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두타연/파서탕--양구 28

맑은 바람 2022. 4. 6. 17:09

2022.4.6.(수) 맑고 바람 붐 15도/1도

--頭陀淵
오전 9시, 샌드위치와 사과와 물 한 병씩 챙겨 배낭에 넣고 두타연 관광안내소로 갔다.
발열 체크와 신분증 제시, 어제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제시하는 것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으나 백신 예방 접종 결과 확인을 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7명은 무난히 끝냈는데,  이 사람 저 사람 내 휴대폰을 만지작거렸지만 접종 증명서를 찾아내지 못한다.
'아유, 난 안 갈 테니 댁들만 가슈!'
라고 소리를 지르자, 안내소 직원이 "됐습니다, 보건소에서 확인했습니다."한다.
'진즉에 그렇게 할 일이지.'
누구한테랄 것 없이 궁시렁거리며 일행과 합류했다.

차는 군부대 안으로  이동, 다시 신분증 체크하고, 목에는 동선체크장치가 내장된 목걸이를 하나씩 걸고, 차에는 파란 깃발 하나씩 꽂고 민간인 통제선 구역으로 들어갔다.
해설사가 앞장을 서서 안내를 하는데 일행의 맨 뒤에는 군인 하나가 에스코트(?)를 한다.
이태 전 탈북민의 월북 사건이 있은 뒤로 감시가 더 철저해진 거라고-- 5월쯤엔 보다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을 거란다.
두타연을 보았다.
들어오느라  공을 들인 것에 비해 그리 큰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다만 '楊口'라는 곳이 6ㆍ25 때 가장 젊은피를 많이 흘린 곳이고 그들 덕분에 현재까지 잠정적 평화를 누리며 살고 있다는 걸  새삼 피부로 느꼈을 뿐이다.

--破暑湯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破暑湯'을 보기로 했다.
방산면 종점에서 4km 거리에 있다. 길가에 차를 두고 2.5km 가량 계곡의 물소리를 벗삼아 산길을 걸었다.

울퉁불퉁한 흙길이라 지팡이를 짚고 걷기는 좀 불편했으나 길떠난 나그네의 기분을 오롯이 맛보게 해주었다.
길이 자꾸 계곡에서 벗어나는 듯싶어 길을 잘못 들었나 보다 하며 돌아섰다.

길가에 앉아 도시락을 풀고 머리 위 나뭇가지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묵언에 든 스님마냥

말없이 식사들을 했다.
돌아나오는 길에  동네주민에게 물으니 가던 길로 조금만 더 갔더라면 목적지에 이를 수 있었다고--
다음에 또 올 기회를 마련한 셈이니 그도 좋지~

뒷베란다에 마크가 놀러왔다. 캔을 조금 주었더니 어디가서 치즈도 데려왔다.

붙임성 좋은 녀석은 마크인 것 같다. 방문을 열어놓으니 방가운데까지 살곰살곰 들어온다.

조심성 많아 좀처럼 가까이 오지 않는 치즈더러,
'어여 들어와, 괜차녀~'한다.
친하게 지내려면 먹을거리를 챙겨줘야 하니 인연을 맺는 일은 즐겁지만 또 하나의 속박이다.
(7820보 걸음)