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바랑길 산책--양구살이 열여드레

맑은 바람 2022. 3. 27. 17:57

3월27일 (일) 햇빛은 쨍쨍  10도/-5도, 양구확진자 100명

숙소가 동향이라 맑은 날은 아침햇살이 거실 깊숙이 파고든다. 더이상 누워서 뒤척거릴 수가 없다. 동향집에 사는 이들은 절로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겠다.

아이들 큰삼촌이 고비를 넘기고 일반병실로 옮겼다는 소식, 우리 큰손녀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20시간씩 자고 나더니 잘 논다는 소식을 들으니 맘이 한결 가볍다.

오늘은 대니가 새로 찾아낸 '바랑길'로 산책을 나갔다. 양구의 4월은 바람이 만만치 않다더니 오늘 그 실체를 들어낸다.
창문이 덜컹거리고 헤어캡조차 후욱 벗겨 땅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스카프로 꽁꽁 묶어 고정시키고 장갑과 마스크도 챙겼다.
개짖는 소리를 다독여 가며 마을을 벗어나니 솔숲이 어우러진 오솔길이 나왔다.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4km거리를 걸었다.
파란하늘엔 뭉게구름이 바람에 밀려 유유히 떠가고, 따가운 햇살은 농가의 담벼락에 올망졸망 모여 사는 광대나물과 꽃다지를 키워내고 있었다. 2시 출발~4시 10분 귀가, 총 4km, 6739보 걸었다.
중간중간 내리막길은 대니 자전거로 움직였다.

세상의 모든 길은 막다른골목이 있다
솔잎이 수북이 깔린 폭신한 계단을 오르면 숙소가 나타난다. 그래서 이 길을 오를 땐 안도의 한숨과 기쁨이 스멀스멀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