니가 필라멘트전구 10와트짜리를 사왔다.
바로 갈아 끼우고 켜봤다. 은은한 황색이 편안하다. 자다가 한번도 깨지 않았다.
진작에 갈아끼울걸, 아니 지금이라도 바꿔끼우길 잘했지. 단돈 600원밖에 안 되는걸~

한국의 명소 25에 '양구 꽃섬'이 선정되었다. 꽃섬은 한반도섬과 함께 파로호 한쪽에 조성된 섬이다.
이제 여기저기 파종을 하고 있는 중이라 꽃섬의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지만 갈대숲과 호숫물이 어우러진 산책로를 걸을 만했다. 옆에 함께 두런거릴 말벗이 있다면 꽃이 없은들 무에 대수랴~

사무장에게 어디 양구 대표음식점이라 할 만한 데 없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답이 왔다. 점심은 그곳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친절한 주인과 '진짜 양구 시래기'가 나와 먹을 만했다.
**백정의 집에 식칼이 논다고, 양구하면 '펀치볼시래기'라고 하더만, 장날에도 양구시래기는 볼 수 없고 他地産뿐이었다**

식사 후 주인더러 이 근처에 가 볼 만한 데가 어디 없냐니까 국토정중앙천문대 위의 산책로가 걸을 만하다고 일러주었다. 천문대에서 약 800m 위쪽에 '휘모리탑'이 있다고 한다. 1km도 안 되건만 산길이라 가도가도 목적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르는 길에 은은한 향기를 퍼트리는 노란 꽃나무를 만났다. 그것이 바로 생강나무. 산수유와 흡사해서 매번 헷갈렸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생강나무꽃은 가지에 바짝 붙어 있고, 樹皮는 얼핏 뱀을 연상시킬 정도로, 흰무늬와 회색무늬가 얼룩덜룩하다.
허위허위 드디어 국토정중앙점에 이르렀다. 네 마리 해태가 상징물 휘모리상을 지키고 있었다.
독도에 첫발을 디뎠을 때처럼 감동이 밀려올 법도 하건만--

귀로에 카톡이 왔다. 금낭화님이, 해삼을 드실 생각이 있으면 찜하라고. 당연!

저녁은 싱싱한 해삼과 물미역을 초고추장에 버무려 곰취찐빵과 함께 먹었다. 색다른 한끼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